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누가 대전에 돌을 던지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누가 대전에 돌을 던지랴"

노무현 캠프 경선일기<2>

민주당 대통령후보 국민경선 2라운드가 끝났다. 한화갑 후보도 사퇴, 4명 남은 후보가 '2강2약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프레시안은 선두 각축을 벌이는 노무현, 이인제 두 후보 캠프에게 지금까지 경선과정에 대한 자체 평가와 향후 전략 기고를 요청했다. 제주, 울산 경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2일 <캠프 경선일기 1>을 실은 데 이어, 광주.대전 경선이 끝난 것을 계기로 <캠프 경선일기 2>를 싣는다.
우선 먼저 원고가 들어온 노무현 캠프의 기고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광주와 대전의 경선결과에 대해 많은 이들이 해석과 분석, 평가를 쏟아놓고 있다. 대체로 광주는 칭찬, 대전은 꾸중을 듣는 형국이다.

광주의 최고 번화가인 충장로 곳곳에서는 개표 발표 순간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울렸다고 한다. 지금 광주 사람들은 자신들이 '저질러 놓은' 사건에 대해 스스로 놀라워하고 있다. 외부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축하하며 자긍심에 들떠있다고 한다.

어디 광주 사람들 뿐이랴. 출신지역과 지위 고하, 지지 정당을 막론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승자인 노무현 후보도 큰 충격, 패자인 이인제 후보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노 후보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사석에서 "정말 광주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어요" 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광주 3.16 사건'은 후보측 입장을 떠나 한국 정치사에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는 데 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물론 광주 사람들의 전략적 판단을 감안하더라도 그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는다.

빛고을 광주의 영광 뒤에는 한밭벌 대전의 고민이 있다. 대전 사람들은 욕 얻어 먹으면서도 제대로 항변도 못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야말로 말 못할 고민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전 사람들에게 함부로 손가락질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주에서부터 승승장구하며 개선장군처럼 고향에 입성할 것으로 한치의 의심도 없이 기대해 마지 않았던 고향출신 장수가 기대와는 정반대로 고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상처투성이로 고향땅에 들어왔다. 여기서 한표라도 더 보태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여기서도 압승을 거두지 못할 경우 끝장날 수도 있다. 한치의 여유도 없는 상황이 아니었던가.

노무현 후보는 대전 연설에서 "까치밥을 남겨달라"고 애교를 부렸다. 그러나 '까치밥'의 이면에는 '사자의 몫(lion's share)'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한표 한표가 까치밥을 자처하면 사자의 몫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까치밥은 그야말로 까치밥에 그치고 말았다. 노 후보는 경선 직후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면서 따르는 '노사모' 회원들에게 즉석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대전 시민들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당부하고 현장을 떠났다. 지역주의 악화를 경계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우리는 이인제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대전 사람들에게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지역도 그 상황에서 그러지 않았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생각이다. 오히려 대전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제 이번 주는 충남이다. 고향 출신의 장수가 여유 있는 1등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충청도의 넉넉한 인심을 기대해도 괜찮을까. 노무현 후보는 설사 대전보다 덜한 까치밥을 얻는다 해도 충절의 고장 충청도를 원망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