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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먹는 외국인 많다"

손석희 앵커와 여배우 바르도의 개고기 설전

3일 MBC 라디오 방송에서 앵커 손석희가 “외국인도 개고기를 먹는다”고 하자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거짓말을 일삼는 한국인”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손석희 앵커가 말한 ‘외국인’은 한국 거주 외국인인지 한국 밖의 외국인인지 불분명하지만 개고기를 먹는 한국 거주 외국인은 분명히 있다. 보신탕 관련 사이트를 뒤져보면 미국인 존 그리핀(대학 강사)은 자신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밝혀놓고 있다.

한국 중국 필리핀 등 현재 개고기 식용 문화권에 드는 인구는 20억명 정도. 음식문화를 두고 ‘야만인’으로 비난을 받기에는 너무 많은 인구이다.

개고기를 혐오식품이라고 하는 근거는 세계적으로 특히 서구에서 보편적인 음식이 아니며 반면 애완용 동물 중에서 개가 가장 보편적이라는 점.

개고기가 ‘몬도가네’ 식품인가. 필리핀에서는 쥐를 식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뱀이 요리의 재료로 널리 쓰이며 고양이를 함께 이용하기도 한다.
일본인은 막부시대에도 개고기를 먹었으나 막부의 육류 식용 금지령으로 먹지 않게 됐다. 현재 일본인은 말고기를 즐겨먹고 환경단체가 반대하는 고래를 식용으로 하고 있다. 도쿄의 한국인 거리에는 합법적인 보신탕집이 있다.
미국 뉴올리안즈에서는 매년 ‘징그러운’ 곤충을 재료로 한 ‘야생의 맛’ 축제가 열리며 곤충학자들은 미래의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곤충요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유럽인은 개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가.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서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바스크인들은 개고기를 먹고 있다. 이들은 개고기를 다진 뒤 익혀 빵 사이에 넣어 마치 햄버거처럼 먹는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취재했던 한국 기자들 중 일부는 이를 먹기도 했다.

바스크인에게 개는 애완용이 아니라 목축용이다. 한국에서도 애완용 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서구에서는 닭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이 있다. 닭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이 사람에게 비난을 받아야 할까.

‘파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씨는 바르도가 젊은 시절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주 배신을 당한 적이 있어 사람을 믿지 않고 기피하며 대신 배신을 모르는 동물을 애호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 해석이 옳다면 바르도의 지나친 동물애호는 고도산업사회에서 인간적 소외 상태에 빠져든 결과이며 그가 손석희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해버린 것이 설명된다.

한국에서 매년 소비되는 개는 1백만 마리정도. 닭 돼지 소 오리와 함께 5대 육류이다. 공식적인 집계는 없으나 중국에서 개의 소비량도 적지 않다고 한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바르도와 FIFA가 한국의 개고기 식용을 문제삼은만큼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바르도와 IOC가 다시 문제 삼을까. 이때 중국의 대응이 관심거리이다.

1857년 영국이 지급한 장총에 소의 기름을 바른다는 소문을 들은 인도인 힌두교 용병이 세포이 반란을 일으켰다.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인이 소기름을 사용하는 영국인을 ‘야만인’이라고 비난할 경우 영국인의 답은 어떠했을까. 10여년전 개고기 식용을 두고 영국과 설전을 벌인 필리핀의 외무부장관은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은 인종주의 발상”라는 말로 1백30여년전 영국인의 답을 대신했다.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법적으로 식용 애완용으로 구분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고 가끔 잔인하게 도살한 사례 때문에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은 경청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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