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수석대표인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10일 회담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수준의 공단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방적 조치로 문을 닫는 일이 재발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 서 단장은 또 "공단 재개와 관련해서는 일방적 가동 중단 조치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약속과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 남북은 10일 총 5차례 접촉을 진행했으나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양측은 오는 15일 개성공단에서 다시 협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회담 중인 남북 양측 대표단의 모습 ⓒ개성공동취재단 |
그러나 북측은 현 사태와 관련해 최고 존엄 비난 등 근본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단장은 "북측은 우리 측 언론, 군사훈련 등 개성공단 정상가동에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아울러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설비점검 및 정비를 조속히 끝내고 공단 재가동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북측의 근본 문제 제기에 대해 서 단장은 "우리에게도 우리 체제의 최고 존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언론사 논설·해설실장 초청 오찬에서 "(북한은) '존엄'이 어떻다고 하면서 우리가 옮기기도 힘든 말을 하는데, 존엄은 그 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한테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양측이 이날 회담에서 의견 접근을 본 측면은 없었냐는 질문에 서 단장은 "개성공단의 유지·발전에 대해서는 남북이 공통적으로 인식했다"며 "3개월 가동 중단에 대해 앞으로 재가동된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남측이 요구하고 있는 충분하고 확실한 재발방지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 단장은 "그 문제 관련해서는 북측도 기본적으로 검토를 해야할 터이고, 우리 측도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여러 가지 구상을 충분히 설명해 다음 회담에서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남북 양측은 오는 15일 개성공단에서 3차 실무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측이 3차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도 확인했듯이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큰데다 남측이 빨리 합의를 끝내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겠다는 의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일부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3차, 4차 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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