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주택 사건은 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국민회의 추미애 의원이 국회 예결위에서 거론했다. 98년 6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쟁점이 되기도 했으며 그해 9월 한 중앙일간지가 의혹을 집중보도했다.
정치권으로 비화한 것은 98년 10월 국회의 부산시 국감에서 여야가 정치인 배후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부터이다.
이 사건의 내용을 살펴보자.
부산 등 지방도시에서 오피스텔과 아파트 분양사업을 해오던 동방주택(96년 매출액 1백86억원, 적자 81억원)은 93년 9월부터 자연녹지인 부산 다대지구 임야 14만평을 집중 매입하기 시작했다. 다대지구는 93년 6월 부산시 도시계획심의회에서 원형보존지구로 결정돼 아파트 건축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동방주택이 다대지구를 한창 매입하던 94년 9월 24일 당시 정문화 부산시장은 자신의 임기 마지막 날인 이날 다대지구 재정비 계획안 공람안 공고를 결재했다. 이는 자연녹지를 택지로 전환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도시계획변경안을 심의회에 상정하겠다는 내용이다.
부산시는 “택지가 부족한 시 사정상 자연녹지의 택지 개발허가는 불가피하며 한 회사에서 집중적으로 녹지를 매입한 사실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다대지구는 이듬해 부산시(당시 시장 김기재)로부터 택지개발 허가가 나왔다.
동방주택은 96년 2월 주택공제사업조합과 다대지구에 아파트 6천5백가구를 건설 분양키로 하고 지주공동사업계약을 맺은 뒤 8월까지 사업비 6백91억원을 받았다. 부산시는 97년 7월 다대지구의 아파트 건축승인을 냈다. 김기재 당시 부산시장은 그 후 “이미 전임자가 결정해놓은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98년 10월 국감에서 여야의원들은 “자연녹지가 택지로 용도 변경된 데는 정치권의 개입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며 이는 부산판 수서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서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주택공제사업조합이 동방주택의 사업에 참여한 과정과 그 이후 조합이 동방주택의 토지를 재매입한 부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주로 구 여권 정치인들의 이름과 함께 수십억-수백억원의 돈이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동방주택 이영복 사장은 98년 11월 동아일보기자에게 “택지개발과는 무관하게 97년 10월 신한국당에게 정치자금 1억원, 부산출신 여야의원들에게 수백-수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혀 논란을 증폭시켰다.
검찰은 99년 4월 수사에 착수해 12월 이영복 사장을 수배하고 주택공제사업조합 전현직 임원 3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월 1심에서 조합이 동방주택 사업에 참여해 손해를 끼친 부분에 관해 무죄를 선고받고 2심 계류 중이다.
이영복 사장은 지난 19일 자수, 현재 구속수사중이며 동방주택 사업은 중단되고 다대택지지구는 지난 6월 1차 경매에서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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