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당 대표는 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을을 위한 정당"이라며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위해서는 경제민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안을 다룬 첫 회의인 이날 회의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것은 이에 대한 김한길 호(號)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4월 국회 마지막날이었던 전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줄줄이 6월 국회로 밀린 데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빠른 대응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경제적 우월 지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가하는 경제적 폭력과 인격적 모욕은 우리 사회 곳곳에 널려 있다"며 "자본과 노동 문제라는 전통적인 갑을관계보다 훨씬 광범위한 문제가 많은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법 통과가 막힌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5월은 이(갑을관계 청산)를 실천하기 위해 6월 국회를 준비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김기준, 민병두, 이종걸 의원도 "을이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당의 주장을 거들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가맹사업법의 4월 국회 처리 무산과 관련해 "이제 휴회에 들어가지만 국회는 여전히 살아있다"며 "갑의 횡포에 맞서서 을의 존엄을 지키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맹사업법을 주도한 민 의원은 "가맹점주들의 피해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더 깊어지고 잇다"며 법안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당내에 '을지로위원회(을을 지키고 경제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위원회, 가칭)'을 설치해 다양한 '갑을관계'를 청산하고 경제민주화를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6월 국회를 재벌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갑의 횡포로부터 지키기 위해 위원회를 신설해서 민주당이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홍원-현오석에게 "6월은 넘기지 않도록 해달라"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차례로 국회를 방문한 정홍원 총리와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갑을관계의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이들에게 시장 방문한 소감을 전하며 "우리 사회의 갑을 관계를 풀어가는 것이 사회통합의 대단히 중요한 몫이겠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 관련법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6월은 넘기지 않도록 정부에서도 신경 좀 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들에게 경제민주화 개념을 포괄적으로 봐야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입장에서 선 사람들이 경제라는 것을 매개로 한 경제적 폭력에 여러 부작용이 있었다"며 "거기에 더해서 인간적인 모욕을 느끼게 한다든지 등(의 문제들)을 포함해 경제민주화의 폭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 총리는 "그런 문제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으며, 현 부총리는 "새 정부의 큰 방향 중 하나가 경제민주화다. 국정과제의 큰 틀이기 때문에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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