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DJ 탈당’ 보는 昌ㆍJP의 '딴 생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DJ 탈당’ 보는 昌ㆍJP의 '딴 생각'

한나라당 ‘위장탈당’ㆍ자민련 ‘연민의 정’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에 대한 한나라당과 자민련 두 당의 대처가 판이하다. 한나라당은 '극력 비판', 자민련은 '비켜가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주변의 권력형 비리 의혹을 매개로 노무현 후보와 김 대통령의 관련성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의 탈당을 정치적 노림수가 개입된 '위장탈당'으로 규정하고 '민주당=DJ당', '노무현=DJ 후계자'라는 공식을 여론화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새롭게 드러난 김홍걸씨와 포스코 유상부 회장 사이의 유착 관계 및 이희호 여사의 배후설, 김옥두 의원의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며 권력비리 문제를 전방위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5월 임시국회를 통해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 TV 청문회 개최 등을 강도 높게 주장하는 한편 권력형 비리의혹 규탄대회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자민련은 김 대통령의 탈당 소식이 전해진 5일 정진석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무책임한 발상" 등으로 강력 비난했으나 탈당 선언 이후에는 공식 논평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종필 총재는 6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의 '위장탈당' 주장과는 견해를 달리하고 한나라당과의 정책 공조 가능성도 극구 부정했다. 김 총재는 또 김 대통령에 대한 '연민의 정'을 표시하고 대통령 세 아들 문제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선에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권력 비리 사건 전방위적 여론화 방침**

한나라당은 6일 김대중 대통령 탈당 선언과 관련 비상 중립내각 구성과 대통령의 내정 2선 퇴진,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 TV 청문회 등을 거듭 촉구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뼈저린 반성과 중립 의지를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중립내각 구성과 국정조사 및 특검, 권력기관 호남 편중인사 시정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장탈당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대변인은 또 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 포스코 유상부 회장 면담 논란과 관련, "홍걸씨 배후가 이희호 여사라는 세간의 의혹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진실을 밝히고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해서라면 영부인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부인이 비리에 연루되고 세 아들이 비리혐의자로 전락하는 등 대통령은 이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면서 "이제 대통령이 2선으로 후퇴해 외교와 국방, 경제살리기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관용 총재권한대행은 당화합발전특위 회의에서 "당초 우리가 요구한 대로 대통령은 비상중립내각을 구성하고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신건 국정원장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두언 부대변인은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과 관련, "김옥두 의원은 말도 안되는 변명만 하지 말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김 의원이 백궁ㆍ정자지구 용도변경에도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권력비리"라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충주 문화체육관에서 이회창, 최병렬, 이부영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충주지역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를 겸한 규탄대회를 갖고 권력비리의혹 규명을 촉구한 데 이어 7일 충북도지부, 8일 부산ㆍ대구시지부, 9일 서울시지부 필승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자민련, "한나라당과 정책공조는 없을 것"**

자민련의 김 총재는 6일 마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의 탈당 선언에 대해 "진행되는 모양이 모두 불행하고 정상이 아니다"면서 "우리 정치가 대통령중심제에다 일종의 정당 책임제도 곁들여 있는데 당에서 물러난다고 더 나은 정치를 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말은 좋은 표현이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상 쫓겨난 것"이라며 "대통령의 심중이 이만저만 괴롭지 않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며 본인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그러나 "한나라당이 말하는 '위장탈당'이나 뭘 면해보려고 그렇게 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김 총재는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거기(한나라당)도 총재를 쫓아냈는데 마찬가지"라고 냉소했다.

이희호 여사와 세 아들 문제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특검제 및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야당이 대통령 탄핵까지 운운하는 등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는데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으니 정치적으로 엎치기 덮치기로 복잡하게 할 것이 아니고 검찰에 맡기고 지켜보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김 총재는 한나라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에 대해 "한나라당과 누가 공조한다고 했느냐"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한계에 온 대통령 중심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욕심이 앞서는 공조나 협력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해 김 총재는 "신의가 없고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틀리고 어제와 오늘이 다른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맹비난했다.

***'DJ 탈당' 득실계산에 분주**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이처럼 다른 대응을 보이는 것은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에서 각자의 노림수가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DJ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설 노 후보의 영남권 공략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당장의 과제다. 특히 노 후보가 '탈 DJ'를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여 영남권 민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또한 권력비리 문제를 정국의 핵심 의제화시키고 노 후보와 김 대통령을 어떻게 묶어내느냐도 정국 주도권 다툼의 관건이다. 김 대통령과 노 후보의 논리적 연결이 대통령의 탈당으로 약해진 만큼 탈당효과의 최소화를 위해 한나라당이 제기한 '위장탈당론'이 여론의 호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자민련은 김 대통령 탈당으로 대두되는 현안에 대한 직접 관여할 여유가 없다.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다.

만약 이인제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되었다면 자민련은 충청권에서 한나라당-민주당 두 상대와 버거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가 확정되면서 충청권 적수는 한나라당으로 좁혀졌다. 따라서 한나라당을 공격하고 민주당과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IJP 연대(이인제-김종필 연대)론'과 민주당과의 공조론 등을 통해 자민련의 충청 지방선거 석권전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민련은 민주당과의 공조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총재는 6일 지방선거가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자민련과의 연합공천 등을 포함해 당에서 내면적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때가 되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 탈당 이후 변화된 국면을 바라보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정치적 계산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