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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험난한 재선 도전…미셸 '만루홈런' 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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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험난한 재선 도전…미셸 '만루홈런' 내조

퍼스트레이디 감동연설, 클린턴 지지연설 등 흥행몰이

미국의 대선 2개월을 앞두고 열린 집권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지난달 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비해 흥행면에서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당 출신으로 재선에 성공한 경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유일하기 때문에 역사적 확률로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바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대통령 지명연설자로 나서서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4년전 부인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와 당내 대선후보 경쟁자였던 때는 생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감동연설로 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AP=연합
'정적' 클린턴 전 대통령, 오바마 후보 지명 연설자로 등장

빌 클린턴은 퇴임한 지 11년 지난 지금도 국민 호감도가 66%에 달해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보다 호감도가 10%포인트 이상 높고, 특히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호감도가 클린턴 61%, 오바마 42%로 무려 19%포인트 차이가 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금도 이처럼 인기가 높은 이유는 이른바 '성공적인 경제대통령'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재임기간 중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방예산을 흑자로 돌려놓은 업적으로 민주당 대통령으로서는 재선까지 이뤄낸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따라서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로서는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의의 지지연설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예상대로 클린턴은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오바마가 재선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은 현재 어려운 경제가 오바마 탓이라는 공화당의 논리를 반박했다. 전임 공화당 대통령 조지 W.부시가 완전히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뒤 이를 물려받은 오바마가 4년을 애를 써도 아직 회복시키지 못했을 뿐, 앞으도 4년의 기회를 더 주면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클린턴은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당신이 어떤 종류의 나라에 살기를 바라느냐"라면서 "만약 승자독식의 사회를 원한다면 공화당을 지지해야 할 것이지만, 번영과 책임을 공유하는 '함께가는 사회'를 원한다면 오바마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6일 저녁(현지시간) 후보 수락 연설로 흥행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경제지표로는 재선 어렵다. 하지만 역사적 기록 깰 가능성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제 지표를 보면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8.3%이고, 실업률이 7%가 넘은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거의 없다"면서도 "공화당이 두려워할 정도로 오바마가 이런 역사적 확률을 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47%로 대선을 앞둔 대통령으로서는 낮은 편이지만, 경쟁자인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여론조사를 종합해 볼 때 롬니와 팽행한 접전을 보이지만, 특히 경합주들에서 대체로 약간이나마 우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롬니는 전당대회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대회 후 지지율이 하락 조짐을 보일 정도로 흥행에 실패한 점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미셸, 감동연설로 만루홈런 쳤다"

반면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개막 첫날 퍼스트레이디의 연설이 거의 모든 미국 언론들의 호평을 받을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CNN>은 물론, 공화당을 지지하는 <폭스뉴스>까지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식의 최고 무대는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의 연설이었다고 전했다.

<CNN>은 "미셸이 홈런을 쳤다. 그것도 만루홈런"이라고 전하면서 "이 분위기가 전당대회 내내 이어진다면 공화당과 지지율 격차가 확실히 벌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NBC>는 지난달말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와 비교하면서 "어떤 공화당원도 미셸만큼 잘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비판적인 <폭스뉴스>도 미셸의 연설이 "매우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퍼스트 레이디가 오바마의 비전을 널리 알렸다"는 제목 기사로 미셸의 연설이 감동을 준 이유를 요약했다. 미셸의 연설이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워싱턴포스트>의 지적처럼, 오바마의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다시 일깨운 대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셸은 남편 오바마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며, 중산층 이하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4년 더"를 외쳤다. 미셀은 "남편은 자신이 직접 성취했기 때문에 '아메리칸 드림'이 뭔지 안다"면서 "그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 그들이 어디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셸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억만장자 밋 롬니의 이름은 한 번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미셸은 "남편에게 성공이라는 것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계를 빼앗지 않으면서 살아왔느냐의 문제"라면서 롬니가 사모펀드를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을 착취해 거액을 벌었다는 비판에 가세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히스패닉 오바마'로 불리는 신인정치인의 깜짝 연설도 주목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으로서 미국 최초의 대통령이 된 기록을 세웠고, 8년 전 지방의 무명정치인에서 전당대회의 연설자로 발탁되면 전국적인 스타 정치인이 된 것을 연상시킨 행사였다.

'리틀 오바마'로도 불리는 30대 후반의 신인정치인으로 현재 텍사스 주 샌앤토니오시의 시장인 훌리안 카스트로가 연사로 나선 것이다. 카스트로 시장은 고아였던 할머니가 가정부 일을 하며 손자들을 키운 가족사를 밝히면서, 현재 동생은 연방 하원의원 후보가 되고, 자신은 시장이 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면서, "우리가 특별한 게 아니라, 이런 가족의 이야기를 가능한 한 미국이 특별한 곳"이라고 역설했다.

'죽은 케네디'가 롬니의 '말바꾸기' 꼬집는 영상도

'죽은 케네디'가 롬니를 혼쭐내는 장면도 있었다. 이번 전당대회의 '비장의 무기'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3년전 사망한 에드웨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무려 18년 전인 1994년 롬니와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서 맞대결했을 당시의 TV토론 화면을 공개한 것이다.

이 영상물은 롬니는 한마디로 표를 얻기 위해 그때그때 말을 바꾸는 '오락가락 정치인'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토론 중 롬니는 "낙태 권리와 광범위한 건강보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화당의 정강·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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