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이번 주 '테마'는 당 내 화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인 지난 주엔 일자리 관련 정책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로서 맞는 2주차 월요일인 24일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예방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통합적인 선대위를 잘 꾸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민주당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루어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희호 이사장은 "정권교체가 아주 중요하다"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꼭 당선되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또 이날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는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족인 권양숙 전 영부인과 비공개로 20여 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 후보 본인은 동교동을, 후보 부인은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같은 문 후보 측의 행보는 경선 과정에서 '친노'와 '비노'로 갈라진 민주당을 하나로 묶어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문 후보 측 공보단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가 이번 주에는 전통적인 지지층을 결합시키는데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우 공보단장은 "이번 주 중 호남을 가려고 한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지난 22일에는 당 내 경쟁 상대였던 손학규·정세균 전 예비후보를 만나 협조를 호소한 바 있으며 김두관 전 예비후보와도 만날 계획이다. 또 선거캠프 살림을 총괄할 총무본부장에 손 후보 선대위 부위원장을 지낸 우원식 의원을 이날 선임하는 등 '화합형'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아직까지 '친노' 색이 짙은 인물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는 조심성도 보이고 있다.
'정치혁신' 분야에서 정당의 내적 쇄신이 아닌 '국정운영 방식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후보는 이날 정치혁신 분야의 과제를 다루는 '타운홀 미팅' 일정을 소화한다. 이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의 국정 운영을 국민의 뜻에 따라 소통하면서 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최고위원으로서 "정당혁신은 주류혁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우 공보단장은 이날엔 정당혁신보다는 국정운영에서의 혁신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 내 혁신이 대선 국면에서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아물지 않은 상처를 일찌감치 헤집기보다는 봉합에 우선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해찬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사실상 2선 후퇴'로 민주당의 새로운 중심이 된 문 후보가 이처럼 당력을 하나로 모아내는 과정은 대선을 앞두고 당연히 해야 할 행보이지만, 한편에선 통합만 강조하다가 정당혁신을 통한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유권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강력한 지지여론의 배경 중 하나가 기존의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과 비판이라는 점에서,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안 후보와 맞붙어야 할 문 후보에게는 이중으로 어려운 과제가 부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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