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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당선 딱 3분 기뻤다… 국민 마음 되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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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고위원 당선 딱 3분 기뻤다… 국민 마음 되돌릴 것"

[인터뷰]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 인터뷰

뉴스 앵커에서 야당 국회의원 당선, 그리고 당 최고위원에 입성. 민주당 초선 신경민 의원이 정계 입문 1년 4개월 만에 '대형사고'를 냈다. 5·4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총 득표율 1위(17.99%)를 기록하며 단숨에 지도부 서열 2위의 거물급 정치인으로 올라선 것. 3선 이상의 쟁쟁한 선배들을 줄줄이 밀어낸 결과다.

'초선 최고위원'이라는 명함은 신 최고위원 자신에게는 큰 영광이다. 그러나 당으로선 위기의 징후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 전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했던 짧은 당력은 오히려 득이 됐다. 국민과 당원들은 초선이니 재선이니 따질 겨를이 없었다. 그만큼 민주당은 위기에 봉착해있다.

그래서인지, 최고위원 당선 축하에 그는 감사 인사 대신 착잡한 마음부터 터놓았다. "딱 3분 기쁘더라. 그러고선 뭘 해야할지가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데 답답하다. 지금 민주당은 고해(苦海), 쓴 바다 위에 떠 있다."

신 최고위원은 새 지도부의 중대 과제로 '당원과 국민의 싸늘해진 마음을 되돌리는 일'을 꼽았다. 이를 위해선 공천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천마다 나타나는 '보이지 않는 손'을 걷어내고 이를 통해 계파 청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지도부 내에서 당과 민심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전당대회에서 그는 대의원 투표에선 12.74%를 얻어 하위권이었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22.63%, 일반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에서 24.17%를 얻어 대중적 지지도를 입증한 바 있다. 그는 "당력은 짧다. 그러나 여러 분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소통은 제가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다가올 10월 재보선 등에서도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기여할 대목이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지난 9일 신경민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전문. <편집자>


▲ 민주당 5·4전당대회 최고위원에 당선된 신경민 의원. 신 의원은 "민주당은 지금 쓴 바다 위에 떠 있다"며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빈자리 앞 연설… 떠나간 민심 되돌리는 게 큰 숙제"

프레시안 : 최고위원 당선을 축하드린다.

신경민 : 어떤 공직이든 딱 3분 기쁘더라. 그러고선 뭘 해야할지가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데 답답하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라는 게 낭보는 하나도 없다. 인간사가 기본적으로 고해(苦海)다. 이보다 더 좋은 말을 못 봤다. 민주당은 지금 쓴 바다 위에 떠있다.

독재시대에 학생과 기자 초년병 시절을 죽 보냈다. 독재는 너무나 거대한 악이었기 때문에 이에 맞서싸우는 우리가 옳다는 신념이 있었다. 당시 국민들의 가시적인 지지는 안 보였지만 마음만은 눈에 보였다. 따뜻한 눈길로 봐주고 찬 물이라도 주려고 하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 독재적 상황은 있지만 독재는 아니다. 그러니 국민들도 이제 싸늘하게 대한다.

이번에 특히 전남광주가 그랬다, 빈 의자 앞에서 연설했다. 싸늘했다. 대의원들이 우리 유권자이기 때문에 대부분 앉아있는데 아무도 듣지 않는다. 빈 의자를 상대로 선거 유세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국민의 마음이 떠난다는 것을 거기서 실감을 하게 됐다.

