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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시선집중>이 <알자지라> 디스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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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시선집중>이 <알자지라> 디스한 이유는...

"알자지라, 돈줄 카타르의 국익 봉사 매체로 전락"

국내 대표적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시선집중>이 지난 20일부터 첫 코너인 해외뉴스를 시작하기 직전 내보내던 시그널(<알자지라> 앵커의 인삿말)을 바꿨다. 다음날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그동안 <알자리> 앵커의 아침인사를 사용하다가, 요즘 <알자지라>에 대한 평가가 신통치 않은 것 같아서 바꿨습니다"라고 직접 밝혔다.

<시선집중> 해외뉴스 코너 시그널은 처음에 미국 <CNN>을 앞세운 형태였으나 , "CNN이 지나친 미국 일방주의 보도를 하는 반면 <알자지라>는 독립 언론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알자지라>로 바꾸었는데, 지금은 그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알자지라>는 지난 1996년 카타르의 위성방송으로 출범해 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미국과 서방 편향적인 서구언론과 차별화된 보도로 '중동의 CNN'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독립적 언론으로 부각됐다.

'알자지라'는 매체명 자체가 아랍어로 '섬'이라는 뜻이며, '독립 언론'의 정신을 담고 있다.

▲ 독립언론의 기치를 내걸고 <알자지라>의 창설을 주도해 자금을 대고 있는 카타르 국왕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하지만 이제는 <알자지라>가 카타르 국익을 위한 선전매체라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알자지라는 선전방송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슈피겔> 최신호는 "알자지라가 독립성을 잃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알자지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왕정국가인 카타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언론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사표를 낸 악탐 술리만(전 독일 베를린 특파원)은 <슈피겔> 인터뷰에서 "알자지라는 선전방송이 되었다"고 말했다.

<슈피겔>은 "유능한 알자지라의 리포터와 앵커들이 떠나고 있다"면서 그 배경을 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는 <CNN>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에만 5억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세계적인 언론이 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왜 기자들은 떠나는 것일까.

<슈피겔>은 "언론의 독립 원칙을 지키지 않고 정치적 편향성을 분명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비판은 서방 언론이 듣던 것인데, 비평가들은 <알자지라>도 마치 '중동의 폭스뉴스'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CNN> 정도의 편향성을 넘어 미국의 보수 성향 방송으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폭스뉴스>에 가깝다는 비유는 <알자지라>에 치욕적 평가다.

'아랍의 봄' 기여한 매체, '아랍의 봄'으로 변절?

나아가 <슈피겔>은 <알자지라>의 변화가 아이러니하게도 <알자지라>가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랍의 봄'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중동의 독재정권들이 잇따라 흔들리자 카타르의 독재자들도 위기를 느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호스니 무바라크의 몰락 이후 이집트 상황에 대한 보도다. 현재 이집트는 군부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종교세력을 등에 업고 집권한 무하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종교 독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어용방송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술리만 전 알자지라 특파원은 "알자지라 임원들이 무르시 대통령의 명령을 '보석 같은 지혜'로 묘사할 것을 지시한다"면서 "이집트에서 <알자지라>는 무르시를 위한 어용방송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역시 사표를 낸 익명의 레바논 베이루트 전 특파원은 "이제 <알자지라>는 모든 나라에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보도한다"면서 "문제는 언론이 지켜야 할 원칙이 아니라, 카타르의 국익의 관점에 서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알자지라>는 카타르의 동맹국인 바레인에서 왕정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철저히 무시했다. 반면 카타르와 적대관계인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는 반군을 편드는 보도를 하고 있다.

한 TV 평론가는 <슈피겔> 인터뷰에서 "돈 대는 자들이 논조를 정한다는 게 언론계의 현실이 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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