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제주경선 이회창 압승

이회창 독주체제 재확인

한나라당 대선후보 제주경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3백61표(73.4%)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최병렬 후보는 65표(13.2%)로 2위, 이부영 후보는 48표(9.8%)로 3위를 차지했으며 이상희 후보는 18표(3.7%)에 머물렀다.

인천, 울산, 제주 경선을 마친 현재 종합누계 순위에서도 이회창 후보는 1천9백18 표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최병렬 후보는 3백50 표로 2위, 이부영 후보는 3백22 표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상희 후보는 59 표에 그쳐 4위로 뒤쳐졌다.

20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경선에는 4백92명이 참여(총 선거인단 6백76명), 투표율은 72.8%로 집계됐다.

비교적 지역색이 엷은 곳으로 평가되는 제주 지역에서도 이회창 후보의 독주체제가 이어짐에 따라 타 후보들의 극적 반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회창 후보의 '최규선 게이트' 연루 의혹이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 후보의 '대세론'은 앞으로 더욱 굳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경선지인 강원지역 경선은 23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실시된다.

***'김대중 정권 퇴진' 이구동성**

투표에 앞서 열린 후보 연설에서 각 후보들은 김대중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 의혹을 부각시키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회창 후보는 최규선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민주당 설훈 의원의 주장과 관련, "이 정권은 대통령 세아들의 추악한 부패와 비리때문에 국민이 분노하고 정권연장이 어렵게 되자 최후의 발악으로 조직적인 모략과 음해공작으로 이회창 죽이기에 나섰다"면서 "검찰은 하루빨리 모든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특히 "어떤 시민은 이 정권이 정상적인 정권이 아니라 이성을 잃은 광기어린 집단이라고 얘기했다"면서 "대통령과 그 하수인들은 이 비열한 조작극을 당장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는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김대중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더이상 국정을 이끌어갈 능력과 선거를 공정하게 치를 의사가 없다고 보고 이 정권의 즉각 퇴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도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국세청, 경찰 할 것 없이 이 정권 권력기관 모두 부정부패와 실정의 하수인이 돼 나라를 파국지경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한나라당의 경선을 헐뜯고 후보를 흠집내려 하는 것은 정당정치와 민주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이는 김대중 정권의 오만한 작태"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어 "한나라당 지지층과 젊은 유권자, 서민층을 하나로 묶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저 이부영 하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병렬 후보는 "청와대가 주도해서 (최규선씨를) 해외로 도망가라고 한 일이 만약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대통령은 두말 할 것 없이 하야해야 할 일"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세 아들은 특검 수사에 내세워 감옥에 보낼 결심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하루가 다르게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이회창 전 총재가 정권교체를 해주기를 바랬지만 불과 한달 사이에 정계에는 돌풍이 일어났다"며 "본선에서 여당 후보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과학대통령론을 펴고 있는 이상희 후보는 "제주도의 여성과 돌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기술로 이른바 '노풍'을 몰아내는 새로운 한나라당의 바람이 정권교체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