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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염에 속고, 불란서 소금에 홀리고!

[안종주의 '건강 사회'] 소금의 건강학

소금에 절인 갈치 한 토막으로 밥 한 그릇 먹던 시절

소금은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한다. "빛과 소금이 돼라." 인체 세포(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지만)는 생리 활동을 위해 소금이 필요하다. 정확하게는 나트륨이 필요하다. 소금(NaCl)은 나트륨(Na)과 염소(Cl)가 1대1로 결합한 화합물이어서 가장 훌륭한 나트륨 공급원이다. 소금은 물과 공기와 같은 귀중한 존재다. 나트륨 이온은 몸의 체액 균형에 관여한다. 나트륨 이온은 그 자체로 신경계에서 전기 신호로 사용된다.

오랜 옛날에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소금이 화폐와 같은 교환 가치를 지니는 물건으로 여겨질 만큼 중요하고 귀했다. 우리의 식탁에서도 소금은 예부터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생선이나 채소의 부패를 방지하는데도 소금이 요긴하게 쓰였다. 염장 식품, 젓갈 등은 소금을 적절히 사용해 만든 장기 보존 식품이다. 냉장·냉동고가 없던 시절, 식품을 두고두고 먹기 위해서는 조기나 갈치 등을 소금에 절여 짜게 만들어야만 했다. 내륙에서 멀리 떨어진 안동에서 간고등어가 유명세를 떨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40여 년 전 어릴 때 시골 외할머니 댁에 가면 멀리서 왔다고 계란찜과 김구이 염장 갈치 토막을 구워 내놓았다. 어찌나 짠지 자그마한 갈치 끄트머리 한 토막이면 고봉으로 올린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김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이처럼 오랜 세월 짠맛에 길들었다. 특히 기온이 한반도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남도 지방에서는 거의 모든 음식이 짰다.

1960~70년대에도 지금처럼 중풍(뇌졸중)으로 쓰러져 돌아가시는 어른들이 많았다. 할머니는 73살에 중풍으로 쓰러져 반신불수로 3개월 고생하다 운명하셨다. 고모도 환갑에 풍을 맞아 3년을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 당시는 소·돼지고기와 같은 혈관 벽을 구성하는 콜레스테롤 공급원이 되는 지방질 음식을 웬만한 집에서는 거의 먹을 수 없었다.

우리 집과 고모네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국이나 김치, 된장, 간장 등의 음식들은 모두 집에서 만들어 먹었고 매우 짰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혈관 벽이 튼튼하지 못한 상태에서 짜게 먹은 것이 원인이 돼 뇌혈관이 터져(뇌출혈) 중풍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중풍은 뇌혈관 벽이 터지는 것보다는 주로 혈관에 콜레스테롤 등이 혈관 벽에 쌓여(뇌경색) 생기는 것이다.

▲ 소금. ⓒ뉴시스

어릴 때부터 길든 짠맛 습관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습관의 힘은 정말 강하다. 특히 중독이 있는 습관, 예를 들자면 흡연의 수렁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음식은 과학이기도 하고 문화이기도 하지만 습관이기도 하다. 이 음식은 이래서 나쁘다고 하면서도 어릴 때부터 길든 습관 때문에 맵고 짜게 먹는 한국인의 음식 문화는 여전하다.

소금구이를 찾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설렁탕집 같은 곳에 가면 국물의 간도 보지 않고 일단 소금 한 숟가락부터 넣는 사람이 많다. 그러고선 소금 간이 잘 밴 무·배치 김치를 곁들인다. 설렁탕을 잘한다는 집치고 김치 맛이 좋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설렁탕집에 가면 평소보다 먹는 김치의 양도 많다.

요즘은 김에도 고소한 들기름이나 올리브기름을 발라 구운 뒤 가는 소금까지 뿌려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을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이른바 '구이 김'을 잔뜩 사놓고 먹는 가정도 많다. 특히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좋아한다.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 음식인 된장·김치찌개나 육개장뿐만 아니라 자장면, 짬뽕 같은 중국 요리에도 소금은 의외로 많이 들어 있다.

