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정배 총장(62)이 11일 사임의사를 표명, 오는 14일 퇴임한다. 이로써 한달을 끌어오던 김 총장 연임을 둘러싼 고려대 내홍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고대는 지난 1984년부터 교수협의회가 추천한 총장후보를 재단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해왔으나, 올해 재단이 김정배 현 총장을 재단 쪽 후보자로 선출해 지난 3일 차기 총장으로 임명하면서 학내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고대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직원노조는 비민주적인 총장선출 과정 외에도 김 총장의 세금 6천만원을 학교에서 대납하는 등 도덕성 문제, 임기 내 정년이 되는 총장 나이, 연임을 결정한 이사회 구성원의 대표성 등을 문제 삼아왔다.
김 총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후임 총장 선출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고대 교수협의회(회장 백영현)는 지난달 10일 재단의 김 총장 연임 결정에 반발하며 이필상 경영대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올바른 총장 선출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기득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측은 조만간 재단과의 협상 과정을 거쳐 새로운 총장 선출 절차를 마련, 총장 선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총장의 사임은 교수, 학생, 직원들의 적극적인 연임 반대 운동의 결과다. 교수협은 지난달 25일 임시총회를 열어 김 총장의 해임권고안을 참석자의 95.3%의 지지로 가결하고 이를 재단 측에 제출했다.
또 총학생회는 지난달 23일 '김정배 총장 연임반대 총궐기 대회'를 가진 데 이어, 11일 비상학생총회를 열었다. 2천4백9명의 학생이 참가했던 이날 비상총회에서는 김 총장 연임 반대를 과반수의 학생이 찬성했다. 고대에서 비상학생총회가 열린 것은 지난 97년 김영삼 정권 불신임안 등으로 열린 이후 5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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