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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고전강독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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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고전강독 <10>

제1강 고전강독 서론

중국 고전강독에 지나친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의 짧은 시간으로는 가늠도 못하고 끝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처음처럼 각오가 지나쳐서 우리는 지금 너무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친 김에 하나만 더 합의하고 시작하지요.

21세기를 시작하면서 많은 담론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미래담론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20세기의 연장을 바라는 이데올로기적 내용입니다.

미래에 대한 객관적 전망이라고 전제하고 있지만 그것은 내심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소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망이 아니라 자기의 입장에서 각각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한 소망이 전망의 형식을 띠고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21세기 담론은 그것이 진정한 새로운 담론이 되기 위해서는 근대사회를 그 기본적 구조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어내는 담론이 아닌 한 그것은 새로운 담론이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서 먼저 21세기의 과제를 가장 앞서 도전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중국적 모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지양(Aufheben)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의 통일과정을 새로운 패러다임과의 관련 속에서 인식하고 관리해나가는 문제에 대하여도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민족문제를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와 함께 사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남과 북이라는 냉전질서의 청산이면서 동시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체제문제이기도 하면서 나아가 그것은 동(同)과 화(和)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동과 화의 논리는 앞으로 고전강독에서 지속적으로 그 의미를 심화시켜가도록 하겠습니다만 이것은 매우 중요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동은 이를테면 지배와 억압의 논리이며 흡수와 합병의 논리입니다. 이것은 돌이켜보면 근대사회의 일관된 논리이며 존재론의 논리이며 강철의 논리입니다.

이러한 동의 논리를 화의 논리, 즉 공존과 평화의 논리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패러다임 쉬프트의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통일과정을 어떠한 논리로 관리하고 이끌어 가는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 화동논의는 과거와 미래로 열려 있는 귀중한 키워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와 21세기를 성격규정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통일과정이라는 민족문제를 세계사적 문제와 연결시키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앞으로 고전강독을 진행하면서 적절한 곳에서 다시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고전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어쩌면 오늘날처럼 속도가 요구되는 환경에서 너무나 한가롭고 우원(迂遠)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금언이 있으며 대개는 길을 틀린 사람이 걸음을 재촉하는 법이기도 합니다.

근본적 논의가 갖는 의미가 오늘의 상황에서 더욱 더 결정적 의미를 가지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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