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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희망 전철'이다! 15일 두물머리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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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희망 전철'이다! 15일 두물머리에서는…

[초록發光] 힘내라 '팔당스탁'!

이안이 영화로 만들기도 한 <테이킹 우드스탁>은 엘리엇 타이버가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겪은 파란만장한 일화들을 담고 있는 자전적 소설이다.

제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제퍼슨 에어플레인 등 쟁쟁한 뮤지션이 출연하기도 했지만, 우드스탁은 평화와 우애의 음악 공동체라는 문화 현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후 유사한 페스티벌이 도처에서 열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우드스탁이 처음부터 그런 결과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는 히피도 아니었고 음악에 대해 큰 조애가 있었던 것도 아닌 모텔 집 아들 타이버가 뭔가 돈이 되는 행사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옆 마을에서 취소된 음악 행사를 자신의 마을로 끌어들인 것이 시작이다. 여차여차 목장을 빌리고 돈을 융통하여 "3일 동안의 평화와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내니, 뉴욕 주 설리번 카운티의 농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꽉 막히도록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그냥 사람들이 몰려든 게 아니라 음악인, 마약에 취한 이들, 동성애자들, 아나키스트 집단들(물론 이러한 집단들은 서로 겹치지만)이 모여 온갖 소동을 만들어내고, 타이버는 난생 처음 겪는 엄청난 일들을 해결해내느라 정신이 없다. 조용한 동네에 성가신 일이 생길까 간섭하기 시작하는 마을 유지들, 역시 이런 일은 처음 보는 시골 경찰들이 1969년 8월 15일부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축제의 일원이 된다.

대체 어찌되고 있나 하고 언덕을 올라가 본 타이버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음을 발견한다. 40만 명인지 50만 명인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 속에서, 먹을 것도 자고 배설할 곳도 태부족한 상황 속에서 사랑의 제전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드스탁 네이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지금 여기서도 '팔당스탁'이 준비되고 있다. 50만 명을 수용하기에는 약간 비좁을 것이라는 단 한 가지 문제 말고는 모든 것이 우드스탁의 재연을 위해 거의 완벽하게 갖춰지는 중이다. 제목은 "두물머리가 외치는 4대강, 死大江의 노래-두물머리 강변가요제, 우리는 강이다"로 정해졌다.

너무도 아파 울고 싶은 아니 이미 울고 있지만 소리를 내지 못하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대신하여 뮤지션들이 노래한다.

구남과라이딩스텔라, 꿈에카메라를가져올걸, 파블로프, 쾅프로그램, 야마가타트윅스터, 무키무키만만수, 중간의밴드, 천의사십, 해원, 이발사와이상순, 악어들, 엄보컬김선수, 쏭의빅밴드, 멍구밴드, 아폴로18, 노리스펙트포뷰티, 푼돈들, 바리케이트톨게이트, 한동준 등 30여 개의 팀과 개인이 나온다. 이름이 재미있거나 알 만한 출연진만 소개해 본 것인데 팀을 다 알고 올 필요도 없고 어차피 다 아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들이 이 '빡센' 행사에 저렴한 출연료를 감수하고 함께 하기로 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물론 이들 중 적잖은 이들은 홍익대학교 앞 두리반과 명동 마리, 용산 참사의 현장에서 함께 '달렸던' 쌈마이 뮤지션들이다.

▲ 두물머리 강변 가요제 '우리는 강이다' 포스터. ⓒ프레시안
행사장은 중앙선 양수역에서 내려 쭉 걸어내려가면 두물머리 끝에 있는 느티나무 앞, 다리 아래로 쪼르르 따라가면 있는 팔당 유기농 비닐하우스 근처 등인데 어차피 행사는 여기저기서 중구난방으로 펼쳐질 것이다. 무대는 4대강 포기 배추 스테이지, 불복종 감자 스테이지, 장터 스테이지 등 3개로 꾸며지고 막걸리 한잔 걸칠 수 있는 장터랑 기묘한 것들을 팔지도 모를 벼룩시장도 곁들여진다고 한다.

우드스탁의 분위기에 근접해야 하기 때문에 참가자 개인 준비도 필요하다. 악천후는 아닐지라도 한가을 저녁 날씨가 쌀쌀할 것이므로 두툼한 옷과 돗자리, 텐트, 식량, 개인 컵, (한국의 법 제도를 감안하여) 마약 대신 소주 등을 준비하는 것이 후회 없는 지혜가 될 것이다.

그런데 대체 이 행사는 왜 하는 것인가? 4대강 사업의 왁자지껄 휘황한 준공식이 예정되어 있지만, 팔당 유기농 단지의 4대강 사업 공정률은 여전히 0퍼센트다. 물을 오염시키지 않고 수변과 함께 호흡하는 유기농을 일궈온 팔당 농민들의 완강한 투쟁 덕분이다. 지금도 농민들의 간절한 현수막이 펄럭이고 천주교 미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 남은 농가는 겨우 네 가구, 그나마 연대하는 환경 단체와 시민들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유기농 대회가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 경기도는 계고장을 보내 10월 5일까지 비닐하우스 시설물을 철거하고, 이후 강제 집행에 나설 것임을 밝힌 상황이다. 팔당 유기농 단지를 밀어내고 무슨 공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설계도 제대로 내밀지 않은 채, 4대강 사업의 마지막 걸림돌을 파내겠다는 공세다. 이대로 측량 깃발이 꽂히고 실선이 그어지면 팔당 농민들이 만든 농지 보존과 친환경 농업 지속을 위한 공간 계획의 청사진도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이 모든 절박함과 안타까움을 담아, 두물머리 강변 가요제는 참으로 무모하게 기획되었다. 그럼에도, 강변 가요제 참여는 4대강 사업 완공과 두물머리 철거 강제 집행 이전에 마지막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대중 투쟁이자 대동 놀이다. 팔당스탁의 성사는 어차피, 조만간,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 4대강의 생명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승용차를 끌고 왔다간 더 고생할 것이므로, 양수역으로 가는 희망 전철에 같이 오르자.

가장 중요한 정보, 행사 날짜는 10월 15일(토) 오후 1시부터 밤까지다. 다음으로 중요한 이야기는 행사 재정이 아직도 엄청 딸린다는 것인데, 사전 예매를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매 방법을 포함하여 가요제 프로그램과 출연진에 대한 더욱 자세한 해설은 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바로 가기 : 팔당스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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