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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함석재 탈당, 정계개편 신호탄되나?

추가 탈당 여부, 지방선거 판도 변화 주목

함석재 의원이 자민련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지각변동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함 의원은 16일 성명을 통해 '소수당인 자민련은 그동안 캐스팅보트로서 존립근거를 찾고 보수정당을 표방해 왔다'며 '그러나 이념성향과는 관계없이 이합집산하고 이번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낸다고 해도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회의를 느끼고 탈당한다'고 밝혔다.

함 의원은 또 '향후 국가장래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함 의원은 탈당 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나라당, 과반의석 확보 초읽기**

한나라당은 함 의원의 탈당에 아무런 관여도 없었음을 강조하며 자민련과 김종필 총재가 이 문제로 자극받지 않도록 경계하는 분위기다. '의원 빼내기'라는 의혹이 불거질 경우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경필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함 의원의 탈당은 우리당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서 "우리당이 주도해 무리하게 과반을 만들 의도가 없으며 그럴 때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청원 대표도 "그분이 입당할지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자민련 의원들의 연쇄 탈당 가능성과 그에 따른 원내 과반수 의석 확보 등을 예상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자민련 출신인 김용환 의원은 "우리와 뜻을 같이 한다면 지방선거 전이면 어떻고 후면 어떠냐"면서 "미국으로 출국한 함 의원이 입국하는 대로 만나 입당 의사를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충청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입당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가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자민련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만큼 탈당 의사를 비치고 있는 자민련 의원들을 차제에 적극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은 함 의원의 입당을 위한 막판 설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자민련 및 무소속 의원 2~3명에 대한 영입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백33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함 의원 외에 추가 입당 의원이 나오면 원내 과반 의석(1백35석)을 확보, 후반기 원 구성과 법안처리가 단독으로 가능해진다. 특히 3홍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제 관철도 가능하다. 대선정국에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를 압박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를 손에 쥐는 셈이다.

***민주당, '속수무책'**

반면 노 후보와 민주당에게 함 의원의 탈당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덧붙여진 설상가상의 악재다.

민주당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수의 힘으로 원내를 장악하려는 한나라당의 음모가 드러났다"며 강력히 대처할 것을 결의했다.

정범구 대변인은 회의 후 "함 의원 탈당으로 원내 제3당인 자민련에 대한 한나라당의 고사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원칙도 도덕도 없는 의원 빼가기로 과반수를 확보해 의회까지도 일당 지배 하에 두려는 이회창-서청원 체제의 비열한 음모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17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함 의원 탈당에 따른 원내종합대책을 논의키로 했으나 뾰족한 묘안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민련, '탈당 도미노' 가속화 우려**

함 의원의 탈당으로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한 자민련은 침통한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이원종 충북지사의 탈당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함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자민련은 추가 탈당이 잇따를까 초긴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함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5~6명의 의원들의 연쇄 탈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탈당이 거론되는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꺼리고 있으나 지방선거에서 자민련이 패배할 경우 무더기 탈당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편 김종필 총재는 충북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북도지사 후보 선출대회에서 "세상 살만큼 산 사람이 답답한게 아니라 치가 떨릴 정도로 내가 왜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는 "한나라당이 혼탁하고 믿음이 없어진 대한민국을 왜 자꾸 흔들려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이인제 의원과의 연대를 통해 충청권을 사수하고 미래연합까지 포함하는 보수연대 구상을 진척시키려던 자민련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충청권 지방선거 판세 변화 예상**

한편 함 의원의 탈당 효과는 각 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물려 있는 충청권 지방선거 판세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자민련의 공조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던 충청권 지방선거의 무게중심이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민련은 당의 사활이 걸린 충청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 천안이 지역구인 함 의원의 탈당으로 위기에 몰렸다. 현재까지 충남지역은 자민련 소속의 심대평 현 지사가 한나라당 박태권 후보에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함 의원의 탈당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까지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대전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가 자민련 홍선기 현 시장을 제치고 우위에 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충북은 한나라당 이원종 현 지사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자민련의 충청권 수성을 기대했던 민주당 역시 함 의원의 탈당 사태로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과 영남권 선거 전략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마저 한나라당에 내주게 되면 대선 국면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자민련에 비해 우위에 서게 될 경우 지방선거 후 정치권 변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노무현 후보의 정계개편 구상에 맞서 거론했던 역(逆)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결국 함 의원 탈당의 파괴력이 얼마나 될 것인지는 자민련 의원의 추가 탈당 여부, 지방선거 판도변화 정도에 달렸다. 정치권 대지각변동의 시발점이 될 것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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