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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또 '무바라크 식 비상사태'… 빛바랜 시민혁명 2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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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또 '무바라크 식 비상사태'… 빛바랜 시민혁명 2주년

[진단]야권 "새로운 독재자 무르시 축출할 것"

독재정권을 타도한 이집트 시민혁명이 지난 25일 2주년을 맞았으나 혼란과 또다른 독재통치 시대를 맞고 있다.

새로운 이집트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는 27일(현지시각) 최근 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시위가 격렬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을 넘어 수도 카이로 등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호스니 무바라크의 40여년 철권통치를 종식시킨 시민혁명을 주도한 세력은 "혁명으로 변한 게 무엇이냐"면서 "새로운 대통령도 다시 축출할 수 있다"면서 격렬한 시위에 나섰다.
▲ 이집트 포트사이드에서 법원의 가혹한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벌여지면서 이틀 사이에 사망자만 50명에 달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이집트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연합

"분노에 차 비명을 지르듯 비상사태 선포"

이집트의 비상사태가 선포된 계기는 지난 주말 사이에 벌어진 일부 지역의 시위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틀만에 사망자만 50명이 넘고, 수백명이 다칠 정도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포트사이드와 수에즈, 이스마일랴 등 수에즈운하 지역 3개 도시에 27일 자정을 기해 3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기간 동안 이들 3개 도시에서는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야간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AP> 통신은 "무르시의 비상사태 선포는 정부에 대한 불만세력에 대해 무바라크 정권 식 수법을 동원한 것"이라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한 무르시는 분노에 차 거의 비명을 지르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국영 방송 연설을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폭력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훨씬 더 강경한 조치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장 참사 주동자 전원 사형 선고한 판결에 반발

이번 시위는 카이로법원의 판결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법원은 지난 해 2월 포트사이드에서 열린 축구경기에서 홈팀과 원정팀 팬들의 충돌로 74명이 죽고 900명이 넘게 다친 참사와 관련한 재판에서, 사건 주동자로 지목된 피고인 21명에게 지난 26일 전원 사형을 선고한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즉각 항의시위가 벌어져 진압경찰과 충돌해 포트사이드에서만 이날 30명이 넘게죽고, 27일에도 7명이 죽는 등 며칠새 이번 시위에 따른 사망자만 50명이 넘었다.

이번 시위에서 주목되는 것은 단순히 판결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민혁명 2주년을 맞아 무르시 정부에 대한 반정부 시위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AP>통신은 "시위대는 이번 사태를 무바라크 축출 이후 지배정치세력이 된 이슬람근본주의 무슬림형제단과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무르시 대통령과 결별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 수뇌부에 회동 제안, 야권은 "무의미한 제안" 일축

무르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야권에 수뇌부 회동을 제의했다. 하지만 야권의 칼레드 다우드 대변인은 "구체적인 회담 의제를 내놓지 않는 한 무르시의 제안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사실상 독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으로 국민투표 형식으로 통과시킨 제헌헌법을 수정하는 등 야권이 요구해온 현안을 다루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은 무르시 정권이 무바라크 때와 마찬가지로 무자비한 법 집행 체계를 전혀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점도 비판하고 있다. 무르시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을 넘어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은 채 "단호한 무력 진압"만 지시했다.

이미 이번 시위는 수도 카이로와 마할라 등 나일강 유역 지대의 여러 도시들로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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