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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님, 라면 값 아세요?"

안철수 '정책 간담회', "민생 문제 해결이 목적"

6월 임시 국회 최대 관건이 남양유업 사태로부터 촉발된 '갑을 문제'로 떠오르면서, 야권의 큰 축인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간 경제민주화 의제 경쟁도 주목받고 있다. '후발주자'인 안 의원은 임시 국회 첫날인 3일, '을(乙)'들의 사연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민주당에 대해 본격적인 맞대응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입성 40여 일만에 처음으로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 함께 "민생 난제의 생생한 현실을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듣겠습니다"는 주제로 국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두 의원은 참여연대 '전국 을(乙)살리기 비대위'와 함께 농심특약점대리점협의회,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대표 등 각 영역의 점주들을 초청해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한 공정한 시장 경쟁질서 확립,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활성화 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지난 (재보궐) 선거과정에서 만약 당선이 된다면, 의정활동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서민과 중산층을 먼저 생각하고 경제민주화와 일자리를 먼저 생각하겠다고 말씀 드렸다"면서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안 의원 측이 '갑을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 청취에 나선 것은 김한길 체제 출범 이후 '을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견제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은 민주당과의 경쟁이 아니냐는 시선을 강하게 부인했다.

송 의원은 민주당과 의제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그런 해석은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만 부추길 뿐이고, 실제로 풀어야할 민생문제를 푸는 것에 힘을 집중하는 데 장애가 된다"며 "이 자리는 민생문제 해결이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굳이 이 간담회의 목적을 말하자면 야당은 물론이고, 정부와 여당이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여해달라는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여야의 태도를 꼬집었다. 특히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기 현수막을 동원해 경제민주화 적임자로 내세우는 데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송의원은 "플래카드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기업의 규제를 완화해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라며 "갑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강화돼야 하는데 절반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 입장으로 입법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이 내건 현수막 문구이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입법 몇 가지 사례를 갖고 그것이 국회에서 의원들이 노력해서 통과됐다고 자위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현수막 문구인 '경제민주화 1호 법안 통과, 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 민주당이 해냈습니다'를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이 자리를 만든 것은, 단 두 사람의 의원이 시작하지만, 민생 절대다수의 생활과는 상관없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민생의 문제를 집중해서 해결해주는 자리를 만들고 해법을 찾아나가는 데 앞으로 과제가 있지 않은가 싶다"고 밝혔다.

"저희들의 피와 눈물… 이제는 아셔야 한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격정적인 톤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농심특약점협의회 김진택 대표는 두 의원에게 농심 라면 봉지를 보여주면서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두 의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그는 "이제는 아셔야 한다. 국회에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한 박스에) 2만 3012원에 사서 2만 1000원에 판다. 장사꾼인데 이런 미친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의 피와 눈물이 들어있다는 걸 아시고 드셔달라"며 두 의원에게 라면 박스를 건넸다.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이창섭 회장은 '을'에 대한 보호와 아울러 '갑'에 대한 규제를 호소했다. 이 회장은 "최근 국회에 이런 자리 여러 번 왔다. 그때 제가 국회에 와서 정치인들한테 들은 말은 항상 '을을 보호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우리를 아프게 하는 이들을 누가 감시할 것인가, 어떻게 질책할 것인가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갑'에 대한 규제를 호소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방경수 회장은 편의점주들의 잇단 자살을 언급하며 "편의점주 어려우니 무조건 잘 살게 해달라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경제 정의"라며 "불공정이 해소되면 점주들은 더 이상 자살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 회장은 안 의원의 '새정치'에 대해 "저는 나름대로 새정치라는 것이 정의를 구현하는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존경한다"며 안 의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피해 점주들의 사례를 경청한 뒤 안 의원은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갖는 좋은 계기 된 것 같다"며 "정치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예산 확보 등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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