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간의 '단일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단일화는 의무' 발언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즉답을 피하며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다. 또 지난 2일 제주 강연에서 '계파 만들어 총선 그르친 분들' 발언에 대해 수위를 조절하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안 후보는 4일 전북 새만금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주 희망콘서트 강연 내용과 관련해 "제주에서 4.11 총선을 예를 들어 말씀 드렸는데 그 이유가 '정치개혁 없이는 정권교체도 힘들다'는 그런 하나의 예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제주 강연에서 했던 발언을 민주당 내의 인적 쇄신과 결부시켜 '이해찬 대표 용퇴, 박지원 원내대표 잔류'라는 가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자 "제가 인적 쇄신에 대해 말씀드린 적은 없다"며 "국민들이 '정치 쇄신이 되었구나' 하고 판단하시는 순간이 정권교체 성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부 험악한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진정성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고, 민주당 지지자 분들, 아주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해 오시고 지금까지 고생하신 민주당 의원 분들을 모두 다 존중한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어필'했다.
文 '국민에 대한 도리' 압박에 "아까 같이 있을 때 말씀 안 하시던데?"
안 후보는 기자들이 '문 후보가 단일화라는 대원칙이라도 합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면서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어디서요? 아까 같이 있을 때 말씀 안 하시던데?"라고 웃음지으며 빠져나갔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익산의 원불교 행사장에서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었다.
기자들이 재차 질문하자 "정치개혁 없는 정권교체는 일어나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정치개혁, 또는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좋으니 정말 진심이 담긴 약속들, 그런 것들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정치개혁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재강조한 수준의 답변이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 후보가 호남에서 자신을 앞지른 결과가 나왔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지율에 연연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제가 가진 진정성, 정치 개혁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철수, 호남 2차 투어 나서…5일 전남대 강연
안 후보는 이날 익산 솜리시장과 새만금 등 전북 지역 현장을 찾고 다음날에는 광주를 방문해 전남대에서 강연을 갖는 등 '2차 호남 투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현장에서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새만금 특별 회계를 만드는 기본적인 입장은 찬성이고, 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입장"이라며 재정적 측면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 "6개 중앙정부 기관들이 나뉘어 일을 진행하다 보니 효율적이지 못하고 분산된, 일을 처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하나의 독립된 기구를 만들거나 기존의 기구 중에서 기구를 확대해서 이 일을 맡을 수 있는 중앙정부 기관이 있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새만금 건설청을 포함해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나아가 "새롭게 조성되는 새만금 단지를 수출 주도형 중소기업 단지로 거듭나게 만든다면, 경제발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서 수출에도, 산업 발전에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출 주도형 중소기업 단지들이 건설됐을 때 거기에 필요한 다른 인프라가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공약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