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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자 명단' 방치에 그리스 민심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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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자 명단' 방치에 그리스 민심 폭발

'라가르드 리스트' 폭로 이후 긴축안 처리도 불발

그리스가 국가 위기 앞에서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의혹을 받는 수천 명의 고위인사들의 명단이 담긴, 이른바 '라가르드 리스트' 파문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을 강요하는 긴축안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31일 <BBC>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긴축안의 의회 표결 일정도 결국 다음주로 연기됐다. 긴축에 반대하는 주요 노동조합은 또다시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그리스 정치권은 그동안 유럽연합 등이 구제금융 조건으로 요구한 135억 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 방안을 놓고 합의를 모색했으나 유럽 측과는 합의가 됐으나 내부 분열이 격화되고 있다. 지금 당장 표결을 붙이면 여당 쪽에서 이탈표가 대거 나와 긴축안 통과가 무산되고 정부 불신임으로 이어져 총선거를 다시 치러야 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지경이다.

▲ 그리스 사회지도층의 해외 비밀계좌 명단이 폭로된 이후 긴축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AP=연합

스위스 비밀계좌에 수천 명 그리스 고위인사 명단

민심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스위스 HSBC 지점에 비밀 계좌를 개설한 그리스의 고위인사 명단이 언론에 의해 폭로된 사건 때문이다. 이 명단은 그리스가 재정 위기의 조짐을 보이며 '국가부도설'이 나돌던 2010년 당시 재무장관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에게서 넘겨받아 일명 '라가르드 리스트'로 불린다.

HSBC 제네바 지점 직원이 유출한 이 명단에 담긴 수만 명의 계좌 중에는 집권여당 신민주당 소속의 전직 장관 3명과 재무부 관료, 현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의 자문위원 1명 등 정치인을 비롯해 유명 선박회사의 선주·사업가·언론인·의사 등 사회지도층 2059명의 계좌도 포함돼 있다.

그리스의 유명 탐사보도 주간지 <핫독> 대표 코스타스 박세바니스는 지난 27일 이 명단을 폭로했다. 그 직후 그리스 검찰은 특정인의 실명을 공개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박세바니스를 체포했다.

"탈세자와 직무유기 당국자 체포 대신, 진실과 언론 자유 체포"

박세바니스는 체포되기 직전 "탈세자와 이 명단을 입수하고도 손을 놓고 있는 당국자들을 체포하는 대신, 진실과 언론의 자유를 체포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프랑스 당국이 악명 높은 그리스의 탈세자 소탕에 활용하라고 그리스 재무부에 자료를 넘겼으나, 그리스 정부는 이런 자료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다른 정부들과 달리 지금까지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실제로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당시 재무장관과 현재의 재무장관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모두 "불법적으로 유출된 정보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세바니스는 "의회가 그리스 대중의 임금을 삭감하는 법안 투표를 앞둔 마당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비밀리에 스위스로 자금을 이체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그리스가 굶주리고 있을 때 이들은 이윤을 냈다"고 비판했다.

명단 폭로 이후 박세바니스는 '부패에 대항하는 십자군'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뉴욕타임스>는 "대다수 그리스인들이 명단과 관련된 세무조사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층 탈세가 관행처럼 되어있는 그리스에서 이들을 조사하려는 사람들 중에도 탈세에 자유로운 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BBC>는 "이번 사태로 긴축에 시달리는 그리스의 일반 국민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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