정치는 연애하고 비슷하다. 연애를 할 때 남녀가 서로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하나. 이벤트도 하고 명품을 살 여력이 없으면 말이라도 감언이설로 한다. 정치도 그렇다. 지지와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애도 상대 마음이 떠나면 명품을 아무리 가져다 바쳐도 안 되듯, 정치도 국민의 마음이 떠나면 힘들다. 시간이 많이 들고.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프레시안 :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 결과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신경민 : 지금의 위기는 국민의 마음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서로 사랑하고 좋아하는 관계에서 믿음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런 위기는 독재상황보다도 훨씬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당대회는 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모두 위기라는 데 공감을 하니 위기 극복에 당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현재 안철수 의원에 대한 기대가 우리 당원이나 일반시민사회에서 모두 높다. 그러나 우리 지지자들이 안 의원 쪽으로 가기에는 그쪽은 실체화가 아직 안 됐다. 지지그룹에서 정당으로까지 가는 몇 단계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실체화의 초기단계에 진입할까 말까하는 단계다. 그래서 안 의원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특히 광주에서 더욱 그렇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은 지난해 12월 말 즈음 극에 다다랐다. 다만 '한 번 정도는 기회를 줘야하지 않나'하고 '두고보자' 하시는 분들도 있다. 우리는 그 단계에 서 있다고 보고, 어디 출신이냐, 초선이냐, 재선이냐 이런 걸 따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들이 반영된 표심으로 생각한다. 다들 내가 "이제 겨우 일학년 말이다"라고 하면 "문제될 것 없다"고 말들을 하셨다.

프레시안 : 돌아선 민심을 다시 돌려놓는 것이 이번 지도부의 임무인 것 같다. 생각한 방안은 있나.

신경민 : 정석으로 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 하나하나 벽돌 쌓는 기분으로 기초부터 가야 한다. 당내인사는 시작이고 정당에서 공천이 하이라이트다. 공천 문제가 민심을 떠나가게 했다고 봐야한다. 야당의 여건 상 좋은 인재를 흡입할 수 있는 요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러나 한계상황에서도 공천을 열심히 해야 한다.

증권거래소가 증권 값을 결정하고 한국은행이 이자를 결정하듯 정당은 권력을 결정한다. 그래서 나는 흔히 '권력 거래소'라는 말을 쓴다. 권력을, 정책을 거래하는 곳이다. 증권거래소가 무리하면 신뢰가 무너지듯, 권력에도 조건이 있다. 리더십, 도덕성, 실력 등 이런 요소들이 있는데, 여기에 계파를 대입하면서 그런 요소를 중요시하지 않게 되면서 결국 여기까지 온 거다. 계파가 만악의 근원이 된 것이다.

특히 당선되기 쉬운 지역에서 계파로 인사를 결정하고 공천하는 것들이 적발됐다. 연인한테 적발이 된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자꾸 떠나게 되고 선거 패배라는 결과로 나타나 신망을 잃은 것이다. 정책도 왔다갔다 하고. 선거 시스템도 그렇다. 선거에 선수가 있어야 하는 게 정당인데, 선거에도 선수가 없다. 인사와 정책이 잘못되니 선거에서도 안 되고, 시스템도 갖추지 못하고, 그런 게 쌓이고 쌓인 것인 게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

정당이 리뷰를 안 한다. 선거에 이기면 기분 좋으니까 넘어가고, 지면 안쓰러워서 넘어가면서 점검을 해서 한 단계씩 질 높이는 작업을 무시해왔다. 여당은 풍족하지만 야당은 그렇지 않다. 여당은 30%이상의 지지층이 있고, 남북대치 상황에서 보수라고 하는 기본적인 지지기반이 있는데 야당은 그런 게 없다. 독재가 끝나면서 야당도 변신을 했어야 하는데,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다.

"당내 공천에 '보이지 않는 힘' 있어… 합리적 시스템 필요"

▲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인선은 왜 늦어지는 건가.

신경민 : 당내 인사는 빨리 하려 하는데 쉽지 않다. 이번주까지도 쉽지 않아 보인다.(이날 오후 일부 당직 인선이 단행됐다. 편집자.)

프레시안 : 논의되고 있는 원칙이 있나.

신경민 : 계파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선언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내가 당 들어와서 '계파는 이 시간부터 없어졌다는 얘기'를 6~7번 들었다. 주요인사들이 취임 선언할 때마다 그 얘기가 나왔다. 눈에 드러나는 상위 주요직도 그렇지만 언론인이나 일반인 눈에 보이지 않는 당료들을 어떻게 쓸거냐도 매우 중요하다. 200명이 넘는 직원을 잘 배치하는 것도 중요한데 하나하나 하는 건 어렵고 주요 정무직 당직자들을 잘 쓰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 빨리 가는 것보단 100%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되겠다'하는 평가를 듣는 게 중요하다. 나도 그런 뜻을 (김한길 대표에게) 전했다.

