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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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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디

[한윤수의 '오랑캐꽃']<331>

외국인이 하는 일은 쉬운 게 없다.

그들은
힘들거나(Difficult),
더럽거나(Dirty),
위험한(Dangerous),
삼디(3D) 업종에서 일한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힘들기 때문에 간혹 근무지를 이탈하는 일이 생긴다.

미얀마 노동자 카인(가명)은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서 딱 7일 일하고 근무지를 이탈했다.
왜?
허리가 아픈데 무거운 재료를 드느라 너무나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탈을 하다니!
난 카인을 야단쳤다.
"힘들다고 그만 둬? 나 같으면 당장 이탈 신고했어."
지나가던 직원도 거들었다.
"나 같아도 신고했다!"

외국인이 이탈하면 회사는 손해가 막심하다.
첫째, 외국인을 데려올 때 들어간 비용 손해!
둘째, 외국인 정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다른 외국인을 쓸 수 없어서 또 손해!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은 화가 나서 펄펄 뛰었다.
"그놈 때문에 일도 못하고. 세상에 7일 만에 그만두는 그런 싸가지가 어디 있습니까?"
"화도 나시겠네요."
"더군다나 너 때문에 손해가 얼마나 난지 아냐고 했더니, 손해 얼마 났냐네요. 지놈이 물어준다고!"
"쯧쯔, 건방지기까지!"
"속이 뒤집어진다니까요. 내가 돈 때문에 이럽니까? 어처구니가 없어서!"
대화를 계속해나가는 동안 사장님은 점점 평정심을 찾아갔다.
결국 합의가 되었다.
카인을 데려올 때 든 비용 약간을 갚아주면 그를 풀어주기로.

나는 카인을 불러 두 가지 주의할 점을 알려주었다.
"한국 일 쉽지 않아요. 쉬우면 한국 사람이 하지, 왜 외국인을 시키겠어요? 당신들이 하는 일은 전부 다 삼디예요, 삼디! 알아요?"
"예."
"그러니 어디 가도 힘들 테니까 각오를 단단히 해야 돼요. 알았어요?"
"예."
"둘째, 이번 직장은 꼭 미얀마 사람들이 있는 데로 가요. 그래야 버틸 수 있으니까. 알았어요?"
"예."

대답은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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