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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속에서 가장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직업은?

[공작의 꼬리 경쟁·4] 경제학자가 가장 이기적이다

경제학자가 가장 이기적이다

인간이 이기심은 타고나는 유전적인 것인가 아니면 환경이나 교육의 영향을 통하여 변화하는 것인가? 어느 사회에서 경제 논리를 강조하여, 사회가 더 경쟁적으로 되어야 하며, 이기적 행위가 필요한 것이고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좋은 것이라고 교육 받으면, 사람들은 더 이기적으로 될 것인가?

이기적이기도 이타적이기도

인간의 행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유전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환경 또한 중요하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이기적이 되기도 하고 이타적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자신을 사랑으로 잘 대해주는 사람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사랑으로, 그리고 자신을 미움이나 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또 그에 상응하는 마음으로 대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사람들은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한다. 그 이유는 어머니가 잘나거나 돈이 많아서는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은, 혈육이라는 이유 이상으로, 어머니로부터 받은 진정한 사랑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사회관계도 상호 작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친구가 잘 해주고 진심으로 도와주면, 우리도 그렇게 상대를 대할 것이다. 그러나 친구가 계산만 하고 이익만 차리려 한다면, 또한 함께 계산하고 손해 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경쟁 역시 마찬가지여서 경쟁이 강화되면 될수록 그에 상응하여 대응할 것이다. 우리의 본성이 이기적이며, 야생의 세계를 경쟁으로만 해석하고, 우리 사회 또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효율과 경제 발전에 좋다고 하면서 경쟁을 강요한다. 문제는 경쟁 논리의 강화가 우리를 더욱 경쟁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한 인간으로서 교류의 대상으로 대우하지 않고 반대로 이겨야 하는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면, 우리 자신 역시 주위 사람을 그렇게 여기게 될 것이다. 경쟁이 팽배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이란 승리를 위한 도구가 될 뿐이다. 상대가 자신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빠르게 계산해야 한다. 각박한 경쟁 사회에서 득실에 대한 계산 없이, 한 인간을 인간으로서 알게 되고 교류를 한다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 인간의 이기심을 경제 행위의 필수조건으로 찬양한 버나드 맨더밀(1670~1733년)은 오늘날 경제학자의 원형이다. ⓒ프레시안
시장주의자들은 인간의 이기적 동기를 강조한다. 각 개인이 갖는 이기적 동기를 바탕으로 한 경제 행위들이 시장에서 경쟁을 하게 되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을 개별적 고립된 이기적 주체로 파악하는 것은 주류 경제학의 출발점이 된다. 여기서는 단지 그러한 경제학 교육이 인간 행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재미있는 연구 조사를 보도록 하자.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이기적으로 행동한다고 한다. 인간을 이기심으로 파악하고, 그 관계를 경쟁으로 규정짓는 논리가 만연될수록 사람도 그렇게 변해 간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과 죄수의 딜레마 게임

아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 상황에서 경제학 전공자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어떻게 행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다.

당신이 상대와 공동 작업을 한다고 가정하자. 각자는 "협조적(cooperate)" 행위와 "이기적(이탈 선택(defect))" 행위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에 따른 결과는 아래 표가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상대가 협조하는 선택을 한다고 하자. 이때 당신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보수는 3으로 최대가 되고, 협조하면 보수는 2가 된다. 이 경우에 이기적인 선택이 더 높은 보수를 얻는다(3이라는 최대 보수는 자신은 일하지 않고 상대가 열심히 일하여 얻는 결과로부터 얻는 만족도로 볼 수 있다).

이제 상대가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고 하자. 그러면 당신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당신의 보수는 1이 되고, 협조하면 당신의 보수는 0이 된다. 이 경우 역시 이기적 선택이 협조하는 선택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다. 물론 그 이성적인 똑똑한(?) 선택은 협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 이론에서 이성적 행위자는 이기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주목할 점은 이기적 행위는 개인에게 이익이 되지만, 전체에는 해가 된다는 거다.

그래서 둘 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1, 1)을 얻어 둘 다 협조적 행위의 결과인 (2, 2)보다 열등한 결과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똑똑한 행위가 집단 행위로는 바보의 선택이 되고 만다. 왜냐하면 이 게임에서는 이기적인 똑똑한(?) 선택을 하는 집단이 그 반대의 협조적 집단보다 열등한 결과를 얻게 되니까.


이 경우에 경제학 전공한 사람들은 경제학에서 가르치듯이 이기적(이성적)으로 행동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경제학자들은 약 60%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약 40 정도만이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결국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최대의 이익을 제공해주는 선택을 하지만, 집단적으로는 열등한 결과를 초래한다. 여기서는 개인적 이익을 위한 행위들이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지 않는다.

▲ 경제학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의 행동 비율. ⓒ프레시안

경제학을 배운 사람들이 협동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 경제학자들이 기부에 있어서 얼마나 인색한지를 밝히는 다음의 설문 결과를 보자. 아래 그림은 대학 교수 1245명의 자선 단체에 얼마나 기부를 하는지에 대한 설문 결과이다. 응답한 교수들 가운데 기부를 전혀 하지 않는 교수들을 분야 별로 분류하였다. 경제학 교수들이 가장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대학 교수들의 자선 기부를 전혀 하지 않는 비율. ⓒ프레시안

이기적 인간의 가정으로부터 출발해서,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행위들이 성장의 원동력이기에 이기심은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가르치는 경제학자들의 선택이 어떠한지 우리는 보았다. 그들은 그러한 논리를 배우고 가르칠 뿐만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더욱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뿐만이 아니라 경제학을 수강하는 학생들에 대한 연구 역시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경제학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해 보면 기부를 적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강 효과이다. 타과 학생으로서 경제학 강의를 들은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경제학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더욱 이기적으로 된다. 즉 경제학을 수강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해 기부를 적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기적 행위나 경쟁 논리가 강화되는 사회에서는 우리 자신이 그에 적응하여 더욱 더 이기적이고 경쟁적으로 변해간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그리고 교수들이 학습 효과에 따라 더욱 이기적이 되며 협동하지 않게 되듯이, 한 사회도 마찬가지로 경쟁과 이기적 행위가 장려되면 구성원들 역시 더욱 경쟁적이고 이기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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