프레시안 : 공천 문제를 짚어주셨다. 시스템에 의해 공천된다면 좋겠지만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쉽지 않다. 해결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달라.

신경민 : 다들 상향식 공천 얘기를 다 한다. 상향식 공천을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다만 상향식 공천에 당선 가능성의 문제도 잘 봐야 한다.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상향식 공천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정당이라는 게 선거에서 승리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이지 않다.

그 두 개를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느냐면 결국은 미리 공천을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점검을 많이 해야 한다. 괜찮은 후보가 복수로 나올수록 좋다. 공정 경쟁을 통해 그게 상향식으로 정해지면 좋겠다. 그럴 룰을 만드는 것을 당원한테만 맡기자는 건 당원도 원하지 않는다. '패배의 상향식 공천'보다 '승리의 상향식 공천'을 하기 위해선 룰을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실패하고 있는 기본적인 인사 검증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당선 가능성, 능력, 비전 등을 체크하는 과정을 거쳐야지, 무조건 투표하자고 하면 골목에서 가장 힘 센 사람이 나온다. 근데 큰 길에서 지면 무슨 소용 있나.

프레시안 : 지금도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공천 기준이 있지 않나.

신경민 : 있는데 잘 안 된다. 이상하게 왜곡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하는 것 같다. 이런 보이지 않는 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완하는 게 가장 힘든 작업이다. 정당 안에 돌아가는 얘기가 '하느님도 공천결과를 모른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어떤 경우에는 사람을 놓고 전국을 돌리는 경우도 있고, 지역구 하나를 놓고 수없이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경우도 있다. 그날 결정하는 회의에 누가 와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합리적인 절차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 계파 문제가 '만악의 근원'이라 하셨다. 그런데 과거에도 그랬고, 이번 전대 끝나고 나서 주류에 속한 분들은 스스로 "계파 해체됐다"고 한다. 전대 결과를 주류 세력의 몰락 내지 분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신경민 : 안희정 지사가 방송에 나와서 "친노는 계파가 아니"라고 했는데, 계파라는 게 본인들이 간판이나 사무소 걸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러나 모두는 안다. 숨겨진 명찰이 있다. 그 명찰을 김 대표는 쓰레기통에 버리자고 하는데, 아마 명찰을 버려도 가슴속에 문신을 하고는 있을 거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취임하면서 "오늘 부로 민주당에 계파는 존재 않는다"고 했는데, 그런다고 되나. 결과적으로 인사를 통해 눈으로 보여줘야 한다.

프레시안 : 7일 김한길-문재인 회동은 탕평의 의지로 봐도 될까?

신경민 : 분명히 계파는 존재하고, 선언만으로 탕평이 되는 거 아니라는 걸 알고 계실 거다. 실제로 보여주어야 한다.

"여당, 경제민주화법 교묘하게 무산… 선명야당, 대안여당 같이 가야"

▲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대안야당이냐, 선명야당이냐는 일도양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시기별로 주안점을 두고 끌어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현시점에 어느쪽에 비중을 두는 게 필요한가?

신경민 : 두 가지 같이 가야 한다. 국민 눈높이가 달라져서 이제는 선명야당만으론 안 된다. 대안야당도 해야 한다. 정책이 왔다갔다 하면 안 된다. 또 우리도 10년 간 집권을 했으니 반대만 해선 안 된다. 그러나 선명야당의 측면에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게, 국정원사건 같은 경우 너무나 큰 사건이었다. 개성공단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한 거고 이게 무력화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둘 다 같이 해야지, 이미 선택사항이 아니다.

프레시안 : 지도부가 '을'을 위한 정당을 선언했다. 일종의 방향인가?

신경민 : 정책적 성격이 강한 얘기다. '을'의 문제가 심각하게 된 것은 여야 모두에 책임이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선 일방적으로 여당 만의 책임이라고도 할 수 없다. 같이 풀어야하는 문제고, 법과 제도 등 여러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대련을 해보니,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문제를 제기했더니, 그걸 교묘하게 반대한다. 상임위에서 통과하고 법사위에서 반대하더라.

