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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도 대비하는 '좀비 공격', 당신은?

[프레시안 books] 맥스 브룩스의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21세기 한국의 좀비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의 목소리가 광화문 앞을 가득 메웠던 지난해 11월의 어느 밤, 일단 광화문 앞에서 해산한 집회 참가자들은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FTA 반대를 외쳤다. 경찰들은 게릴라 시위를 이어가는 집회 참석자들을 무선 교신으로 확인해 추적했는데, 이들의 교신 내용을 우연히 듣고 깜짝 놀랐다.

"지금 좀비들이 OO에서 XX로 이동 중입니다."

좀비라니? 집회 참가자들을 좀비라고 부르는 것인가? 보수 우파 성향의 네티즌들이 촛불집회 때부터 그들을 '촛불 좀비'라는 멸칭으로 부르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경찰로부터 직접 듣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하긴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한 촛불집회 당시 집회 참가자들에게 둘러 싸였던 경찰들은 좀비 영화에서 좀비에게 둘러싸인 영화 속 인물과 자신의 경험을 포개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경찰의 물리력을 경험한 집회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경찰들이 방패 든 좀비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경찰의 교신 내용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좀비'라는 단어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 널리 가볍게 쓰이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B급 공포 영화 속에 주로 등장하던 낯선 괴물이 이렇게 사람들의 입에서 널리 사용될 줄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긴 엘프나 드워프, 오크와 같은 단어들도 이렇게 널리 쓰일 줄 누가 알았으랴.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어르신들 생각에는 먹고 사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허무맹랑한 공포 영화의 괴물이나 환상 소설 속의 종족들은, 우선은 영화로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나 게임을 통해 한국 사람들의 의식 속에 이렇게 깊숙이 들어왔다.

부두교의 좀비, 스크린으로

아이티 지역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 사이에서 유행한 부두교는 기독교와 아프리카 토착 종교의 결합으로 탄생한 종교다. 부두교는 부두 인형을 사용한 저주와 함께 죽은 사람을 되살려내는 좀비로 20세기 공포 영화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부두교의 좀비는 알려진 것처럼 '되살아난 시체'는 아니다. 독극물로 뇌가 손상되기는 했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사람이다. 부두교의 주술사가 사람의 뇌를 독극물로 손상시키는 데엔 값싼 노동력을 얻기 위한 이유도 있다. 뇌손상을 입고 지능과 의지가 저하된 사람에게 주술사는 "죽은 시체였던 너를 되살려내었으니 너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노예"라는 최면을 거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 겁줘서 큰 돈 벌어들이던 20세기 영화 제작자들은 부두교의 좀비를 더 적나라하게 은막으로 옮겼다. 말 그대로 진짜 무덤 속에서 되살아난, 그래서 신체의 일부 혹은 전체가 부패하거나 내장이 튀어나온 시체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습격하는 영화를 선보인 것이다. 영화마다 다양한 특징을 지닌 좀비들은 곧 흡혈귀, 늑대인간 등의 전통적인 공포 영화 속 괴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어느새 좀비는 오히려 다른 괴물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다른 괴물들이 절대악, 악마 등 초자연적인 설정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반면 좀비는 점점 과학적으로 그럴듯한 설정들을 얻어나가기 시작했다. 체액이나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질병인 에이즈나 에볼라, 신종플루 등 전염병의 실존하는 공포는 좀비에 대한 공포를 보다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좀비 소재의 작품들은 전통적인 공포물에서 점점 '재난물'로 그 장르가 변화되었다.

