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출범하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이 출발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초대 원장 인사를 놓고 출판계부터 야당 의원까지 'MB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된 인사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출판편집인 이재호(58) 씨의 원장 임명 건으로, 출판계 안팎에서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이재호 씨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했고 <동아일보> 정치부장, 국제부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장과 출판편집인을 맡아 왔다.
출판진흥원은 기존의 간행물윤리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기구로 출판물 수출, 출판 인력 양성, 출판 인프라 구축 등을 맡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영화진흥위원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출판계 10년 숙원'이라 불렸던 이 기구는 그러나 출범 직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원장 임명이 이뤄지지 않아 석연치 않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출판계가 당초 추천한 인사는 최선호 세계사 대표(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 김혜경 푸른숲 대표(한국출판인회의 추천)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아닌 출판계 활동 경력이 미비한 이재호 씨가 임기 3년의 초대 원장으로 발표되자 즉각 논란이 일었다. 18일 인선 발표를 놓고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형두)와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고영은)는 공동 성명을 내고 "출판 문화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 일천한 인사를 임명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도 19일 성명을 내고 "이재호 씨 내정은 절대 안 된다"며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출판진흥원 원년 예산 전액 삭감 등 합법적 수단을 도모하겠다"고 항의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는 22일 회장단 회의를 갖고 이번 인사 철회 요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합의했다. 대책위는 단기적으로는 원장 퇴진 요구를 위해 꾸려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출판인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들은 일단 25일 출범식을 보이콧하고 같은 시간 '출판인 궐기 대회'를 열어 문화부에 항의 의사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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