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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성공단 폐쇄 불사…"우리가 핫바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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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성공단 폐쇄 불사…"우리가 핫바지냐"

"남북평화 상징 의미 상실, 공단 입주 기업인들만의 정부 아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개성공단을 이런 식으로 흔들고 나오면 남북평화의 상징으로서의 개성공단의 의미도 상실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의 폐쇄 가능성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돼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류 장관은 2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이 시간이 지나면 공단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 기업인들에게는 시간이 문제겠지만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이지, 개성공단 기업인들만의 정부가 아니"라면서 "개성공단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이런 식으로 흔들고 나오게 되면 그 의미는 상실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한이 같이 만든 사업에 대해서는 같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느 한 쪽이 노력을 기울여서 하는 것은 아니"라며 북한이 실무회담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 ⓒ뉴시스

류 장관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신기루를 쫓아가는 것"이라며 북한이 실무회담에 응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는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의 실무회담 제의를 받지 않으면 더 이상 상황의 진전이 없다고 받아들이면 되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류 장관은 "(북한은) 문제가 벌어진 전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데로 끌고 들어와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과거에 북한이 늘 해오던 행태"라면서 "하지만 박근혜정부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류 장관은 개성공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현 사태를 정직하게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벌이고 있는 잘못된 행태와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서로 오고갔던 말들에 대해 조금 더 정직하게 보고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남북관계를 푸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류 장관의 발언이 북한의 변화가 없이는 실무회담도 없고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조치도 없다고 해석될 수 있어 자칫 개성공단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질 전망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는 기업들은 설비를 비롯한 물품 거래 등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마지노선을 이달 말로 보고 있다.

앞서 류 장관은 이날 한반도경제포럼 조찬 강연에서도 북한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 북한이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수를 쓰고 있다면서 "우리를 핫바지로 보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류 장관은 자신이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마중물'이라는 말을 한 바로 다음날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것은 마치 속된말로 '통일부 엿먹어라'고, 꼭 그렇게 하진 않았겠지만 그런 식의 태도를 보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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