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8일 국빈 숙소가 위치한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구본무 LG 회장 등 방중 경제사절단 71명과 아침을 함께 들며, 지난 20년 간의 한중 경제협력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새로운 대중 진출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 달라"며 사막화 방지, 교육 지원 등 중국 진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했다. 단기적 이익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중국은 우리 기업인들에게 저임금에 기반한 생산기지로서의 의미가 컸다. 하지만 지금의 교역 방식은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중산층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품, 첨단제품 중심으로 중국의 새로운 내수 소비재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을 고려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은 역시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 축사를 하고 포럼 참가자들의 발표를 청취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양국 간의 경제 협력 성과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서로 간의 내수시장 진출을 강화해 안정적 교역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난 20년 양국 경제협력을 무역과 투자가 이끌어 왔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과 같은 '창조경제'가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기업인 여러분께서도 '중국의 꿈(中國夢)'을 함께 이뤄갈 한국의 좋은 동반자를 찾을 수 있기 바란다"며 세일즈 외교에도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친구가 된 다음 사업을 논하라(先做朋友 後做生意)'는 중국 격언을 인용하는 등 현지인들과의 공감 노력도 눈에 띈다.
▲중국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전 경제수행단과의 조찬 간담회 도중 양민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박 대통령 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한중 정상 간 합의된 경제협력 방향은…
한중 경제협력에 대해 전날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전문 보기)을 통해 "기존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력 분야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원칙 하에 "실질적인 자유화와 폭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 체결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정상은 "FTA 협상 팀이 협상을 조속히 다음 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성명에 명기하고, "거시경제정책 공조와 국제금융위기 등 외부경제위험에 대한 공동대처 등 경제통상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지속 개발"한다는 데 합의했다.
특히 공동선언의 '액션 플랜' 격인 부속합의서에서 양국은 "2015년까지 무역액 30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 간 무역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단 "양 측은 점진적으로 무역균형을 이루어 나가도록 적극 노력한다"는 문구는 눈길을 멎게 한다.
부속합의서에서 양국은 한중 투자협력위원회 개최, 통상장관 회담 개최, 국장급 통상협력 조율기제 구축 등 통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특히 신흥 산업 분야와 중국 중서부·동북부 등 상대적으로 중국 내 개발이 낙후된 지역에 대한 상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신형 도시화 발전전략 참여를 지원한다"는 문구도 부속합의서에 들어갔다.
부속합의서의 '미래지향적 협력 분야' 부분에서 양국은 정보통신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중국 공업정보화부 간 '한중 정보통신 협력 장관급 전략대화'를 신설해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고, 5G 이동통신 표준 및 신서비스 발굴 등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날 양국 정상이 서명식을 가진 '응용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화 협력 강화에 관한 양해각서(MOU)', '에너지절약협력에 관한 MOU' 등도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
또한 부속합의서는 "양측은 양국 간 무역에서 역내통화 결제를 촉진하고, 금융 및 통화부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금융 또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의 다자화(CMIM) 등 역내 금융협력 분야에서 그간의 진전을 환영하고, 협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역시 전날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된 '한중 수출입은행간 상호 리스크 참여 약정(RRPA)'이 하나의 사례다.
양국은 "2011년 10월 3600억 위안(64조 원) 규모로 확대 체결된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양국 상호간의 무역 및 경제발전을 진전시키는데 기여했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2014년 10월 통화스와프 협정 만기 도달시 만기를 연장하고, 이후 스와프계약의 존속기간(duration)을 연장하는 데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고려하기로 합의한다"고 명시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홍콩과 맺은 4000억 위안 규모가 (중국이 체결한 통와스와프 협정 중) 제일 높은 것인데, 우리가 필요하면 앞으로 그 정도 이상으로 더 늘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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