진지함을 겉에 두른 유머, 당의정의 반대로서의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맥스 브룩스가 2004년에 출간한(한국어판은 2011년 출간)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펴냄)는 좀비 발생을 '솔라눔 바이러스'라는 과학적 원인에 두고, 좀비가 창궐하는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재난'으로 가정한 가상의 생존 교본이다. '가상'이라고 한정한 이유는 바이러스로 인한 좀비 발생 가능성의 희박함 때문만은 아니다. '솔라눔 바이러스'부터 시작해 작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창작한 소설적 요소들이 상당하다. 때문에 이 저작은 많은 측면에서 여러 생존 교본의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읽을수록 소설다운 본색을 드러낸다.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겸손한 제안>이 아일랜드 기근 해결 정책에 대한 진지한 저작이 아니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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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맥스 브룩스 지음,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펴냄). ⓒ황금가지
'진지한 저작'이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형식과 문체 면에서 실재하는 여러 생존 교본 못지않게 진지한 저작이다. 하지만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생존 교본의 진지함을 가장한 블랙코미디다. <걸리버 여행기>를 비롯한 조너선 스위프트의 저작들처럼 말이다. 아마존에서 이 책은 '문학과 소설(Literature & Fiction)'에서의 순위보다 '유머(Humor)'에서의 순위가 월등하게 높다. 위키피디아도 이 책의 장르를 '유머'로 분류하고 있다.

작가 맥스 브룩스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 책의 장르가 당연히 유머로 분류될 만하다. 맥스 브룩스는 미국 코미디 영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그 이름이 결코 낯설지 않은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인 멜 브룩스의 아들이다.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사회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작가로서의 경력을 갖고 있다. 코미디 작가로서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셈이다.

맥스 브룩스가 구사하는 유머는 코미디언 특히 스탠딩 코미디언들의 그것과 같다. 그중에서도 우스꽝스러운 몸짓이나 말투, 성대모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삶의 팍팍함이나 개인적인 불운과 고뇌를 심각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늘어놓는 쪽이다. 이들의 말과 표정의 진지함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배가 찢어져라 웃는다. 그 진지함 속에 재치와 골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쓴 약에 설탕 옷을 입힌 당의정처럼 가벼운 유머로 무장한 저작이 알고 보니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의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첫맛은 쓰지만 입안에서 그럭저럭 고소해지고 달달해지는 카카오 함량 높은 다크 초콜릿처럼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진지한 어조로 죽음을 희화화하는 블랙 코미디를 구사한다.

처음에는 너무 진지해 이게 코미디인가 싶다. 하지만 인터넷은커녕 PC통신도 낯설던 시절 입에서 입으로 떠돌던 혹은 '깔깔호호 유머집'에서 즐겨 등장하던 식인종 유머를 듣고 웃음을 터트렸던 사람이라면 곧 이 책이 구사하는 블랙 코미디가 유머 감각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역시 식인종 유머처럼 독자도 언제든 좀비의 식사거리로서 생을 마칠 수 있음을 연속적으로 환기시킨다. '이렇게 하면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런 건 선택의 여지도 두지 마라.' '아무 효과도 없다.' '그 어떤 피해에 끄떡도 하지 않는다.' 등등 절망적인 진술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 진술의 대상은 독자들의 상식이다. '좀비가 나타난다면 이렇게 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은 곧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네?'라는 절망으로 바뀐다. 그런데 이 절망의 연속 속에서 폭소까지는 아니지만 묘한 웃음이 안면근육을 간질인다.

뒤집히는 상식 몇 가지를 살펴보자. 좀비 영화 속에서 효과적인 무기로 묘사되는 총기는 오히려 위험한 무기이다. 특히 화력이 좋고 연사속도가 빠를수록 불리하다. 우선 총소리가 좀비들을 불러 모은다. 뇌가 파괴되기 전까지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좀비들에게 화력과 연사속도는 오히려 불리할 뿐이다.

▲ M1 카빈 소총과 마셰티(Machete)가 대표 이미지로 제시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원서 표지. ⓒThree Rivers Press
총기 쪽에서는 명중률이 높은 M1 카빈 소총 같은 반자동소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소규모의 좀비 떼를 만났을 때는 총보다는 차라리 칼날붙이 무기를 추천한다. 좀비의 머리를 단번에 날려버리기에 좋기 때문이다. 고가품으로는 날이 예리하고 튼튼한 일본도가, 저가품으로는 일명 마셰티(Machete)라고 불리는 날이 넓고 무거운 칼이 추천된다. 좀비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는 <서유기>의 사오정이 사용했다는 소림사의 병장기 월아산(月牙鏟, monk spade)을 추천하고 있다. 이 무기는 저자의 후속작 격인 <세계대전Z>(박산호 옮김, 황금가지 펴냄)에서 최고의 무기로 칭송받는 좀비의 전두엽을 절제한다는 의미의 로보토마이저(The Lobotomizer)의 프로토타입이 된다.

