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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밥값은 비쌌다…'문제아 3인방' 일괄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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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밥값은 비쌌다…'문제아 3인방' 일괄 임명

윤진숙, 최문기, 이경재 임명장 수여…정국 경색

청와대 밥값이 비싸긴 비쌌다. 여야를 오가며 '식사정치'를 펼치기 1주일째,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지속적으로 불가론을 편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3명의 장관급 각료의 임명을 결국 밀어붙였다.

박 대통령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진숙 해양수산부, 최문기 미래과학창조부 장관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박 대통령은 윤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주며 "여성으로서 유일하게 몇십 년 동안 그 분야의 연구원으로 연구해 오셨으니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자원 전쟁의 시대가 왔으니 그 분야가 경쟁력을 가질수 있도록 잘 해달라"면서 이같이 당부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연구원 하는 동안 (여성) 차별은 없었다"면서 "우뚝 설 수 있는 해수부를 만들겠다. 대통령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3명의 후보자와는 대조적으로 야당으로부터도 '파면 팔수록 미담밖에 안 나온다'는 평을 받는 등 훈훈한 청문회를 거친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도 이날 청와대에서 함께 임명장을 받았다.

임명장 받은 3인, 뭐가 문제였나?

이날 임명장을 받은 이들 가운데 채 총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박 대통령이 국회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청와대와 여의도 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다는 전망이 막 나오던 참이라 아이러니하다는 평이다.

윤진숙 장관은 도덕성이 아닌 '능력과 자질' 문제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희귀한 경우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전혀 모르는 건 아니고요", "항만권역요? 권역까지는…", "해양…크큭" 등의 황당한 답변을 내놓으며 '몰라요 진숙'이란 불명예스런 별명까지 얻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이한구 원내대표, 황영철 안전행정위 간사, 김학용 예결특위 간사 등 상당수가 '윤진숙 불가론'에 가세할 정도였다.

(☞관련기사 : 새누리 "박근혜, 윤진숙 임명 철회해야 새로운 변화")

이경재 방통위원장에 대해 민주당은 "정파·당파성이 강한 최초의 정치인 출신 방통위원장으로서 방송 공공·중립성을 지키겠다는 그 어떤 비전, 대안도 보여주질 못했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했다. 이 위원장은 이른바 '원조 친박'으로, 청문회에서 스스로 "박 대통령과 텔레파시가 통하는 사이"라고 주장했었다.

(☞관련기사 : 이경재 "박근혜 측근 아니지만 텔레파시 통하는 사이")

최문기 미래부 장관의 경우에는 도덕성 문제가 컸다. 민주당은 그가 기부금 내역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점과 경기도 평택 농지 매입 관련 의혹, 사외이사 겸직 논란 등에 대한 해명을 들어 "'거짓말 제조기' 최문기 후보자에게 미래부를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관련기사 : 미래부 장관 또 낙마?…"거짓말 창조기 최문기 사퇴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1주일간 의원 100명 만나 밥 먹어도…결론은 '관철'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 결정은 전날 야당 의원들과의 회동에서도 예고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 상임위 간사들과 저녁을 들며 윤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 과정에서 실망을 많이 드렸지만 해수부에 드문 여성 인재라 발탁했다"고 임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 朴대통령, 야당 의원들 앞에서 '윤진숙 강행' 천명)

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3명의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최근 박 대통령이 부쩍 국회와 소통을 강화해 온 것도 빛이 바랬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시작으로, 10일에는 국회 의장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11일에는 여당 소속 국회 국방위·외통위 위원들과, 12일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다. 주말을 건너뛰고 15일에는 여당 소속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과 점심을 들었다.

이처럼 100명이 넘는 의원들을 만났음에도 여야 모두에서 반대와 우려를 보냈던 인사에 대해 결국 자기 뜻을 꺾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같은 자리를 만든 진의까지 의심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통'이 아닌 대통령의 뜻을 일방적으로 '관철'하기 위해 의원들을 만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야당은 격한 반발을 예고했다. 정국이 다시 경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인사참사의 화룡점정"이라며 "박 대통령은 두고두고 화근거리를 안고 가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고,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소통에 대한 노력을 다시 불통으로 '유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 '몰라요' 윤진숙 장관된다…"두고두고 화근거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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