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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고백' 돈경선 시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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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근태 고백' 돈경선 시비로 확산

참여연대 "후보 전원 선거비용 공개하라"

민주당 김근태 후보의 '선거자금 불법 고백'이 대통령후보 국민경선의 '돈경선 시비'로 확산되면서 당내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

김 후보는 3일 "패거리, 조직 등 자금을 통한 선거운동을 막고 투명한 경선을 위한 충정에서 최고위원 선거비용을 공개했다"고 주장해 자신의 고백이 이번 대통령후보 국민경선 과정의 불공정성을 고발하기 위한 정치적 행동임을 명확히 했다.

그간 김근태 정동영 유종근 후보 등은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이 '돈경선, 조직경선'이 되고 있다는 의혹을 줄곳 제기해 왔으며, 이에 반해 이인제 노무현 한화갑 후보 등은 '터무니 없는 모함'이라며 대립해 왔다. 이번 김 후보의 '고백'은 이러한 민주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거자금시민옴부즈만'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4일 '경선후보 전원의 선거자금을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돌출행동' 문제 제기도**

김근태 후보는 지난 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 8.30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당시 5억 3천8백72만원을 썼다"며 "경선비용 중 2억 4천5백만원은 중앙선관위에 공식 신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타 경선주자들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일부 '자금 및 조직 동원' 의혹을 받고 있는 주자들의 경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는 이번 김근태 후보의 '불법 고백'에 대해 "깨끗한 경선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극찬하며 자신도 최고위원 선거비용과 대선 후보 경선비용을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는 3일 제주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최고위원 선거에서 기탁금 5천만원을 포함해 4억 3천만원 정도 썼다"고 말했다.

유종근 김중권 후보 역시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인제 후보 측은 "선거 투명성이라는 큰 뜻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며 "개인의 도덕성과 이익을 명분으로 경선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등 당리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김근태 후보의 '돌출행동'을 문제 삼기도 했다.

노무현 후보 측은 "김근태 후보의 고백 자체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경선자금 공개는 각 후보의 전략적 차원에 따른 공개보다는 당 차원에서 정한 합당한 기준에 따라 모든 후보가 공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화갑 후보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은 말할 계제가 아니다"라며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선 경선비용 공개여부 엇갈려**

대선 경선비용 공개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입장이 뚜렷이 대별됐다. 정동영 유종근 후보는 즉시 동참의사를 밝힌 반면, 노무현 후보는 당론에 따르겠다는 입장이고, 이인제 김중권 후보는 경선이 끝난 후 공개하겠다는 자세다.

정동영 후보는 "금명간 지난 최고위원 경선 비용과 대선 경선 비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며, 유종근 후보는 "지난 두 차례 지사 선거 모두 투명하게 치렀고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대선 경선 자금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당 차원에서 정해진 합당한 기준에 따라 공개할 의사가 있다"며 당론에 따라 함께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인제 후보는 대선 경선비용 공개에 대해 "현시점에서 동참의사를 밝히지는 않겠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를 확정한 후에 공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권 후보는 "경선이 끝난 후에 선거자금을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불법 고백' 사법처리 여부도 쟁점**

김근태 고문이 밝힌 내용이 스스로 정치자금법 위반을 인정하는 내용임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공개의 당사자인 김근태 후보 측은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당국이 처리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 후보는 "선관위에서 양심선언을 처벌하고 가만히 있는 비양심은 처벌하지 않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만약 조사가 있다면 다른 후보들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중권 후보 측은 "앞으로 정치계를 깨끗이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김 후보의 주장대로 친구나 주위의 작은 도움 정도였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사법처리는 적절치 않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노무현 후보 측은 "불법여부로 논쟁이 모아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라며 "이번 파문을 계기로 대다수 정치인을 법 위반자로 만드는 현실 정치 문화와 법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인제 정동영 후보 측은 "선관위가 판단할 문제"라는 원칙적 입장만을 밝혔다.

반면 유종근 후보 측은 "발표 자체는 환영한다"고 말했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선거는 법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며 김근태 후보가 관행이었을지라도 현행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근태-정동영 vs. 이인제-노무현 갈등**

이번 김근태 후보의 '불법 고백'은 비교적 돈을 적게 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 후보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면 다른 경선 후보들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케 하며, 경선과정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정동영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 경선 초기과정에서부터 불공정 시비가 계속돼 왔으며, 지난달 27일 제주지역 국민선거인단을 추점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공식 발표한 응모자 6만 5천명 중 1만6천8백7명이 신청자격이 없는 기존 당원, 중복 신청자인 것으로 밝혀져 '조직동원' 의혹이 매우 강하게 제기됐다.

김근태 후보는 지난달 27일 정치전문 사이트 이윈컴(www.ewincom.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내 특정 계보의 힘이 세서 그 쪽과 연대해서 나오는 쪽이 돈과 조직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정동영 후보는 "특정후보는 국민경선을 안 하려고 하다가 막상 국민경선이 되니까 이제는 돈을 쓰고 사람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인제 한화갑 김중권 후보가 당내에서 국민경선제가 처음 거론될 때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며 특정계파와 연대하고 있는 후보는 이인제 후보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인제 후보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무현 후보도 조직동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노동운동을 할 당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에게 선거인단 참여를 권유하고 있고 자발적인 네티즌들의 모임인 '노사모'에서도 경선 참여 권유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조직동원은 할 수 있으나 문제는 돈을 쓰는 조직동원"이라고 말했다.

국민경선제의 조직 동원 문제를 둘러싼 김근태-정동영 후보, 이인제-노무현 후보간의 갈등은 이번 김 고문의 '고백'을 계기로 앞으로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선 후보 경선 주자 전원이 선거비용 공개해야"**

한편 참여연대(공동대표 박상증 이상희 최영도)는 4일 성명서를 발표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전원과 지난 2000년 최고위원 경선후보 전원이 사용한 선거비용의 모든 수입·지출 내역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미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각 후보들의 선거자금 운용을 감시하는 '선거자금시민옴부즈만'(이하 시민 옴부즈만) 활동을 시작한 바 있다.

민주당 경선 후보 7명은 시민 옴부즈만에서 제안한 ▲ 선거자금 수입지출 회계장부 및 증빙서류 공개 ▲ 10만원 이상 지출 영수증 첨부 ▲ 지정된 계좌만 사용 ▲ 시민 옴부즈만에게 선거사무소 모니터 허용 ▲ 매표 행위 금지 등의 '대국민 약속문'에 서명했다. '대국민 약속문'에는 위 사항을 위반할 경우 시민 옴부즈만이 후보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시민 옴브즈만에는 김성수 성공회대학교 총장,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백낙청 서울대 교수, 송두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이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이남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각 지역대표로는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이수원 울산참여연대 대표, 민명수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정찬용 광주YMCA 사무총장 등이 참여했다. 초반 경선지역인 제주, 울산, 대전, 광주만 지역대표 선임을 마친 상태이며 3월 초까지 15개 권역별 시민 옴부즈만 선임을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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