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軍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돌연 사라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軍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돌연 사라져

야당 여성 정치인 김일성과 뽀뽀하는 만화 등 400여 건 삭제

국방장관 직속 부대인 사이버사령부가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정치적인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되며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올렸던 500건에 가까운 게시물이 삭제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전날 진상 조사를 지시했지만, 증거 삭제에 해당하는 삭제 행위가 이뤄지면서 국방부 차원의 진상 조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14일 밤부터 15일 사이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에 작성했던 정치 관련 게시물이 최소 488건 이상 삭제됐다. 신문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이용자 '광무제'(@coogi11***)와 'zlrun'(@ekf***) 등의 계정에서는 종북 논란 관련 글 등 100여 건의 게시물이 사라졌다.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새로이 밝혀진 아이디 '고구려'(hungsig2***)의 블로그에서는 야당 비난 글 등 535건의 게시물 가운데 388건이 삭제됐다. 신문은 '고구려'가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고구려' 블로그에서 삭제된 글 가운데에는 지난해 탈북자 비하 논란을 빚었던 민주당 임수경 의원의 방북 전력을 비난하는 만화가 있다. 만화는 임 의원이 고(故)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과 입맞추는 장면, 임 의원이 수갑을 차고 수감되는 장면, 당시 논란이 됐던 임 의원의 "변절자 ×끼" 등 발언을 담고 있다.

또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을 '민족 반역자'라고 비판했던 민주당 김광진 의원을 정신이상자에 비겨, 간호원이 "국회에 이런 ××놈이 있다니. 꽉 잡아, 주사 놓게"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려진 만화도 삭제된 게시물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물이 삭제된 것은, 이들의 '사이버 정치활동'이 개인 차원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국방부의 해명과 맞물려 국방부 자체 진상조사의 공신력을 의심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김관진 장관이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 이 부분(댓글 의혹)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법무관리관과 조사본부장을 불러서 합동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도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서 사이버사령부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것을 4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된다는 것도 강조했다"고 하는 등 조사 결과에 대한 예단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방조사본부에 '가이드 라인'을 준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올 수 있다.

사이버사령부도 "조직적 차원의 정치 개입 사실은 절대 없다"며 미리부터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육군 준장)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방부와 감찰이 합동수사 중이어서 아직 사실로 확인된 게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옥 사령관은 국감장에서 "사령관직을 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때는 바로 이(국감) 자리"라거나 "질의 내용에는 언론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내용이 많다"며 국회의 국정감사권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보여, 야당 의원들의 반발은 물론 새누리당 소속 유승민 국방위원장으로부터도 주의를 받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