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23일 예정에 없던 전격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며 "국민 여러분,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다. 저에게는 꾸중을, 문 후보에게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여기서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수 없다"며 "이제 문 후보와 저, 두 사람 중에 누군가는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저는 얼마 전 '제 모든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말씀드린바 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정식으로 사퇴의 변을 밝혔다.
안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어 새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새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정치를 갈망한다"고 했다.
이날엔 평소의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라는 인사말은 없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그의 회견은 시작됐다. 그는 "물러나지만 시대와 역사의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그의 마지막 인사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해 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저를 위해 헌신해 주신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하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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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
사퇴 이전 상황은?
이날 양 후보 측은 낮 12시경부터 양 후보를 대신할 대리인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양 측 대리인으로 안 후보 측에서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나섰고, 문 후보 측에서는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 대변인은 대리인 회동이 결렬된 이후 오후 7시50분 브리핑에서 "회동에서 여론조사의 방법으로 문 후보 측은 '가상대결50%, 적합도50%'를, 안 후보 측은 '가상대결50%, 지지도50%'를 각각 제안했으나 두 방식의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며 "남은 것은 두 후보 간 대화와 협의"라고 밝혔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에 덧붙여 "우리로서는 물리적으로 여론조사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 측은 지난 18일의 후보 간 직접회동 이후 19일부터 닷새 만에 단일화 방식 협의를 재개했으나 첫날에는 여론조사 외의 방식, 이른바 '플러스 알파' 채택을 둘러싸고 이견을 빚었고 20~21일까지는 여론조사 문항 협의에 들어갔으나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22일에는 후보 간 또 한 차례의 직접회동을 가졌으나 이 역시 결렬됐고, 같은날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과 안 후보 측 박선숙 본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과 역제안을 내놨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이어 23일의 대리인 회동도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안 후보가 전격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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