피난처로 쉽게 떠오르는 병원은 최악의 장소로 언급된다. 좀비 바이러스인 솔라눔에 감염된 사람들의 증세는 다른 질병으로 오진되기 쉬워 결국 좀비들이 모이는 곳은 병원이 된다는 이유다. "맨 처음 발생한 좀비 떼는 대개(경우에 따라 90퍼센트가) 의료진이거나 시신 관리 인력"일 정도고 좀비 사태의 진원지는 늘 병원인 것이다. 경찰서는 패닉에 빠진 살아있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위험하고 물자가 풍부해보여서 적당한 피난처로 생각하기 쉬운 대형 마트는 입구의 취약함, 유리창으로 된 쇼윈도의 취약함 때문에 위험하다. 차라리 가족이 운영하는 소규모 상점을 추천하고 있다. 이동 수단에서도 소리가 많이 나고 연료에 의지하는 자동차는 권장 대상이 아니다. 특히 버스나 트럭은 연비가 낮고 속도나 기동성 및 험지 주행 능력에 한계가 있어 최악으로 분류된다.

▲ '로보토마이저' 이미지 ⓒAdam Miller

이렇듯 책은 우리의 어설픈 상식들은 좀비의 목구멍으로 더 빨리 들어가는데 도움을 줄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죽음과 절망을 권태롭게 설파한다. "에헤~ 잘 모르시는 소리. 그러면 죽어! 이 양반아." 또는 "거봐 내 뭐랬어. 그러면 죽는다니깐?" 같은 뉘앙스로.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비꼬는, 관료제의 경직성에 따른 절망과 파국과도 같은 맥락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상식의 전복은 그저 웃기려는 목적으로 꼼꼼하게 기술된 것은 아니다. 웃음은 이 교본이 제시하는 좀비 대응책이 말이 된다는 탄탄한 전제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미래에 출현할 진짜 좀비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심스럽지만 적어도 이 책 속에 묘사된 좀비들로부터 살아남는 데는 도움이 될 만큼 말이 된다. (물론 이 책과 달리 미래에 출현할 좀비가 달릴 수 있거나 지능이 이 책의 좀비보다 조금만 높아도 이 책은 무용지물이 되겠지만….) 그래서 만약 한국에서 좀비가 창궐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대로 해볼 생각이다. 우선 예비군 관련 부대의 무기고에 장작더미처럼 쌓여있는 M1 카빈 소총을 어떻게든 확보할 것이며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1층 계단은 소파나 장롱 같은 크고 무거운 가구로 막아버릴 것이다. (맥스 브룩스 책의 좀비는 점프를 하거나 수직으로 된 벽을 기어오를 정도로 활동성이 좋지는 않다.)

요약하자면, 재난 발생 시 생존 교본으로서의 유용성 측면에서 이 책은 그 내용의 정확성을 떠나 재난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려해보는 사고 방식을 제시해주는 참고 도서로서는 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거 웃기려고 쓴 엉터리구만!"하며 치우지 말고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도 어쩌면 필요할 수 있겠지. 인간사 세상사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니"라는 불안감과 열린 마음을 함께 갖고 읽을 것을 권한다.

책의 후반부인 '기록에 남은 좀비 공격 사례'는 작가의 소설적 창작, 즉 구라의 절정으로 이 책이 진지한 교본으로 오해될 수 있는 최소한의 싹마저 제거해버린다. 이미 중반부부터 "1893년 프랑스령 북아프리카에서 프랑스 외인부대가 3년 동안 좀비들의 포위를 견디고 살아남았다는 기록이 있다"는 식으로 힌트를 흘리더니 '기록에 남은 좀비 공격 사례'에서는 기원전 6만 년경 중앙아프리카부터 세계 각지에서 현재까지 좀비의 습격으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했음을 설파하고 있다. 좀비 대응책에서도 실제 교본을 꼼꼼히 반영했듯 좀비 습격 사(史)에서도 실제 역사나 세계 각국의 문화를 충실히 반영하여,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서고 있다. 과학 소설(SF)의 한 장르인 대체 역사 소설(Alternative History)을 떠올리게 하는 수준이다.

