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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304>

대전교도소에서 전화가 왔다.
"타마오(가명) 아시죠?"
"예."
교도관은 꼬치꼬치 물었다.
"타마오가 월급 못 받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사실이 아닙니다. 월급 다 받았어요."
나는 전후관계를 소상히 알려주었고 교도관은 고맙다며 전화를 끊었다.

사실 나는 타마오란 이름만 들었지, 실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아느냐? 그의 형을 통해서 아는 것이다.
이야기는 꼭 이렇게 된 것이다.

타마오가 오토바이를 몰다가 사람을 치었다. 무면허에 무보험에 무등록에 음주운전에 과실치상으로 징역 9개월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이게 사건의 발단이다.

그 다음은 아래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1. 타마오가 "나 좀 살려줘요."하고 태국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2. 태국의 어머니가 "걔 좀 구해줘라."하고 타마오의 (사촌)형에게 부탁했다.
3. 형은 나를 찾아와 "걔 좀 빼내줘요."하고 부탁했다.
4. 내가 "빼낼 수 없다."고 하자 형은 밀린 월급 8개월치라도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5. 나는 임금체불 건으로 노동부에 진정했다.
6. 노동부에 출석한 회사담당자는 타마오의 월급이 다 지급되었다고 주장했다.
7. 내가 형 그리고 회사담당자와 함께 자동차등록소와 외환은행에 가서 확인해본 결과, 타마오의 월급이 *벌금 및 합의금으로 한 푼도 남김없이 다 쓰여졌다는 게 밝혀졌다.
8. 형은 모든 사정을 이해하고 돌아갔다.
그는 형 노릇 했다. 동생을 위해 두 달 동안이나 쫓아다녔으니까.

상황은 이때 끝난 거다.
그런데도 오늘 대전에서 전화가 온 것은 "돈 받을 게 없다."는 형의 말을 동생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믿을 것이다.
발안 센터도 똑같이 말하니까.

*벌금 및 합의금 : 벌금만 해도 450만원이므로 합의금까지 플러스하면 타마오는 받을 게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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