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반값등록금 약속에 대해 "진정성 없는 정치 이벤트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공세를 폈다. 또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 등을 통해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한편,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검증 및 차별화 작업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박 후보가 반값등록금 실현을 당론이라고 강조하고,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금산분리를 통한 재벌개혁 주장을 펴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여론의 관심을 끌고 나서자 이에 따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반값등록금, 8월 국회에서 협의 시작하자"
민주당 반값등록금 특별위원회는 24일 시민사회의 '반값등록금 실현과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민본부'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당장 반값등록금을 위한 여야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당장 8월 국회부터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특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후보의 반값등록금 약속에 대해 "대학생,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박 후보의 약속이 진정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면 대선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2006년 총선, 2007년 대선에서 반값등록금을 공약한 바 있지만 선거가 끝난 뒤 이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의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현재 시행중인 국가장학금의 연장선으로, 고액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이미 판명났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는 민주당 특위 위원장인 우상호 최고위원과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김혜숙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서울지역의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했다.
전날 박근혜 후보는 39개 대학 총학생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것(반값등록금)은 우리 당의 당론이라고 할 수 있다"며 "꼭 실현할 것"이라고 했었다.
"박근혜, 진정 경제민주화 하려면 당론 확정해야"
한편 민주당은 박영선 의원을 대표로 하는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을 가동했다. 이 모임에는 김현미, 이인영, 최재성, 정성호, 홍종학(이상 기재위), 이춘석, 최원식(법사위), 이목희, 김성주, 남윤인순(보건복지위), 김영주, 김기식, 민병두, 송호창, 김기준(정무위), 오영식, 박완주(지경위), 홍영표, 은수미(환노위) 등 각 상임위 간사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현미, 민병두, 김기식 의원은 23일 사전모임 후 가진 회견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진정으로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 경제민주화 관련 모든 법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새누리당 표 경제민주화'의 진정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앞서 새누리당 내 쇄신 성향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금산분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산업자본에 대한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것"이라며 "의결권을 제한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삼성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그 밑에 삼성화재, 삼성캐피탈 등을 두라는 것"이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들은 또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축소하고, 보험회사는 비금융 자회사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며, 금융회사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금산분리 강화 대책으로 들었다. 그밖에 재벌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아직 새누리당의 당론은 아니다. 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당론화를 통해 대선후보 공약으로 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당론이 안 되면 국회 토론에 부칠 예정"이라고 해 당론 채택이 안 되면 야당과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야당이 주장하는 바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바가 다른 점이 있다. 그걸 섞어서 어떻게 할 수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었다.
박 후보는 자신이 이해하는 여야 간 경제민주화 정책의 차이에 대해 "저쪽(민주당)은 지배구조를 굉장히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나가다보면 재벌 다 해체해야 한다. 경제주체 간에 자꾸 편을 가른다. (반면) 저나 당이 주장하는 건 지배구조가 아니라 경제력 집중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집중력의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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