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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프리'가 뭐길래…일본에서 10만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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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프리'가 뭐길래…일본에서 10만 반대 시위

[분석] 미국산 사고뭉치 수직이착륙기 오키나와 배치에 반발

9일 일요일에 일본 도쿄와 오키나와 등 여러 곳에서 10만 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일본에서 이런 정도의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최근 원전 문제처럼 극도로 예민한 문제가 아니면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일본 <지지통신>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1차적인 시위 이유는 미국산 신형 군용기 오스프리가 일본에서 운용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오스프리 문제로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말에도 오키나와 현 주민들이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9일 일요일에 일본에서는 도쿄와 오키나와 등지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오스프리'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
오키나와 배치 이후에도 동일 기종 사고 빈발

오스프리는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해병대가 10월 초부터 운용할 예정으로 있는 수직이착륙기로 사고가 잦은 편인데, 지난 6일 미국에서 오키나와에 반입된 수직이착륙기와 동일한 기종이 기체 이상으로 비상착륙하는 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계기로 지난 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 반대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현재 오스프리에는 해병대용(MV-22)과 공군용(CV-22) 두 가지 모델이 있다. 이번에 사고를 낸 기종은 오키나와에 있는 미 해병대에 반입된 기종과 같은 것이다.

오스프리는 물가에 주로 사는 수리(물수리)처럼 날렵한 맹금류라는 뜻을 가졌다. 일반적인 전투기가 양 옆에 날개를 달고 이착륙하기 위해 활주로가 있어야 하지만, 오스프리는 활주로가 없어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

수직이착륙 가능한 대가 '미망인 제조기' 별명

오스프리는 활주로가 요구되는 전투기는 작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없는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개발이 된 것으로, 수직으로 떠올라서 전투기평으로 빠르게 날아가다가 다시 수직으로 착륙할 수 있는 군용기다. 오스프리는 언뜻 보면 헬리콥터처럼 생겨서 헬리콥터처럼 위에 돌아가는 날개도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벨사와 보잉사가 공동 개발한 오스프리는 승무원과 무장 병력 등 30명을 태우고 최고 시속 500㎞, 보조연료탱크를 사용하면 항속거리 3천590㎞에 달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그런데 전투기가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어서 무리한 작동방식이 요구되어서인지 원래부터 사고가 잦은 편이다. 오스프리가 얼마나 사고가 많은지 '미망인 제조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어있다.

지난 5년 동안에만 원인 모를 추락사고로 탑승자들이 사망하는 등 58건의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부품과 소프트웨어 등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데도 정비를 철저하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보급이 강행됐지만, 관리 자체도 부실 논란을 빚고 있다.

오스피리 기종은 대당 가격이 7000만 달러(약 800억 원)이 넘는데, 성능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는데다가, 이처럼 사고까지 많이 나니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지난 97년 미 해병대에 납품된 이후 2013년 미 해병대와 육군에 360대, 해군에 48대, 공군 특전사에 50대가 각각 공급될 예정이다.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도 내년까지 24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때문에 일본 시민들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오스프리를 원치 않는다"는 현수막을 펼쳐 들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안전문제 넘어 '일본의 미군 기지화' 우려 작용

이처럼 일본 시민사회에서 격렬한 시위에 나서는 이유가 단순히 안전문제만은 아니다. 오스프리 문제는 '일본의 미국 군사기지화'에 대한 우려와도 맞물려 있다.

최근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적 견제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편승하려는 일본의 보수강경파 세력이 일본 정부를 움직여 적극적으로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본 시민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오스프리의 우선적 용도 자체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어지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섬들을 중국이 무력점거할 경우 이에 대한 기습타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일본 육상자위대가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와 합동훈련을 실시했는데 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을 두고 비상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오스프리 기종이 또 사고를 일으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정부는 당혹해 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9일 폐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오스프리의 안전성에 대한 일본의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사고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오키나와에서 내달 초부터 오스프리를 본격 운용하는 일정은 변함이 없다는 점에 대해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오스프리의 잦은 사고 정도는 미·일동맹의 예정된 계획에 차질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양국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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