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3弘 의혹'이라는 김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의혹이 도마에 오르면서 대통령 주변의 권력형 비리가 정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은 일부 의원이 '대통령 하야'까지 거론하며 세 아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요구하는 한편 연일 대여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대여 공세에 앞장 선 의원들 중 한명이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은 15일 국회 법사위에서 김 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재미 무기중개업자 조풍언씨의 군납 특혜 의혹, 강원랜드 비자금의 민주당 대선자금 유입 의혹 등을 강도 높게 제기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이용호씨 자금의 아태재단 유입 의혹을 제기하며 세 아들을 비롯한 김 대통령 일가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부산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 총선 때 경남 창원에서 출마, 16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으로 재경위의 홍준표 의원과 더불어 한나라당의 손꼽히는 'DJ 저격수'로 통한다.
지난 2월에는 이신범 전 의원이 주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미주한인포럼에 홍준표 의원 등과 함께 참석, '저격수들의 LA 총출동'이라는 현지의 반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이신범 전 의원이 LA에서 김홍걸씨와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어서 이들의 방문은 국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프레시안은 16일 이번 국회 상임위에서 다시 한번 '물을 만난' 이 의원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이 의원은 미국에 거주중인 이신범 전 의원과의 전화 및 팩스를 통해 자료를 제공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희호 여사 조카사위 강원랜드의 서울지사장이다"**
상임위 활동기간 중이라 긴 시간이 없다기에 인터뷰에 들어서자마자 '오늘의 공격 메뉴'부터 물어봤다.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 아태재단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찰의 수사 촉구, 최성규 총경 홍콩도주사건과 관련 출입국관리의 허점 지적 등을 이날의 카드로 소개했다.
이 의원은 또 "이희호 여사의 조카사위가 강원랜드의 서울지사장이다"라며 "강원랜드 자체가 엄청난 비리의 온상인데 서울지사장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대통령 처조카사위가 앉아있다는 것은 뭔가 권력핵심부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강원랜드 주식에는 조풍언씨도 관여돼 있다"며 "강원랜드는 장부조작을 통해 1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돈의 흐름과 관련해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민주당의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다"라고 주장했다.
***"내가 주장한 것 중에 틀린 것 있었나"**
또한 "조풍언씨는 97년 이전에도 무기 중개업을 해 온 사람인데 현 정부가 들어선 98년과 99년에는 거래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거래액도 3백억원대에서 1천억원대로 껑충 뛰었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조풍언씨와 김홍걸씨와의 직접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조풍언씨가 김홍걸씨와 가깝게 지냈고 아무 수입도 없는 김홍걸씨는 호화생활을 했기 때문에 둘 사이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 있다"라고만 주장했다.
김 대통령 세 아들 및 이희호 여사의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자료 확보 여부를 묻자 이 의원은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 있다. 당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수집한 자료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국감에서 이용호씨 자금의 아태재단 유입 주장을 거론하며 "내가 지금껏 주장한 것 중에 틀린 것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나름대로 자료를 수집해서 의심하기에 족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증거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검 실시·3弘 구속"**
한편 이 의원은 "우리가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면 그에 따르는 강력한 조사도 뒤따라야 한다"며 대통령 세 아들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검찰 수사는 사건을 은폐하는 수사이지 의혹을 파헤치는 수사가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에 강한 회의를 비쳤다.
그는 "지금 검찰 가지고는 대통령 세 아들로 수사를 확대시킬 의지가 없다고 본다"며 "특검을 해야 조풍언하고 김홍걸이 어떻게 연결이 됐는지가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검에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사심없이 조사하기 시작하면 대통령 세 아들들은 징역 10년 이상씩은 다 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김 대통령은 97년 당시 대통령 아들 하나(김현철씨) 가지고도 대통령 거취를 운운했던 사람이다"라며 "지금은 세 아들은 물론 아태재단까지 모두 온갖 비리에 연루돼 국민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아태재단의 설립자이자 책임자인 대통령은 응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태재단 비리와 관련해 이 의원은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상금을 아태재단에 기부했다고 했는데 정작 아태재단은 이를 대통령 채권으로 잡아놓고 언제든지 되돌려줄 수 있는 상태로 돈을 만들어 놨다"며 "이것은 아태재단과 대통령이 짜고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력형 비리의혹 제기는 대선과 무관"**
한나라당의 대여 공세가 대선 정국을 앞둔 정치적 노림수가 아니냐는 정가의 지적에 대해 이 의원은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것은 깨끗한 나라로 가기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며 "이것을 야당이 주장한다고 해서 정치공세니, 정쟁이니 얘기한다면 성립될 수 없는 어법이다. 논리대로라면 야당은 모두 입다물고 있으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상대당의 어떤 인물에 대한 인신공격을 한다면 정치공세라고 할 수 있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국회에서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정치공세로 매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대통령 일가의 비리의혹이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의 속마음에는 그런 면이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선거 전략으로 비쳐진다고 안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보다 강도 높은 공세를 예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