감자 칩을 비롯한 각종 과자류와 라면에 사용하는 수프 등 인스턴트식품에도 소금이 잔뜩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프라이드치킨 등 각종 튀김 음식에도 소금이 듬뿍 들어간다. 술안주도 예외는 아니다. 맵고 짜고 달아야 맥주나 막걸리 등 술을 더 많이 먹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식에서 길든 짠 입맛은 집에서 해 먹는 음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이것이 다시 외식으로 돌고 도는 '짠 음식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가 고쳐야 할 음식 문화의 대표적인 고질병이 바로 짠맛 중독이다. 대한민국은 짠맛 중독 사회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맵고 짜게 먹어야 제대로 먹은 것 같고 그런 음식을 잘하는 식당이 '착한 식당'이 되어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소개된다.

'짠 음식 문화=질병' vs. '싱거운 음식 문화=건강'

이런 짠 음식 문화는 실제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하루 소금 양은 12그램.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보다 2.4배나 높다. 이런 나쁜 음식 문화는 한국인의 건강과 직결된다. '짠 음식 문화=질병'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싱거운 음식 문화=건강'이란 등식도 자연히 성립된다.

최근 급증하는 고혈압, 당뇨와 순환기계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등 때문에 싱겁게 먹자는 운동을 보건 당국이나 의사·영양사 등 전문가 단체가 벌이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이런 운동과 홍보 교육을 벌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짜게 먹는 나라에 속한다. 흔히들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도 엄밀히 따져보면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의 2배가량 된다고 하고 짜게 먹는 사람은 무려 3~4배 이상이나 된다고 하니 더는 문화 타령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과거에는 소금이 귀했지만 현대에 들어와 소금 대량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금 섭취량이 늘고 있다. 그래서 최근 과학자들은 과도한 소금 섭취가 인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염려를 하고 있다. 몇몇 국제보건기구들은 식품 중 소금 섭취량을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서양식에서는 소금 사용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소금 섭취로 인한 건강 위해는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영국은 하루 적정 소금 섭취량을 4그램으로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는 3~3.75그램,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는 이보다 훨씬 낮은 1.15~2.3그램을 권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 선진국 그리고 오세아니아 선진국들은 일일 최대 소금 섭취량을 5.57그램 이하로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소금은 너무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적게 먹어도 탈이다. 심하면 생명까지 잃는다.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마라톤과 같이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나 일을 한 뒤 소금 섭취는 거의 하지 않은 채 물만 잔뜩 먹게 되면 죽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마라톤 대회 중 1년에 한두 차례 생기기도 한다. 물 중독(hyponatremia)이라고 불리는 이런 치명적 현상은 혈청 내 나트륨 이온 농도가 정상보다 매우 낮아 생긴 전해질 교란 때문에 일어난다.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적게 섭취하면 흔히들 '쥐가 난다'고 하는 근육 경련이나 현기증 또는 전해질 교란이 일어나며 이는 신경학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자신의 몸무게 1킬로그램 당 1그램 이상(6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지닌 성인이 한꺼번에 60그램 이상)의 소금을 한꺼번에 먹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소금을 적정량보다 많이 장기간 섭취할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장기간에 걸친 지나친 소금 섭취는 뇌졸중, 심혈관 질환, 고혈압, 심장비대, 부종, 위암 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그 관련성을 낮게 보는 학자들도 있다. 따라서 일부러 고염식을 할 필요는 없고 되도록 적정 소금 섭취를 하는 식습관과 음식 문화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냉장 시스템 발달 등 때문에 요즘 음식은 20~30년 전에 견줘 확실히 싱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과거에 워낙 짜게 먹었기 때문에 여전히 다른 국가, 특히 선진국들 사람보다 짜게 먹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새로운 복병마저 나타나 싱거운 음식 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인의 일그러진 죽염 사랑