제가 국회 와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국회가 기본적으로 토론하는 건 맞는데 절차를 이용해 뭔가를 무산시키는 데는 선수라는 것이다. 김재철은 MBC를 망가뜨리기 위해 온 MB의 대리인으로 여나 야나 다 제거할 대상이라고 본다. 그런데 작년 문방위에서 여당은 김재철 문제를 묻지도 않는다. 남경필 의원만 그래도 좀 묻더라. 나머지 15명은 절차적으로 방해했다. 그래서 상임위 현안에서 잘 안 나왔다. 상임위 자체를 한 시간이라도 덜 열게 하려고 한다. 열린다 해도 여당은 야당이 질문하는 걸 조롱한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프랜차이즈 법이나 공정위 전속고발권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데, 여당은 상임위에서 하면 눈에 띄니까 법사위 단계에서 방해하는 거다. 국회가 합의절차가 길다. 그나마도 일정을 엿가락처럼 죽 늘리고, 지뢰밭을 여기 놨다 저기 놨다 한다.

국회 제도가 바뀌어야하고, 정당도 바뀌어야 한다. 이런 게 큰 틀에서 정치개혁인데, 정당과 국회와 선거와 지자체 그 중에서도 국회는 독재상황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여당이 계속 청와대 심부름꾼처럼 청와대나 재벌 의중만 읽느라 바쁘다.

'박정희 시대'는 끝났지만 체제는 남아있다. 본회의도 없어져야한다. 상임위도 여야합의로 해서 여는 룰도 없어져야 한다. 청문회도 현안 있을 때마다 언제나 즉시 하는 걸로 해야 한다. 청문회나 상임위 한 번 열려면 너무 힘들다. 상임위는 언제나 열려야 한다.


프레시안 : 남양유업 사태가 돌발적인 일은 아니다. 경제민주화 흐름 위에 있고 이게 입법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4월 국회가 미진하다는 평이 다수다. 민심은 들끓는데, 야당이 계파 해체하는 정도로는 민심 돌아올 것 같지 않다.

신경민 : 현안의 심각성이나 긴박성에 비해선 국회 대응이 늦어지는 것은 문제다. 6월엔 꼭 해결해야 한다. 사실 남양유업만의 문제도, 그 직원만의 문제도 아니다. 해당 직원도 피해자다. 갑과 을의 연쇄고리 관계에서 봤을 땐 을이다. 갑은 업주다. 남양유업은 재벌은 아니지만 업계1위의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그렇게 된 것은 대리점의 고혈을 빤 결과다.

언론도 찬송가를 부른다. 기업의 행태의 근본을 못 본 것인지 안본 건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문제다. 남양유업에 대한 제보는 이미 언론사에 꽤 들어와있다. 그런데 그걸 선뜻 기사화하지 못한다. 현재 언론법이나 판례가 언론에 불리하다. 개인의 인권보호에 치중돼있어 기사화할 경우 남양유업에 명예훼손으로 혼쭐이 나게 돼있다.

1960년대에 미국에서 있었던 설리반 대 뉴욕타임즈의 재판에서. '현실적 악의'가 있지 않으면 언론사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다, 입증 책임을 언론사가 아닌 개인에 묻는 것이다. 그럼 언론은 사회고발이라는 언론의 임무를 할 수 있다. 1960년대에 나온 이 재판의 정신이 우리 법에도 부분 도입하지만 전면도입은 안 되고 있다. 그래서 계속 언론이 당한다.

저는 평소 '생활정의'라는 말을 쓴다. 저도 직장생활 30년 했는데 모든 직장인 불만이 있다. 훌륭한 사람이 이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훌륭한 선배가 부장이나 이사는 진급에서 누락된다. 회사, 학교, 일선 행정기관에서, 거리에서 정의가 지배하지 않는다. 항상 보면 이상한 사람들이 출세하고 잘 된다.

남양유업만 그런 게 아니라 온 한국이 다 그렇다. 큰 개념인 정의, 자유,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것도 좋은데 생활 속의 정의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남녀평등을 백번 얘기해도 안 되는 이유는 가사분담과 같은 생활정의가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언론이 보도하면, 검찰이나 공정위가 가서 남양유업 하나만 절단을 내는데, 체제 전반을 봐야 한다. 그에 앞서서 정치인들은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할 것이다.


