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고문 대선후보 경선 사퇴

민주당 경선 지각변동 시작

민주당 한화갑 고문이 19일 대선후보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한 고문의 사퇴로 민주당 대권 경선은 이인제, 노무현 고문의 양자 대결구도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며 한 고문의 향후 거취가 승패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신의 지역 연고지인 광주 경선에서 기대 이하의 득표율을 보인 것이 한 고문이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한 고문의 사퇴로 민주당 대권 경쟁은 4파전으로 압축됐으며 앞으로의 경선 과정에서 중도 사퇴자가 추가로 나올지도 주목된다.

한 고문의 사퇴가 민주당 경선 국면에 던질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노 양강구도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당내 막대한 조직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 고문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에 따라 급속하게 무게중심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맞물려 그동안 점쳐져 온 한 고문의 당권선회 여부도 큰 관심사다. 한 고문 측은 일단 후보 사퇴후 백의종군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그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당권의 적임자로 거론된 점을 감안하면 한 고문의 당권 선회는 기정사실이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그동안 한 고문은 이인제-한화갑의 주류연대, 노무현-김근태-정동영-한화갑의 개혁연대 등 민주당 경선 과정에 등장한 각종 연대론의 중심에 있었다. 따라서 경선 초반 레이스를 거치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이인제ㆍ노무현 고문이 적극적으로 한 고문과의 연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고문의 사퇴 이후 노 고문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개혁연대론'에 한 고문이 가세할 경우 노 고문의 초반 약진은 중반을 거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초반 '이인제 대세론' 확장에 실패한 이 고문도 한 고문과의 연대에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한 고문과 특정 후보와의 연대가 이루어지게 되면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선호투표 결과로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50%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공산도 커졌다.

한 고문의 사퇴에 대해 이 고문 캠프의 한 관계자는 "예정된 사퇴"라고 밝혔다. 그는 "대권 후보로서의 한화갑을 생각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하고 "그러나 경선 국면에 던질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한 고문과의 연대와 관련해서도 "정략적 연대는 생각해 본 일 없다"고 일축했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 조율된다면 (연대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노무현 고문 캠프는 "안타까운 일"이라는 반응 뿐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