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원유철 위원장은 22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의 합의에 따라, 보고서의 보완과 원만한 처리를 위해 26일 화요일 오후 1시에 다시 (특위를) 개의해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청문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인천 남갑, 재선)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연기 배경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 의견 조율이 덜 됐다고 알려왔다"면서 "민주당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니 부적격하다는 결과가 더 많이 나왔다는 얘기를 하면서, 보고서 채택은 연기하되 26일 오후로 예정된 임명동의안 표결은 정상 진행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이 부적격 사유로 지적한 것이 어떤 부분인지에 대해 "후보자가 장관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했는데, 제청된 장관 후보자들이 흠결이 너무 많아 '책임총리'로서 제대로 일한다고 볼 수 없지 않느냐는 얘기를 하더라"면서 자질이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개별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청문특위 민주당 위원인 홍익표 의원(서울 성동을, 초선)은 "전부는 아니지만 민주당 위원들 중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며 "다른 국무위원 청문회도 줄줄이 있는데 도덕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다 안 되지만 다 자를 수도 없는 것이니 '어디까지 허용해 주고 어디까지 배척해야 하는가' 고민도 있다"고 연기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홍 의원은 "정말 우려스럽고 문제삼을 부분은, 후보자가 다른 장관 후보자들을 제청했다고 하는데 만약 현직 총리가 이런 국무위원을 임명 제청했다면 총리 해임 사유"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다른 문제가 워낙 많아 그렇지 도덕성 문제도 없는 게 아니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다 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다만 홍 의원은 '후보자 아들의 재산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것이 연기 요청 사유'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건 아니다. 오늘 일정 정도 소명도 했다"고 부인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총리 인준안을 연계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해석이 나온데 대해서도 "연계해서 한 것이 아니다. 굳이 연계한다면 다른 국무위원 청문회와 연계될 수는 있겠지만…"이라고 반박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프레시안(최형락) |
홍익표 "후보자 아들, 디스크로 병역 면제인데 탁구동호회 회장?"
앞서 이날 오전에 진행된 3일차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출석 없이 증인 및 참고인 신문이 이어졌다. 초점은 정 후보자가 법무법인에서 받은 급여의 전관예우 해당 여부와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문제였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디스크 치료를 받는 도중 잦은 술자리를 갖거나, 현재 검사로 근무하면서 지청 내 탁구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전문의에게 질문하면서 "(후보자의 아들이) 치료를 받는 중에 술좌석이 매달 1회 이상으로 술을 많이 드셨고, 재활의학과에서 치료받는 2001년 8~10월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확인된 술자리만 2~3회"라며 "한방병원 치료를 받을 때도 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음주와 디스크 치료의 상관관계에 대해 물었고, 의사는 "음주가 신경의 염증에 영향을 미치는가에는 이견이 있겠지만, 많이 아플 때는 안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면서도 "후보자 아들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것만 가지고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또 정 후보자 아들의 치료를 담당했던 한의사에게 "디스크는 심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대표적인 게 어떤 게 있나?"라고 물었고, 한의사는 "달리기는 할 수 없을 것이고, 등산하고 아파서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재차 "탁구나 테니스를 (디스크 환자에게) 권하겠나?"라고 질문했고 의사는 "절대로 안 한다"고 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저도 그렇게 들었는데, 지금 통영지청 탁구동호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의아한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서 받은 급여가 전관예우에 해당하는지도 검증대에 올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정 후보자가 소속됐던 법무법인 로고스의 양인평 대표에게 계약 형태와 급여 조건 등에 대해 물었고, 양 대표는 "특별한 계약 형태는 없고, 월급은 세전 2000만 원, 세후 1300만 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이같은 급여가 많은 편인지 묻자 양 대표는 "적게 받는 편"이라며 "월 2000만 원에 약정한 것은 그리 많이 한 것은 아니고, (세후) 1300만 원밖에 안 된다.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말해 파장을 낳았다. 양 대표는 이 의원이 '1300만 원이 어떻게 적은 돈이냐'고 지적하자 "다른 변호사들에 비하면 결코 많은 게 아니다"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최강욱 변호사도 "일반적으로 볼 때 작은 수입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른 검찰 고위직 간부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실제로 양인평 대표는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의 "2000만 원이 높은 게 아니라면 로고스에 이보다 많이 받는 분도 있나?"라고 물은데 대해 "3000만 원 수준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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