▲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 ⓒ프레시안(최형락)

"야권연대 1차 마감은 10월, 2차 마감은 내년 6월"

프레시안 : 당 재정비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또 다시 10월 재보선이 기다리고 있다.

신경민 : 이번 10월 재보선에는 야당에 유리한 지역구가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질 순 있다. 그러나 결과 상관없이 노력해야 한다. 전략도 정책도 잘 개발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승패의 질도 중요하다. 4월 재보선에서 가평 선거처럼, 말도 안 되는 결과를 내면 그건 용서받지 못하는 것이다. 질 땐 지더라도 열심히 하고 져야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 새 지도부가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다.

프레시안 : 10월 재보선을 전후로 야권재편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 야권이 굉장히 불안정하다. 야권재편의 방향이 어떻게 가는 게 바람직하나.

신경민 : 핵심논의는 민주당과 안철수의 행보다. 하나하나 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안철수 의원 세력이 마지막까지 갈지 어떨지는 전혀 모른다. 국민들이 선택하게 될 거다. 민주당의 개혁과 안철수 신당 사이에는 아주 복잡한 함수와 매트릭스가 있다. 그 속에서 결정돼야 하는 것이니 어느 한두 개 방향이 유력하다 할 수 없다.

새정치라는 건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이고, 그 속에서 야권연대의 1차마감이 10월, 2차마감이 내년 6월이 될 것이다. 어떻게 공천하고 선거전략을 짜느냐에 따에 따라 1,2,차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프레시안 : 대체로는 안철수 의원이 정당화의 길을 가지 않겠나하는 시각이다.

신경민 : 지역에서도 그래야 한다는 여론이 감지된다. 대체로 그렇다. 정치하겠다는 사람이 정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호남의 기대가 제일 높은 것 같다. 오히려 안철수 의원은 고향에서는 별로 지지를 덜 받는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옛말에 선지자는 고향에서 버림을 받는다는 얘기가 있어서 그런건지(웃음).

프레시안 : 왜 안 의원에 대해 호남이 호감이 높다고 보나.

신경민 :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누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 ⓒ프레시안(최형락)

"당력 짧지만 친숙한 이미지로 국민과 당원 지지 이끌겠다"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다사다난하다. 어떻게 보나.

신경민 : 이명박 대통령 때랑 다른 게 촛불집회 대신 개성공단 문제가 나온 것 정도랄까. 인사 문제는 예상을 했던 거다. MB보다도 풀이 좁다고 해야 하나. 생각보다는 좋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전반적으로 박 대통령의 역량을 평가하자면, 선거는 잘 하는데, 통치는 기대에 못 미친다.

프레시안 :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중책을 맡았는데, 당을 이끄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

신경민 : 당력은 짧다. 그러나 여러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입성했기 때문에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건 제가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계파도 없어 대화하기 굉장히 편할 거라고 본다.

저를 지지해준 분들이 비중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 대목에서 중간자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것 같다. 또 국민과 권리당원 지지받고 있으니 당원과 국민들에게도 친숙하고 다가갈 수 있다. 결국 당이 선거를 하는데 있어 제가 기여할 대목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새 실험을 하고 있다. 언론계 선배로서 프레시안에 조언을 부탁드린다.

신경민 : 저도 언론에 있으면서 졸병기자 할 때는 돈 문제에 대해 신경 안 쓰면서 했는데, 간부가 되면서 돈 문제에 개입을 하니 힘들었다. 춥게 살더라도 원칙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협동조합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은 해볼 만 한 시도이고, 성공할지 실패할진 모르지만 좋은 전범을 보여주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독자에 대한 소구를 해야 하고, 결국은 기사밖에 없다. 신속한 기사보다 정확한 기사가 중요하다. 신속성은 기자들끼리 서로 얘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을 기회로 삼아 새롭게 한 번 해보시고, 다른 언론에도 시사점을 주었으면 한다.

프레시안 : 앞으로 지도부 활동을 지켜보도록 하겠다. 말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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