그 첫 번째 걸림돌은 죽염이다. 1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대나무통밥, 대나무통술 등 대나무를 사용한 음식과 함께 죽염이 유행병처럼 번졌다. 아직 사회 곳곳에서, 음식에서도 죽염이 각광을 받고 있다. 죽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죽염 치약까지 등장했다. 자연 의학이나 자연주의 열풍이 일면서 심지어 죽염을 간식처럼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부 죽염 판매업자들은 암 치료나 각종 성인병에 죽염이 효험이 있는 것처럼 과장 선전한다. 죽염 애호가들은 업자들의 선전이 의학적 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에 대한 검증 없이 이런 내용을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마구 퍼 나른다. 아래는 그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소금은 많이 먹으면 중금속 등의 독성 물질이 있어 해롭지만, 죽염은 독성 물질을 제거하고 약성(藥性)을 부여한 식품이기에 많이 먹을수록 좋다. 염분 성분은 우리 몸에서 방부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서 혈액 중 염분이 0.8퍼센트를 유지하지 못하면 병이 쉽게 걸린다. 요즘 의사들이 무조건 싱겁게만 먹으라고 하는데 그래서 각종 성인병, 암 등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죽염은 미네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독성이 없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이 학계의 연구에 의하여 속속 밝혀지면서 죽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9회 죽염은 대나무통 속에서 섭씨 1400~1500도 이상의 고열에 아홉 번 굽는 과정에서 소금 속에 함유되어 있던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이 제거되는 반면 우리 몸에 필요한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 망간, 인, 아연, 실리콘, 유황 등이 생성·융합되어 약산성에서 강알칼리성으로 다시 태어나 일반 소금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건강식품이 된다.

몸속의 노폐물을 없애주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죽염만 한 음식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집안의 비상 의약품으로 꼭 챙기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천식, 비염, 목감기, 가래, 기침 등일 때도 죽염이 좋으며, 그 외 위궤양(위염 등 위 질환), 잇몸 질환, 입 냄새, 충치, 당뇨, 고혈압, 암 예방, 피부병(아토피, 여드름), 무좀, 눈병, 숙취 해소 등에 많은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문헌에 의하면 죽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 하지만 저희는 뭐든 적당한 게 좋다고 생각한다.

소금 업자는 소금을 많이 팔수록 좋다. 죽염 업자는 죽염을 많이 팔수록 이득이 남는다. 당신이 소금 업자 혹은 죽염 업자라면 어떤 말을 하겠는가. 소금이나 죽염을 적게 먹으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하겠는가. 돈을 적게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회사를 망하게 하려고 회사를 세우고 상품을 파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이런 장사치들의 상술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른바 배웠다는 지식인층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 아끼던 후배 기자가 암에 걸렸다. 마흔 언저리에 암에 걸렸으니 정말 보기에 안쓰러웠다. 그것도 알고 보니 손을 쓰기가 쉽지 않은 말기 암이었다. 그는 병가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가 요양을 했다. 어느 날 서울에 올라왔기에 신문사 부근으로 불러 점심을 함께했다. "요즘 몸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유황 오리와 죽염을 먹는다"며 나에게 죽염 통을 보여주었다. "야! 그것 소용없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두어 달 뒤 기도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암에 걸리기 전 신문사 안에서도 죽염은 일반 소금과는 확연히 다른, 효능이 있다는 죽염 예찬론을 펴는 기자들이 여럿 있었다.


죽염은 소금일 뿐!

죽염은 대나무에서 몇 번을 구웠던지 주성분이 소금이므로 소금에 지나지 않는다. 그 안에 다른 미네랄이나 유익 성분이 있다고 해도 그 양이 얼마나 되겠는가. 채소나 고기, 생선, 곡류, 과일 등을 통해 얻는 유익 성분이나 미네랄의 양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죽염에 있는 다른 유효 성분이 탐이 난다면 죽염을 하루에 수십 숟가락, 수백 그램씩 매일 먹어야 할 것이다. 죽염은 건강 기능 식품이나 약이 아니라 소금이다. 많이 먹으면 몸에 이상이 반드시 생긴다.

죽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계속 치솟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 특히 자연 의학이나 자연주의에 빠진 사람에게는 죽염이 '숭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소금을 적게 먹으라고 권유하는 의사에 대해서는 양의학의 편견을 가진 관점이라고 매도한다. 아무리 양의학이 발달해도 암이나 고혈압·당뇨 등 생활 습관병은 증가하고 있고 잘 고치지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곁들이면서. 현대 의학이 생활 습관병이나 암을 정복하지 못하는 것과 싱겁게 먹으라고 하는 것 사이에는 인과 관계가 없다.

