김대중 대통령이 3홍 비리와 관련, 김홍일 의원 탈당과 아태재단 해체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김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후보나 쇄신파들의 요구와 크게 어긋나는 것이어서, 앞으로 민주당내 한차례 격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DJ, "김홍일 퇴진과 아태재단 해체 요구는 수용 불가"**
김대중 대통령은 15일 낮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정보기관으로부터 아들문제에 대한 사전보고를 받지 못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그 문제와 관련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있는데 제도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장남 김홍일 의원의 탈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 자식이지만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고 선거구민이 선택한 것"이라면서 "본인이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김홍일 의원의 평소 지론을 뒷받침해, 사실상 민주당 쇄신파의 탈당요구를 거부했다.
김 대통령은 또 아태재단과 관련, "현재의 이사들과 상의해 아태재단을 전면개편해 완전히 새출발을 하도록 하겠다"면서 "사회적 명망이 있고 정치적으로 색채가 없는 분들이 맡을 것이며 앞으로 아태재단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아태재단의 해체를 요구해온 쇄신파의 주장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장상 총리서리도 계속 지지**
김 대통령은 또 요즘 물의를 빚고 있는 장상 총리서리 지명과 관련, "장 총리서리는 내가 잘 안다"며 이희호 여사 추천설을 일축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사전검증을 했지만 여러가지 말이 나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인품과 경영능력, 리더십을 평가해 지명했으며 정치적 색채가 없어 선거관리도 공정하게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고 인선 과정을 해명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장 총리서리는 우리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국회에서 인준이 잘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해 장 총리서리를 끝까지 밀고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각당 대선후보 및 지도부와 만나 포스트 월드컵 성공을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잡히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으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여서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가까운 시일내 회동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박지원 실장 문책 다시 한번 당부"**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들 문제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고 문책을 시사한 것은 다행"이라며 "민정수석이나 보고를 제대로 못한 국정원장, 그리고 총괄책임을 져야 할 비서실장을 문책할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논평에서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인식과 책임"이라며 "당초 아들 문제에 대해 야당의 문제제기가 활발할 때 '아들에게 물어보니 별 것 아니다'며 검찰과 주변에 예단하는 발언을 한 데 따라 문제제기가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반적으로 국민여론을 감안해 변화를 모색하려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김홍일 의원 거취는 김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기보다는 김 의원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며 "아태재단 처리문제도 국민여론이 감안된 진일보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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