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공을 다시 한국 측으로 넘기려 시도했다.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평통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류길재 통일장관의 대화 제의에 대해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범죄적 죄행을 꼬리자르기 하고 내외여론을 오도하며 대결적 정체를 가리기 위한 교활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한 발언을 겨냥해 "오늘의 파국적 사태를 초래한 것은 누구인데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솔직하고 진지한 태도는 꼬물만치도 보이지 않고 '북의 생각이 무엇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나 보겠다'고 하는 것은 오만무례의 극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변인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고 강변하면서 "외세와 한 짝이 되어 제재와 압박, 북침 핵전쟁연습과 동족대결 모략책동에 그처럼 악랄하게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해 말 한 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너무도 철면피한 행위로서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우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北, 정부의 대화 진의 의심
조평통 대변인은 이 문답에서 한국의 대화 제의의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반복적으로 보였다. 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류 장관의 메시지에 대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이 도발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느니,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라느니 하던 남조선의 현 집권자와 괴뢰통일부 장관이 대화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또 대변인은 "남조선 집권자와 통일부 수장이라는 자가 대화제의를 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도발'이니 '핵포기'니 '변화'니 '악순환의 반복'이니 하는 독기어린 망발을 떠들어댄 것은 그들이 적대의식과 대결적 속심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조건에서 과연 대화가 가능하며 그런 대화가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상상이나 해 보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좀더 직접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1970년대 초 '유신정권'이 떠들던 '대화 없는 대결로부터 대화 있는 대결' 정책을 그대로 본따려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라면 대화요 뭐요 하는 연극을 차라리 걷어치우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북남대화는 장난이나 놀음이 아니며 말싸움판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 대화는 무의미하며 안 하기보다도 못하다"고 했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이후 군 지휘관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제 '대화 있는 대결'로 접어드는 시점"이라며 "북한 공산주의자들과의 대결에 있어서 이제부터 시작되는 '대화 있는 대결'은 어느 의미에서는 지금까지의 '대화 없는 대결'보다도 오히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또 대변인은 "지금도 남조선에서는 '독수리' 전쟁연습의 불장난이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괴뢰호전광들은 우리의 군사적 대응조치를 구실로 북침전쟁 도발 책동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독수리 연습이 종료될 때까지는 남북 간 대화 재개가 어려울 것임을 짐작케 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8일 조평통 성명을 보도하고 있는 북한 <조선중앙TV>의 방송화면이다(자료사진). ⓒ연합뉴스 |
사실상의 대화 거부?…통일부 "상황 좀더 지켜봐야"
일부 언론은 북한의 입장 표명을 당장 '사실상의 대화 거부'로 해석했다. 그러나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봐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결 자세부터 버려야 한다"는 등의 말에서는 한국 정부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탐색하고자 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또 조평통 대변인이, 그것도 '대변인 담화'가 아닌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은 북한으로 봐서는 낮은 단계의 의사 표명이다. 앞서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조치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양건 당 비서(통일전선부장 겸임) 명의의 담화로, 한반도가 전시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통고는 국방위원회, 인민군 최고사령부, 외무성 등 공식 국가기구 명의로 발표했었다.
통일부는 "조평통 대변인이라는 주체와 (언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는 형식, '대화 여부는 우리측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는 내용 등으로 볼 때 우리의 대화 제의에 대한 1차적인 반응으로, 앞으로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인데, 13일 케리 장관과 중국 간의 회담 결과가 14~15일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본다. 북한이 중국의 '디브리핑'을 듣고 어떻게 나올지 하루 이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조평통 대변인의 입장 표명을 계기로 정부가 실제적 추가 움직임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일부 전문가들이 '사실상 거부'로 해석했는데, 거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판단은 속단이 아닌가"라며 "대통령의 제의에 대해 대남 선전기구 조평통이 답한다는 것은 격이 너무 낮고, 형식도 성명 등이 아닌 문답으로 캐주얼(평이)하게 하고 있다. 내용에서도 '알맹이 없는 회담 제의'라는 것은 말하자면 '뭔가 알맹이를 좀더 담아서 다시 가져오라'는 것 아니겠느냐. 대화는 남측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것"이라고 관망적인 태도를 취했다.
