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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국방장관 탕평카드'…정작 공화당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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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국방장관 탕평카드'…정작 공화당 강력 반발

공화당 주류 "헤이글은 이스라엘 경멸, 이란에 유화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척 헤이글(66)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이르면 7일(현지시간) 차기 국방장관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공화당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헤이글은 베트남 전쟁영웅 출신이지만, 외교정책에서 공화당의 주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공화당 주류들은 "헤이글은 이스라엘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고, 이란에게 유화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헤이글은 이스라엘을 위해 로비를 하는 단체들에 대해 "유대인 로비단체"라고 경멸적인 표현을 쓴 바 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국방장관에 공화당 전 상원의원 척 헤이글을 임명하려는 탕평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공화당 주류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로이터=뉴시스
"공화당 주류 외교정책과 거리 먼 인물"

헤이글은 부시 대통령 시절 이라크 침공 결의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라크 전쟁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공화당원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헤이글은 당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에 대해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선언했고, 나중에는 이라크 파병 추가 증원계획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입장을 같이 했다.

또한 헤이글은 2009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을 끝으로 상원의원 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국방예산 삭감에 앞장 섰고,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대외 전쟁을 벌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때문에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헤이글이 국방장관으로 지명되면 엄중한 청문회 절차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NBC> 방송 인터뷰에서 "헤이글이 이스라엘과 이란 등 외교정책에 대해 보여준 입장은 청문회에서 철저한 해명을 요구받을 문제"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CNN> 인터뷰에서 "헤이글은 외교정책 현안에 대해 대부분 주류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오바마가 헤이글을 국방장관에 지명한다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진영에 대해 도발적이며, 매우 논란을 부를 인사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이 상원에서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나는 상원 청문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헤이글 측은 헤이글이 이스라엘을 위한 정책에 찬성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어 이런 비난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군비 지원 법안에 여러 차례 찬성표를 던졌고,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기 전에 국제사회에서 외교관계를 갖지 못하도록 촉구하는 법안을 공동발의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헤이글은 지난 2008년에 쓴 책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것에서 보듯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별하고 역사적인 유대관계는 영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헤이글은 이란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를 담은 법안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했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이에 대해서도 헤이글 측에서는, 헤이글이 이란의 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제재 법안에 대해 여러 차례 지지했었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이 국방장관으로 일하기에 부족한 어떠한 결격사유도 없다"면서 적극 옹호하고 있다.

하지만 헤이글이 국방장관에 지명될 경우 청문회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공화당 뿐아니라 이유는 다르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가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로 헤이글이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룩셈부르크 대사 지명자였던 제임스 호멜에 대해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동성애자이기에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전력을 들고 있다. 헤이글은 이후 이에 대해 사과는 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백악관과 의회 갈등 또 불거질 것"

<뉴욕타임스>는 "헤이글 등 차기 내각 지명자들에 대해 청문회가 열리게 되면, 백악관과 의회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를 국무장관에 지명하려던 계획은 이미 공화당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헤이글을 국방장관으로 지명하면, 지난달 21일 차기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에 이어 오바마 2기 외교·안보 라인은 '케리-헤이글 체제'로 가동하게 된다.

케리와 헤이글은 모두 베트남 전쟁영웅 출신으로 국제사회 현안을 전쟁보다는 외교적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뉴욕타임스>는 "헤이글이 국방장관이 된다면, 가장 큰 당면과제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철수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이번주에 만나 2014년에 시작될 미군 철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헤이글은 아프간에 남은 6만6000명의 병력을 신속하게 철수시키려는 오바마 정부의 계획이 적절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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