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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발언 파문- "급진세력이 좌파적 정권 연장하려 해"

볼셰비키ㆍ나치 거론하며 노무현측 간접비판도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3일 대통령후보 경선출마 선언문을 통해 현정부에 대해 "급진세력이 좌파적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말해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이 전총재 발언은 최근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급진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이어서 여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같은 발언은 최근 노무현 의원의 사상을 '좌파급진 세력'으로 규정해 온 이인제 민주당 대선경선후보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앞으로 민주당 경선판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회창 전 총재는 이날 오전 고려대 정경대 교우회 초청강연에서 "볼셰비키 혁명과 나치 출현 등은 당시 대중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이 바탕이 됐으나 이것이 물줄기를 잘못 잡으면서 역사를 거꾸로 가게 하고 인류를 고통과 파괴로 몰아가게 했다"며 "변화의 방향과 바람이 제대로 가도록 국민이 감시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급속히 확산된 '노풍'을 겨냥, '보혁대결의 노선논쟁'을 금년 대선의 중심축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표명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이회창 전 총재의 대통령후보 경선출마 전문, 그리고 고려대 교우회 초청강연중 문제가 된 볼셰비키 관련 발언내용이다.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출마선언문
2002년 4월 3일
이 회 창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저는 역사와 국민 앞에 서서, 제17대 대통령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겠다는 저의 결심을 밝힙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은, 국민의 여망인 정권교체에 성공해서 깨끗하고 유능한 새 정부를 세우고, 국민에게 안정과 희망의 내일을 만들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4년, 국민은 절망했습니다.
무능하고 부패한 집권세력 때문입니다.
국민의 이익보다 정권의 이익을 우선하는 사유화된 권력이 이 나라를 부정부패, 인사파탄과 국정파탄의 수렁에 빠뜨렸습니다.

개혁으로 위장한 독선과 오만이 국민에게 불안과 고통만 주었습니다.
만약 민주당 정권이 5년 더 연장된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위기와 불안의 대한민국입니다.
이 정권의 연장은 무능과 부패의 연장입니다.
이 정권의 연장은 갈등과 분열의 연장입니다.

지금 급진세력이 좌파적인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음모와 술수로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무원칙한 작태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청산되어야 할 구태정치가 여전히 우리의 앞길을 막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됩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저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원점에서 새 출발할 것입니다.
정치를 시작했던 6년전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저의 모든 것을 던져서 이 나라와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 것입니다.

첫째,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아마추어 정부가 아니라 프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지연, 학연, 모두를 물리치고 공정한 탕평인사로 이 나라의 훌륭한 인재들을 널리 구해서 이 분들과 손잡고 국정을 바로잡겠습니다.
권력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다시는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정부의 기본을 충실하게 다하겠습니다.
폭력과 범죄, 그리고 무질서를 강력하게 바로잡을 것입니다. 화재와 사고예방, 식품안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노사관계의 공정한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을 엄정하게 지킬 것입니다.

둘째, 국가 장래를 내다보고 획기적으로 투자하겠습니다.
반듯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혁신에 사활을 걸 것입니다.
교육투자는 GDP(국내총생산)의 7%,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는 GDP의 3%를 목표로 과감하게 투자할 것입니다.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매년 6% 이상의 성장이 가능한 활기찬 시장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여성과 청년이 21세기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성장의 열매를 일자리와 따뜻한 복지를 위해 투자할 것입니다. 18세부터 60세까지의 청년실업자, 중장년실업자를 고용정책으로 포용하기 위한 '뉴 스타트' (New Start), '새출발 정책'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서민경제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주택, 의료, 사교육에 대해서 10% 낮추기 정책을 펼칠 것입니다.

셋째, 저는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수호할 것입니다.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검찰, 국세청, 국가정보원이 더욱더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도록 제가 앞장서 만들겠습니다.
남북관계에서도, 언론의 자유에 관해서도, 제가 지켜나갈 자유민주주의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전임자와 그 가족에 대한 비열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그래서 출신과 학력에 관계없이 성실한 사람들이 잘사는 나라,
법과 원칙이 살아 숨쉬는 반듯한 나라,
활기찬 시장경제로 힘차게 도약하는 나라,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더불어 함께 사는 나라,
빈틈없는 교육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
튼튼한 안보 위에 바른 통일을 향해 전진하는 나라,

이것이 국민 여러분이 꿈꾸고, 또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국민 우선의 정신으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저의 비전과 정책으로 삼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저 이회창이 지켜야 할 '국민과의 약속'은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반듯한 나라, 활기찬 경제, 편안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 나라의 앞날이 걸린 이 중요한 순간에, 제 한 몸을 바쳐 이 나라의 국기(國基)를 지킬 것입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정치를 새롭게 시작하는 겸허한 심정으로 우리 한나라당의 경선에 임하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까지 제 자신을 국민에게 맡겨 국민의 철저한 검증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경선이 국민에게 안정과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저는 오직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고, 또 존중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려대 정경대 교우회 초청 강연 중 문제가 된 볼셰비키 관련 발언 초록**

-우리는 이제 집단지도체제라는 것이 과거에 경험해 봤으니 다시 한다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과거의 것을 되살리면 실패할 것이 뻔하다. 그런 것을 뭣하러 하나. 논리적으로 따져 제가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총재제의 좋은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어제의 거당적 결단은 이런 차원을 넘어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하자는 것이다. 일부는 대선을 앞두고 흩어졌던 계파를 모으고, 집중적 당 운영으로 성공했다. 과거에는 집단지도로 성공한 예가 없다는 충고를 받았다. 많은 고민을 했다. 이것을 과거의 역사나 경향을 바탕으로 다시 시도하는 것이면 도저히 할 수 없다. 평지에서 새로운 모양을 추구하는 기분으로 하자고 해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되니까 그간 눈에 보이지 않던 게 보이는 기분이다. 몸담아온 틀을 벗어나 새롭게 모양을 갖춰 나간다는 시각으로 보니 그동안 깨닫지 못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는 기분이 든다.
중요한 것은 정치나 정당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예정된 확실한 목표가 정해져서 그 길로 가는 변화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변화를 바라고 과거의 진력나는 모습에 타파를 바라는 국민 열망에 의해 이뤄졌으나 방향이 잘못되면서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좀 과장된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과거 역사를 봐서 볼셰비키나 프랑스 혁명, 나치 출현 등은(프랑스 혁명을 제외하고) 당시 국민과 대중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이 바탕이 됐다. 그러나 이것이 물줄기를 잘못 잡으면서 역사를 오히려 거꾸로 되돌리게 했고 인류를 고통과 파멸로 몰아가게 했다. 변화의 방향과 바람이 제대로 가도록 국민이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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