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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조폐공사, 우즈벡에서 아동착취로 돈벌이"

우즈벡에 각종 수상한 투자, 왜?…아프간 전쟁 들러리 가능성 제기

공기업인 한국조폐공사의 해외투자 금액 중 일부가 아동노동 착취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윤호중 의원은 조폐공사가 우즈베키스탄 면화 사업에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투자했으나, 이 산업은 아동착취로 국제적인 악명이 높다면서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면화 사업에 대해서는 아동착취 뿐 아니라 사업의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 면화 사업 뿐 아니라 대한항공이 투자한 현지 공항을 포함한 경제자유구역 관련 해외투자와,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성과로 선전된 가스전 개발사업 등도 모두 수익률에 의문 부호가 찍힌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정부의 장려 아래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것은 독재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 한국 간의 특수한 밀월관계 때문이며, 이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보급로 확보라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즈벡 목화사업, 아동착취에 수익률도 낮아…투자금 과반 까먹어"

윤 의원은 15일 조폐공사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낸 보도자료를 통해, 조폐공사가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지난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 설립한 현지법인 '글로벌 콤스코 대우'(GKD)의 면펄프 공장을 문제삼았다. 윤 의원은 "조폐공사는 이 사업에 715만 달러(78억 원)를 투자했다"며 "사업분석서에서 내부수익률 20.6%를 예상했으나, 2011년 생산계획이 4500톤이었지만 생산량은 13%에 불과한 580톤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올해 생산계획은 1만2500톤이었으나 상반기 생산량은 1383톤"이라며 "올해도 실제 생산량은 계획량의 20%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GKD는 자본금 130억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사업 첫 해인 2011년 손실이 33억7000만 원에 이르고 올해까지 누적 손실은 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1년 적자는 조폐공사 당기순이익(32억 원)보다 더 큰 규모"라고 꼬집었다.

▲수확된 목화를 옮기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어린이. ⓒ윤호중 의원실
윤 의원은 나아가 "우즈베키스탄의 목화는 초등학생 등을 강제동원해서 수확한 것으로 국제적으로 금기시하는 아동착취"라며 "이미 많은 서방 선진국 기업들은 이러한 아동착취 사실을 알고 우즈베키스탄산 면화와 그 면화로 만든 직물거래를 중지했다. 회사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현지 언론과 인권운동가 등에 의해 밝혀진 우즈베키스탄의 아동착취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매년 9월이면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학생들이 정부의 지도 하에 목화를 따고 있으며, 연인원 200만 명 이상의 아동들이 주말도 없이 하루 8시간 강제노동에 동원돼 살충제·고엽제 등 화학물질에 절어있는 목화먼지를 들이마시며 일한다는 것이다. 아동들은 대부분 10~16세이지만 7세 어린아이도 있다고 현지 인권운동가 우미다 니야조바는 전한다.

한국의 우즈벡 투자, 목화 뿐이 아니다

윤 의원은 "조폐공사의 우즈벡 투자 사업은 리스크만 크고 수익은 발생하기 어려운 사업인데다, 아동착취로 생산된 목화를 공기업인 조폐공사가 사들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적 사업철수와 조폐공사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를 감독 관리해야 할 기재부는 여러 위험요인들에 대한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MB정부의 '해외 자원외교' 바람에 휩쓸려 사업인가를 내준 것"이라며 "가뜩이나 열악한 공기업 조폐공사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의 대(對) 우즈베키스탄 투자는 면화사업 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국은 나보이 지역의 자유산업경제지구(FIEZ)를 조성사업과 수르길 가스전 개발 등 우즈베키스탄 곳곳에 투자했고, 지난 8월말 박재완 기재부 장관이 이 나라를 방문해 1억 달러 규모의 원조 차관을 추가 지원키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1990년 당선 이후 21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독재국가 중 하나다. 또 같은 독재국가인 리비아에 대한 과거 투자와 비교해 봐도 수익성마저 신통치 않다. 윤 의원실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 대부분이 '모험적' 성격을 띠고 있다.

