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12일 부산대 강연에서 "지금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이기는 단일화'"라며 "국민이 이기는 단일화, 상식이 이기는 단일화, 미래로 나아가는 단일화"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자체가 아니라 통해 단일화를 통해 이루려는 게 중요하다"면서 "누가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고, 누가 미래를 가져올 수 있고, 누가 상식을 복원시킬 수 있고, 그런 관점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경제민주화 정책 본심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향한 공세도 폈다. 안 후보는 자신이 앞서 제안했던, 주요 대선후보들의 경제민주화 정책 중 공통적인 부분을 우선 입법 처리하자는 내용을 재강조하며 "진정성을 갖고 있으면 '당선되면 해 줄게' 하지 말고 (지금)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는데, 박근혜 후보가 전혀 대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약속에 대한 (박 후보의) 본심이 뭐냐면 '지금까지의 경제력 집중은 인정하고 앞으로 잘해보자, 지금까지의 것은 건드리지 말고 앞으로 잘 하자'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실 거다. 바뀌는 것은 전혀 없고 어찌될지 빤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최근 박 후보의 순환출자 해소 방안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 등의 '여론조사 기관에 돈을 풀었다'는 언급과 관련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말씀드렸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신 분들은 단호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2일 부산대 강연을 위해 강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쌍용차, 현대차, 강정…지도자라면 이런 현장 피하면 안돼"
출마선언 이후 줄곧 계속해 온 기성 정치권에 대한 문제 제기도 빼놓지 않았다. 안 후보는 "왜 정치에 대해 국민이 실망하는가, 편 가르고 싸우고 줄 세우고 그 모습에 염증을 느꼈다"면서 "민생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한 절망감이 정치혐오로 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래서 이제는 반성이 필요한 것 같다.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정치는 미래가 없다"며 "지금까지 못했으면 '앞으로 잘 할게요'(라고 하기) 이전에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이런 것들을 못해왔고 뭘 바꾸겠다. 반성하고 앞으로 책임지겠다'는 그런 약속 하에서 모든 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새누리당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에 대한 압박으로도 읽힌다.
안 후보는 재벌개혁과 관련해 말하던 중에도 앞서의 개혁 시도들의 실패를 지적하며 "왜 실천하지 못할 말과 약속을 했는지 그에 대한 반성, 그리고 이번에는 왜 바꿀 수 있다고 하는지 해명이 있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그게 책임 있는 정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쌍용자동차 분향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철탑 농성장, 강정마을, 성남 인력시장 등 행보를 언급하면서는 "첨예한 갈등 현장을 갔다. 강정만 해도 다른 후보는 가시지 못했다"며 "다들 난감했을 것이다. 점수 얻을 게 전혀 없기도 하고. 사실 저도 강정 가겠다 했을 때같은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 물론 있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점수 딸 수 있는 데만 가는 건 아니라 봤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도자라면 그런 현장을 피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대 한국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격차'로 정의한 그는 그 해소 방안으로써 정치개혁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며 "민주당은 (새정치) 공동선언을 하면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 가운데 '답은 국민이 갖고 있다'는 말과,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정치개혁과 대중에 대한 진심을 강조한 것을 자신의 정치철학에 비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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