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대선 경선 후보는 10일 "지금까지 해온 노선투쟁과 정책대결을 더 본격적으로 하겠다"며 또다시 입장을 번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가 음모론ㆍ이념공세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오늘 TV보도가 잘못됐으며 본의와 다르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정책노선은 급진 좌파이며 당의 정체성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고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 경제가 시들고 안보가 흔들리며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는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념공세를 계속할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김 대통령은 때가 되면 지지 후보를 밝히겠다고 했으니 밝혀야 한다"며 '김심' 개입 의혹 등에 대한 공세를 계속할 뜻을 비쳤다.
이 후보는 "결코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당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나의 정책노선과 비전들을 좀더 보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부 갈등 있는 것 아니냐**
이 후보는 일부 언론보도가 자신의 진의를 왜곡했다고 말했지만 10일 아침 S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노 후보 개인 문제는 얘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 정책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 후보 측의 김윤수 공보특보도 "당초 대통령후보는 사상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순수한 뜻에서 노 후보의 이념ㆍ노선 문제를 지적해 왔으나 이것이 한나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는 등 악용되고 있고, 당내에서 이전투구로 비쳐지는 상황이 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돌연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노 후보 개인 얘기는 하지 않고" 발언과 관련, "그것은 장인 문제다"라며 이념 및 정책에 관한 공세는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노무현 후보 측의 김만수 특보는 "지금까지 나온 음모론ㆍ이념 공세를 계속하겠다는 것인데, 민주당과 국민경선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입장 번복에 대해 이 후보 캠프 내에 진통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가 음모론ㆍ 이념공세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던 것은 DJ 공략에 대한 지지의원 및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DJ에 대한 공격을 계속한다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의원들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후보 캠프 내에 이같은 진통이 어느 정도인지, 이 후보가 입장을 번복한 것이 내부 갈등의 해소를 의미하는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가 경선 전략과 관련해 입장을 계속 바꿈에 따라 종반으로 접어든 민주당 경선 국면이 혼란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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