우선 한국 독자 입장에서 조사 많이 하고 썼구나 싶은 부분을 꼽아본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태평양의 한 섬에서 고초 끝에 포획한 좀비 개체를 결국 일본 관동군 지배하의 만주국 하얼빈에서 연합군을 대상으로 사용할 생체 무기로 개발하려고 했다는 기록이다. 일제 관동군 소속 731 부대가 저지른 끔찍한 생체 실험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좀비를 외삽한 이 기록의 형식을 가장한 소설은 작가의 후속작인 <세계대전Z>에서 물 만난 고기 처럼 그 소설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폭발시킨다. 이 작품은 좀비들이 전 세계를 지배할 뻔했던, 그래서 좀비를 상대로 벌인 세계대전이라는 의미에서 세계대전Z(World War Zombie)라 불린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당시의 고초를 회고하는,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와 함께 읽으면 그 재미가 두 배 이상인 소설이다.

<세계대전Z>에서는 한국과 북한에 발생한 좀비 공격을 국정원 요원의 증언을 통해 소개한다.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들의 대처 사례를 따라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활약과 더불어) 그럭저럭 좀비 공격을 극복하지만 북한의 경우 국제 사회로부터의 고립, 정부의 엄격한 통제, 미국의 폭격을 상정해 구축된 깊숙한 지하벙커 등이 악재로 작용한다. 좀비가 발생하자 인구 전체인 2300만 명 모두가 지하벙커로 피난을 간 뒤 소식이 끊긴 것이다. 사람들은 북한의 지하벙커에 거대한 좀비 왕국이 세워졌을 것이라 추정한다.

이렇듯 세계 각국의 정치와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그 것을 재료로 삼아 행간 곳곳에 풀어놓은 풍자를 읽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좀비의 창궐 덕에 정치적 소수들이 헤게모니를 쥐게 되어 더 좋은 혹은 더 나쁜 상황이 되었다는 탁월한 블랙 코미디의 연속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가 맥스 브룩스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작가를 맡았던 경력(2001~2003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후속작 <세계대전Z>까지 끌어들여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와 맥스 브룩스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으니 리뷰 아래 이어질 댓글을 예상하며 두 저작과 맥스 브룩스의 한계를 부록처럼 몇 가지 언급한다. 우선 작가가 저작에서 설파하는 세계 각국의 정치 및 군사에 대한 지식과 그 것에 기반하여 작가가 풀어낸 좀비 사태 이후 정세 변화는 당연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모두 탁월하구나! 하고 칭찬할 부분만 있는 것만은 아니다. 동아시아 특히 한국인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의 일본 문화에 대한 지나친 경외가 거슬릴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무라이나 닌자가 너무나 신화화되어있다. (일각에서는 사무라이나 닌자를 일본 서브컬처에서 무적인양 다루는 것을 비꼬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밖에도 작중 언급된 해당 문화권이나 국가의 국민 입장에서는 엉터리라고 느껴질 부분들이 종종 있다. 그러니 독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이 저작들의 그것과 교차 검증해보거나 작중에 언급되는 것들을 더 객관적으로 조사해보는 것도 교양 함양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견 쓸데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가정을 진지하게 해보는 그 자세는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 인간사, 세상사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해당 분야들의 전문가들도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워낙 헛발질들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좀비 사태로 한정하자면 미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식 블로그에서 좀비 아포칼립스 역시 자신들이 대비할 수 있는 종류의 비상사태라고 밝힌 바 있다. (☞바로 가기 : Preparedness 101: Zombie Apocalypse) 영국의 브리스톨 시 당국도 '좀비 공격'에 대비한 비상 대책안을 입안했다. (☞바로 가기 : When zombies attack! Bristol city council ready for undead) 그러니 맥스 브룩스의 좀비 관련 저작들이 무척 소중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미래가 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셈이다. 그런 미래 역시 염두에 두고 우선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부터 읽어볼 것을 권한다. 평생 진짜 좀비 볼 일 없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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