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靑 수석 "국정원 사건 수사, 검찰에 긍지 느낀다"

"사정기관 독립, DJ·盧도 못 따라갈 정도로 할 것"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민주당 의원들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국정원 사건 수사 개입 문제를 놓고 만나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신경민 최고위원과 박범계 의원은 7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혐의 적용과 구속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황 장관과 아울러 청와대의 수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수석은 '청와대 수사 불개입' 원칙을 강조하며 맞섰다.

이 수석은 민주당이 제기한 청와대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전 검찰총장을 임명했고, 그 검찰이 이명박 정부 사람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이라며 "새정부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객관적인 수사할 수 있을까 하는 정도이며, 오히려 긍지를 느낀다"라고 밝혔다고 신 최고위원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수석은 이어 "청와대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조율하는 선례 남기면 앞으로 사안마다 청와대를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검찰을) 통제하려했다면 총장 임명부터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 등이 "황 장관의 수사 개입이 청와대의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 수석은 "청와대가 이전처럼 관여하면 말도 안 된다. 국정원과 경찰청 압수수색이 과거에 있었느냐"며 "장관도 삼고초려를 했고 욕심 없는 분"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수사는 검찰이 하고 청와대는 수사하지 않는다, 기소는 검찰이 하고 청와대는 기소하지 않는다, 우리(청와대)는 분명히 이 원칙을 지킨다"면서 "사정기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DJ(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못 따라갈 정도로 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신 최고위원은 면담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이 모든 것이 황 장관이 온 몸을 던져 병목을 잡고 있는 상황인데, 수사지휘권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사지휘권은 서면으로 해야 하는데 '지도'라는 표현을 써서 편법으로 하는 건 잘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면담은 신 최고위원이 이 수석에 면담을 요청해 30여분 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