비싸기만 한 고급 소금 찾는 것은 부자들의 자기 과시

두 번째 걸림돌은 좋은 소금, 즉 고급 소금에 대한 맹신이다. 건강 열풍과 부의 증가에 힘입어 값이 비싸더라도 건강에 좋다는 소금을 먹겠다는 사람을 겨냥한 고급 소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죽염이 그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요즘은 이 밖에도 함초, 뽕, 홍삼, 연잎 등을 함께 넣어 만든 소금이나 과학 상식에 어긋나는 '발효 소금'까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다 안데스 소금,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 제조 소금까지 국내에 들어와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그 가격은 일반 소금보다 100배 내지 500배나 비싸 서민들은 엄두를 못 낼 정도인데도 이를 사가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들 고급 소금이 내세우는 장점은,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함께 끓였기 때문에 불순물을 제거했다거나 곁들인 성분이 몸에 좋다는 것이다. 또 소금을 발효시켰다는, 과학적 측면에서 볼 때 해괴한 선전(발효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일정 염도-20~30퍼센트-이상에서는 미생물이 자랄 수 없다. 따라서 소금에서는 미생물이 자라지 못한다)을 하는데도 정부 당국은 모른 채 하고 있다. 발효 소금은 일반 소금이 1그램당 1원 정도인데 반해 이보다 무려 50배나 비싸 1그램에 50원 정도 한다.

보통 불로 끓인다고 해서 불순물이 제거된다는 논리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만약 소금에 카드뮴이나 납과 같은 중금속이 들어 있다면 이는 다른 특수한 방법으로 제거해야지 단순히 끓이는 것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외국 고급 소금들의 가격도 서민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50그램짜리 일본 구운 소금을 5000원에 팔고 있어 일반 소금보다 100배나 비쌌다. 이런 고급 소금을 통해서 미네랄을 보충하거나 미네랄을 섭취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난센스이다. 만약 1000원짜리 하는 어느 식품에 원가 100원~1000원 하는 유효 성분을 집어 넣고 건강에 좋다며 5만 원 내지 10만 원을 받는다면 당신은 이를 당연히 여기겠는가 아니면 사기라고 분통을 터뜨리겠는가.

또 소금에 함께 들어간 성분들을 섭취하는 데는 함초면 함초, 홍삼이면 홍삼, 뽕이면 뽕 그대로 먹는 것이 훨씬 값싸고 낫다. 이것을 소금에 넣어 먹겠다는 것은 '나는 소금도 당신들보다 100배 비싼 것을 먹는 특별한 사람'임을 과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좋은 소금은 순수 소금 성분이 99.9퍼센트 들어있는 것이다. 만약 여기에 중금속이나 인체에 해로운 불순물이 들어있으면 나쁜 소금이다.

소금으로부터 당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

- 소금을 소금 그 이상으로 보는 태도, 즉 소금에서 대단한 뭔가를 얻겠다는 발상을 버린다.
- 김치를 담글 때 되도록 소금을 적게 사용해 절인다.
- 뜨거운 상태에서는 혀가 짠맛을 덜 느끼므로 찌개나 국의 간을 맞출 때 약간 싱겁다고 느낄 때 소금이나 간장 등을 넣는 것을 중단한다.
- 국이나 찌개는 작은 그릇에 담아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하고 특히 국물을 너무 많이 만들지 않는다. 또 이것들이 없이 식사하는 습관도 기른다.
- 외식할 때, 설렁탕에는 소금을 되도록 넣지 않는 습관을 기르고 고기를 소금 간장에 찍어 먹거나 소금구이를 하는 것을 삼간다.
- 고급 소금이나 죽염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를 약처럼 먹거나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 소금이 많은 과자나 프라이드치킨 등을 사 먹는 것을 되도록 삼가고 소금을 사용하지 않은 것을 택한다.
- 라면, 우동 등의 스프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절반만 넣는 등 지혜를 발휘하고 짬뽕 등 짠 국물이 있는 음식은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하거나 운동 또는 레저를 즐긴다면 중간 중간에 소금을 섭취해주는 것이 건강에 좋다.
- 젓갈이나 염장 식품은 많이 먹는 것을 삼가고 최대한 짜지 않은 것을 고른다. 이런 짠 음식은 밥도둑이라고 해서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유도하기 때문에 매우 나쁘다.
- 술, 특히 맥주나 막걸리 등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실 때에는 짠 안주를 삼간다.
-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발효 식품의 짠맛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므로 저염 간장, 된장, 고추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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