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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지사 '이슬람 비하' 망언, 국제적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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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지사 '이슬람 비하' 망언, 국제적 파문

올림픽 유치 경쟁국 터키 비난, IOC 규정 위반 물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의회에서 '침략전쟁'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극우 발언으로 '국제적 망언' 파문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도쿄도지사가 '이슬람 비하' 발언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4월30일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도지사는 도쿄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슬람권 사람들에게 오해를 부를 표현으로 면목이 없게 됐다"면서 공개사과했다.

이번 사과 기자회견은 지난 4월26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뷰 내용에 이슬람을 비하하는 발언들이 적나라하게 게재된 것에 대해 "내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발뺌하다가, "대화 내용이 모두 녹음돼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반박에 결국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자리였다.

▲ 4월30일 이노세 나오키 도쿄도지사가 올림픽 유치경쟁국인 터키를 겨냥, 이슬람 비하 발언을 했다가 공식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연합

대를 이은 '극우' 도쿄도지사, 결국 '망언 파문'

이노세는 '망언 제조기'로 악명높은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신당 창당을 위해 도쿄도 지사직을 사임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한 극우성향의 논픽션 작가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이시하라 당시 지사에게 부지사로 발탁됐으며, 지난해 12월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노세의 망언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후보지인 도쿄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무엇보다 경쟁 후보 도시들끼리 직접적인 비난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국제올림픽(IOC)의 규정에도 위반되는 것이다. 이때문에 <뉴욕타임스>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IOC위원들의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 인구 젊은 게 강점? 일찍 죽는데 무슨 의미 있나"

더 중요한 것은 망언의 내용이다.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2강1약 구도로 도쿄와 터키의 이스탄불이 경합을 벌이고 있고 스페인의 마드리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이노세 지사는 노골적으로 개최 유치국 후보인 터키를 비하했다.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이노세는 "이슬람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알라신 뿐이며, 서로 싸움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노세 지사는 터키가 일본보다 인구 구조면에서 훨씬 젊다는 점에서 향후 올림픽 세대를 형성하기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일축했다.

이노세 지사는 "일본의 평균수명이 여자는 85세, 남자는 80세인 것이 보여주듯, 일본 사회는 정말 스트레스가 없는 나라"라면서 "터키 사람들도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일본 같은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노세 지사는 "터키에 젊은이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일찍 죽는다면 젊은 인구가 많다는 게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스탄불이 이번에 다섯번째로 올림픽 유치에 나서는 것이고 공정하게 경쟁할만한 도시라는 점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국가로 해당 지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 터키의 국제도시이며, 터키는 나토 회원국이며 기독교와 이슬람이 교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산층도 많아지고 있는 터키는 해당 지역에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강국으로 떠오른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수석대변인을 지낸 마이크 모런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도쿄의 올림픽 유치전이 타격을 받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런은 "IOC가 유치경쟁 도시끼리의 비난을 엄격히 금지한 이유는, 이런 행위가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라면서 "IOC는 이 규정에 대해 매우 진지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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