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6시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 소속 노동자를 비롯한 70여 명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정문 앞에 모여 자유 이용권을 구매한 후, 입고 있던 노조 조끼를 벗고 공원 안으로 입장했다. 이후 이들은 10명 정도의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놀이기구를 즐기고, "당신의 노동에 감사드립니다"란 문구가 적인 소형 현수막을 펼치며 사진을 찍는 시간을 마련했다.
여느 날과 다른 삼엄한 경비가 눈길을 끌었다. 용역·경비들이 이날 오후 일찍부터 공원 전 지역에 배치돼 있었고, 선글라스를 끼고 한쪽 귀에 무전기를 꽂은 중년의 보안 요원이 그룹당 한 명씩 따라붙었다.
경비 여러 명이 넓은 광장에서 현수막을 펼친 채 사진을 찍으려는 조합원을 둘러싸고 방해하는 등 마찰도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에버랜드 측 도발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터라,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행사를 마치기 전 70여 명이 한데 모여 단체 사진을 찍으려 하자, 100명가량의 경비가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며 퇴장을 요구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다른 단체 관광객들은 문제없이 하는 사진 촬영"이라고 반발하며 환불 조치를 요구했다.
삼성노조는 부당한 처우와 사내 권위적 질서를 개선코자 에버랜드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지난 2011년 7월 18일 설립됐다. 이후 지난 2월 1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며,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가 공식 이름이 됐다. 한 계열사에 한정하지 않고 삼성 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노조다.
최근 위장 도급, 불법 파견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간접 고용 노동자들도 지회 집단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한복판에서 "당신의 노동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쳐 보이는 조장희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 부지회장. 20일 오후 경기지부 조합원 70여 명은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이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 바이킹 중간에 '당신의 노동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쳤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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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 귀에 무전기를 꽂은 보안 요원이 현수막 펼침을 저지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삼성노조 연속 기고 |
삼성전자서비스 위장 도급 및 불법 파견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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