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박근혜 인수위 고뇌 흔적 보이지만 옥에 티는…"

김경재· 김중태 등에 "대선 때 극단 언사 공로로 합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인사에 야당은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균형인사", "고뇌한 흔적이 역력", "고무적" 등의 언사가 눈에 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야권에 대한 '막말'로 논란이 된 일부 인사가 포함된데 대해서는 우려도 표시했다. 선대위 인사와 크게 구분되지 않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고, 인사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 역시 지적됐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27일 국회 브리핑에서 인수위 인사에 대해 "나름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인사로 평가하며 박 당선인이 고뇌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박 당선인이 2030세대의 고민과 불안,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48%의 국민을 고려해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를 둔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 모두 박 당선인이 국민에게 약속한 '국민대통합 시대, 100% 국민행복시대'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서 힘써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박 당선인의 뜻인 국민대통합과 대탕평, 민생해결에 구체적인 방법과 경로를 제시해주기를 기대하는 바"라고 밝혔다.

의석 수 7석의 제2야당인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대통합을 다시 강조하고, 특히 우리 사회의 고통 받는 청년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것은 고무적"이라며 "인수위 구성에서 밝힌 의지가 5년 국정에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인선안을 발표한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과 인수위 산하 국민대통합위원회의 김경재, 김중태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선 시기 극단적 언사를 일삼은 공로로 국민대통합위에 합류한 김경재 수석부위원장과 김중태 부위원장이 과연 48% 국민들을 통합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윤 수석대변인에 대해서는 "오늘 인수위 인선 브리핑에서 윤 수석대변인은 단연 '옥에 티'에 해당한다"면서 "극우 막말의 대표적인 폴리널리스트", "'성탄 선물'로 국민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말았던 분", "언행불일치 인선이자, 잘못 꿴 첫 단추"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진보정의당 역시 "비도덕적 가치관과 저열한 발언으로 국민 분열과 상처를 불러일으킨 윤 수석대변인을 포함,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가겠다'고 한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노 전 대통령을 '부엉이 귀신'으로 비유한 김중태 부위원장 등 막말, 극언 인사는 국민대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경재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싸가지 없는 발언이나 하고 호남 사람들을 한 맺히게 했다"고 하는가 하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비판받는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불과한 사람"이라고 말해 '막말'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당 대표 경선과 대선후보 경선을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중태 부위원장도 대선 유세 연설에서 "낙선한 문재인 후보가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로 찾아가 '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내가 부르다가 죽은 이름이여'를 외치며 부엉이 귀신을 따라 저세상에 갈까 걱정"이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와는 다른 맥락에서 인수위 인사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윤 대변인은 "당선인의 고뇌가 일정하게 엿보이긴 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선대위 조직과 별 차이가 없는 발표였다는 것"이라며 "특히 국민대통합위와 청년특위의 경우 선대위 인사들이 자리만 이동한 '회전문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소통 없는 인사절차 역시 문제"라며 "전문성을 갖췄다는 윤창중 수석대변인의 오늘 역할은 밀봉된 봉투를 가져와 그대로 읽은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에게 인사의 핵심은 철저한 검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상기시켜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