※ 다음은 조평통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문답을 다룬 이 통신의 기사 전문이다. <편집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대답 (평양 4월 14일발 조선중앙통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남조선의 현 집권자와 괴뢰통일부장관이 대화제의를 해온것과 관련하여 14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지난 11일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청와대에서 있은 《새누리당》소속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북과 대화할것이라는 립장을 밝혔다. 괴뢰통일부 장관 류길재도 같은 날 이례적으로 《대북성명》이라는 것을 발표하여 개성공업지구정상화문제를 대화를 통하여 해결하자고 하면서 《북측이 원하는 사안들을 론의하기 위해서라도 북당국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청와대핵심관계자는 통일부 장관의 《대북성명》이 현 집권자의 의사를 반영한 공식대화제의라고 하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북이 도발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느니,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라느니 하던 남조선의 현 집권자와 괴뢰통일부 장관이 대화 문제를 들고 나온데 대해 남조선관계자들과 언론, 전문가들은 《180゜급선회》한 것이라고 하면서 마치도 지금의 첨예한 정세국면을 전환하기 위한것인 듯이 의미를 부여하며 벅적 떠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건대 그것은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의 범죄적 죄행을 꼬리자르기 하고 내외여론을 오도하며 대결적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교활한 술책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남조선의 현 집권세력이 선행《정권》의 범죄적인 《대북정책》의 바통을 그대로 이어쥐고 미국과 함께 극악무도한 반공화국《제재》소동과 북침핵전쟁책동에 미쳐 날뛰여왔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현 남조선당국과 괴뢰호전광들은 동족대결과 적대행위를 벌리다 못해 개성공업지구를 그 무슨 북의 《돈줄》이니, 남측인원들의 《억류사태》니, 그들에 대한 《인질구출》작전이니 하며 우리의 존엄을 심히 모독하면서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의 상징인 공업지구를 동족대결의 마당, 북침전쟁의 발원지로 악용해나서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로하여 6.15의 산아인 개성공업지구는 오늘 폐쇄 직전의 엄중한 위기에 처하게 되였다. 외세와 한 짝이 되여 《제재》와 압박, 북침핵전쟁연습과 동족대결모략책동에 그처럼 악랄하게 매달려온 자들이 자기의 죄악에 대해서는 아닌보살하고 사죄나 책임에 대해 말 한 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너무도 철면피한 행위로서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우롱이다. 지금도 남조선에서는 《독수리》전쟁연습의 불장난이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괴뢰호전광들은 우리의 군사적 대응조치를 구실로 북침전쟁도발책동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오늘의 파국적 사태를 초래한 것은 누구인데 우리와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솔직하고 진지한 태도는 꼬물만치도 보이지 않고 북의 생각이 무엇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나 보겠다고 하는 것은 오만무례의 극치이다. 더우기 남조선집권자와 통일부 수장이라는 자가 대화제의를 하면서 대방에 대해 《도발》이니, 《핵포기》니, 《변화》니, 《악순환의 반복》이니 하는 독기어린 망발을 떠들어댄 것은 그들이 적대의식과 대결적 속심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조건에서 과연 대화가 가능하며 그런 대화가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1970년대 초 《유신정권》이 떠들던 《대화 없는 대결》로부터 《대화 있는 대결》정책을 그대로 본따려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라면 대화요 뭐요 하는 연극을 차라리 걷어치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북남대화는 장난이나 놀음이 아니며 말싸움판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 대화는 무의미하며 안 하기보다도 못하다. 남조선당국이 여론을 오도하며 아무리 잔꾀를 부려도 오늘의 첨예한 사태를 몰아온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대결과 대화는 량립될 수 없다.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대화의지가 있다면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결자세부터 버려야 한다.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끝)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