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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TV토론 “쟁점도 대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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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野 TV토론 “쟁점도 대안도 없다”

후보들 ‘준비부족’에 경선 분위기 뜰까?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이 모두 참석,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던 첫 TV 합동토론에서 후보들은 뚜렷한 정책적 차별성과 대립지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11일 KBS 주최로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TV토론은 시청자를 유인할 만한 내용 없이 '김대중 정부 성토대회'와 '노풍 대책회의'로 시종일관했다. 경선 초반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원조보수' 논쟁, '보수·개혁' 논쟁도 알맹이 없는 밋밋한 분위기 속에서 부각되지 못했다.

방송이 끝난 후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토론의 쟁점이 없어 실망스러웠다'는 비판적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후발 주자들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결과적으로 '조용한 경선'을 내심 바라는 이회창 후보만 득을 챙긴 셈이다. 이회창 후보에게 타 후보들이 사용한 '총재' 호칭도 거슬렸다는 지적이 많았다.

***"노풍은 내가 꺾는다"**

타 후보들의 질문공세가 집중된 이회창 후보는 선명한 입장 차이를 내세우기보다는 유력 주자로서의 여유를 보이며 예봉을 피해갔다.

이 후보는 최병렬, 이부영 후보가 제기하는 '필패론'에 대해 "좀 더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반론을 접었다. '대세론'에 너무 안주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우리(한나라당)가 안이하게 생각한 면이 있었다"며 "국민에게 새 출발의 의지를 보이고자 스스로 총재직을 버렸다"는 말로 가볍게 받아 넘겼다.

이부영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도가 뒤지는 것이 걱정 안되는가"라고 묻자 이회창 후보는 "왜 걱정이 안되겠나. 답답하다"면서 "그러나 선택의 시점에서 국민들은 바람을 보고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회창 후보는 또 '빌라파동', '원정출산' 등 "수신제가에 문제가 있지 않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집 문제로 국민들 마음을 상하게 한 점을 인정한다. 부덕의 소치다"라면서 "(집 문제와 관련) 소유권에 관한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잘랐다.

최병렬 후보는 영남의 지역연고를 내세워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최 후보는 "노무현의 천적은 나"라며 영남 출신의 자신만이 '노풍'을 잠재울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회창 후보가 "영남 지역감정 발언은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말이 아니냐"고 묻자 최 후보는 "빼앗긴 영남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역연고를 가지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최 후보는 또 5공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정치경력과 관련 "또 다른 판으로 가기 위한 변신을 위해 (경선에)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당 이름이 바뀌고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이지, 나는 정당을 바꾼 적이 없다"며 "'노풍'이 불면서 우리 당의 전망이 서지 않고 자칫 정권을 빼앗기면 당도 나라도 위기를 맞게되기 때문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후보는 자신이 "한나라당에서 젊은 지지자를 묶어세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노무현 후보와 비견되는 개혁적 이미지 강조에 주력했다.

이부영 후보는 동서울상고 부지이전 알선 혐의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당시 박지원 특보로부터 폭언을 들은 후 2달만에 보복사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뒤 "2심에서 무죄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재야출신 정치인으로써 기회주의적인 정치를 해온 것이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부영 후보는 "당의 개혁과 쇄신을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며 "탈당을 전제로 쇄신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상희 후보는 "오늘의 이념논쟁 자체가 노풍을 잠재우지 못한다"며 "과학경제에 걸맞는 사람이 노풍을 잠재우는데 적임자다"라고 주장했다.

이상희 후보는 "윤태식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려 출마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과학기술 관계기관에서 활동을 해오면서 어려운 벤처를 위해 일 해왔을 뿐"이라며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햇볕정책 기조에는 동감한다"**

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중심으로 한 남북문제와 관련해 4명의 후보는 공히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는 동감한다"고 밝혔으나 절차와 방식의 문제를 저마다 꼬집었다. 그러나 비판 이상의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최병렬 후보는 "정부 정책의 기본 틀은 동의하지만 구체적 내용이 걱정스럽다"며 "국민적 동의 없이 마음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2003년 위기설과 관련 "최 후보가 집권하면 이회창 후보보다 더 보수적인 대북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는 이부영 후보의 지적에 최병렬 후보는 "강경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다르다"며 "큰 틀에서는 미국과 같이 가지만 절실한 위험은 외교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도 "현 정권의 대북정책의 문제는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전략적 상호주의 등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최병렬 후보가 "북한에 쌀 30만톤을 보내기로 했다가 거둬들인 경위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이회창 후보는 "잘못 전달된 말"이라며 "필요한 양을 파악하고 분배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이부영 후보는 "현 정부가 야당과 협의 없이 대북정책을 추진한 것에는 점수를 줄 수 없다"며 "대북정책은 정보와 정책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떤 면에서 실패했다고 보는가"라는 이회창 후보의 질문에 이부영 후보는 "국민적 지지와 야당 및 우방국의 신뢰를 받아내지 못했다"면서 "6.15 정상회담 결정 사실을 4.13 총선 직전에 발표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상희 후보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기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퍼주기식 햇볕정책이 아니라 (북한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풍년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약분업 '현 정부 정책의 기본틀 유지'**

현정부의 최대 실패 정책으로 한나라당이 지적한 의약분업에 대해 후보들은 대안 제시는 미룬 채 기본틀은 유지하되 보완을 주장했다.

이부영 후보는 "의약분업은 국민의 편익을 희생하며 실시됐다. 준비도 없이 2~3년 안에 밀어붙이려 했다"고 비판하고 "차차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완의 방향과 관련 "수가인상, 재정인상, 국고보조 중 어느것이냐"는 이회창 후보의 질문에도 구체적 답변을 회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상희 후보 역시 "기본틀은 유지해야 하지만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는 "의약분업 실시 전에 나타날 문제들을 예측했어야 했다"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보완으로 가되 의·약 전문가들의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후보가 '좌파적 정권' 발언과 관련 "의약분업이 좌파적 정책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이회창 후보는 "나라와 시대에 따라서 달리 해석될 수 있다"며 "사상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최병렬 후보는 "온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NGO 대표, 관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대통령 직속위원회를 구성,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 역시 기본틀 유지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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