수르길 가스전 사업, 39억 달러 중 25억이 한국 돈

한국가스공사와 호남석유화학 등이 참여하고 있는 수르길 가스전 사업의 경우 지난 2009년 국정감사 때부터 이미 지적됐듯이 천연가스 추정 매장량 자체가 들쭉날쭉하게 나온다. 2009년 국제 석유가스 전문 평가 회사는 매장량을 한국가스공사가 밝힌 양의 1/10 수준인 2400만 톤이라고 밝혔으나,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의뢰로 같은해 이뤄진 조사에서는 4750만 톤으로, 2010~2011년 재조사에서는 7080만 톤으로 나왔다.

▲민주통합당 윤호중 의원(경기 구리, 재선) ⓒ윤호중 의원실
수르길 가스전은 우즈베키스탄 국영 석유가스공사(UNG)와 한국 컨소시엄이 각각 50%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고, 한국 컨소시엄의 출자는 호남석유화학(3억5000만 달러. 24.5%), 가스공사 (3억2000만 달러. 22.5%), STX에너지(3000만 달러. 3%) 등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부족분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의 가스전으로 보상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한국은 이 약속을 믿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3월 10억 달러 여신 승인을, 무역보험공사가 8억 달러를 승인한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우즈베키스탄의 국가신용등급을 10단계 중 7단계인 D1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전체 수르길 가스전 사업비 가운데 한국이 출자 7억 달러, 차입금 18억 달러 등 25억 달러를 마련한 셈이다. 수르길 전체 사업비는 39억 달러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50%씩 출자한 출자금 14억 달러를 빼면 차입금이 25억 달러이고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끌어온 차입금은 아시아개발은행(ADB) 4억 달러, 중국개발은행 2억 달러, 우즈베키스탄개발기금 1억 달러 규모다.

나보이 자유산업경제지구, 미국 아프간 전쟁 통로?

또 대한항공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나보이 공항이 포함된 나보이 FIEZ의 경우 한국은 2009년 수출입은행의 전대여신 1억 달러와 기재부 산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1760만 달러를 제공했다. 나보이 공항은 우즈베키스탄 동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으로 바로 취항이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카리모프 대통령이 2009년 정상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 상황의 조속한 안정에 관심을 표하고 아프가니스탄 재건 관련 국제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과 관련해 윤 의원실 관계자는 "나보이 공항을 미국의 군사 보급로로 활용하는 데 우회적 합의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 카리모프 정부의 인권 탄압을 비난했고 이 때문에 카리모프는 2005년 타슈켄트 지방의 미 공군기지를 폐쇄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의하면 주한 미 대사관은 이 대통령과 카리모프 대통령의 밀접한 관계를 언급하면서 "볼리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더 좋은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로서, 미국의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한국이 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이 전문은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대사가 2010년 2월 11일 작성했다.

때문에 아프간전을 수행 중인 미군의 후방 보급기지로 나보이 공항이 이용되는 것을 묵인하는 대가로 이명박 정부가 우즈베키스탄에 차관과 전대여신 대출 등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 있다. 윤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나보이 공항을 위탁 경영하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미국 정부와의 계약 수주액이 전년대비 503배 늘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 트랜스포테이션'의 경우도 미 국방부 등 미 정부를 상대로 따낸 수주가 8060만 달러인데, 이는 6건의 군수물자 수송 및 미군 3만 명의 증파 비용 등이 포함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투자에 참여한 기업들이 이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인 것 역시 이같은 의혹을 부채질한다. 면화 사업 현지법인 GDK의 공동 설립자가 대우인터내셔널이고, 나보이 FIEZ에 자동차 부품공장을 세운 '이레CS' 사(社) 또한 대우인터내셔널과 가까운 기업이다. 수르길 원전에 투자한 호남석유화학은 롯데그룹 계열사다. 또 지난달 18일 우즈베키스탄 대외경제은행(NBU)과 포괄적 업무체결을 체결하고 지난해에는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은행 우즈벡 현지법인을 인수하기도 한 산업은행의 현 은행장은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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