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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으로는 임신 안돼" 망언…美 정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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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으로는 임신 안돼" 망언…美 정계 술렁

<로이터> "대선 승리, 상원의원 다수당 목표에 타격"

미국 연말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할 수 있다고 판단해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해온 미주리 주 상원의원 판도에 큰 변수가 생겼다.

불과 2주전에 공화당 미주리 주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된 토드 에이킨(Akin) 연방 하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망언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하도 어처구니없는 망언이어서 공화당내 고위관계자들은 "미주리 주의 후보가 교체되지 않는 한 패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판단하고, 급히 후보 교체 작업에 나섰다. 선거 일정 상 21일 오후까지 에이킨이 자진사퇴해서 후보 교체를 하지 못하면, 소송을 통해서라도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 "강간으로는 임신 안된다"는 망언으로 공화당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 중앙은 낙태 반대론자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라이언의 왼쪽 뒤에 있는 인물이 망언의 주인공 에이킨 의원. (ⓒAP=연합

"강간으로 임신했다면, 그건 강간이 아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에이킨의 망언은 지역방송국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나왔다. 에이킨은 "강간 임신일 경우 낙태를 허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법적으로 처벌받을 강간이 맞다면, 임신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답했다. 의사들에게 들었다면서, 임신을 막기 위한 생체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의학계에서나 과학계에서 에이킨의 주장은 중세시대에 임신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없을 때 나온 억지주장을 반복한 것일 뿐이며, 실증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강간을 당할 경우 임신할 확률은 합의하의 성관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미주리 주의 현역 상원의원으로 에이킨의 도전을 받는 입장이었던 민주당의 클레어 매캐스킬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매캐스킬은 "여성으로서 성폭행 사건 100여 건을 다뤄본 전직 검사인 나로서는 그의 발언에 말문이 막혔다"고 맹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에이킨의 발언은 모욕적"이라면서 "강간은 강간일 뿐이지, 유형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나누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햇다.

자신의 발언으로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후보 교체에 나서자 에이킨은 서둘러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다. "나도 강간으로 임신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표현을 잘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내 일각에서는 후보 교체까지 할 일은 아니라면서 에이킨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주리 주 공화당 중앙위원회 위원인 샤론 반즈는 "임신의 원인이 강간인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설혹 강간으로 임신이 됐다고 해도 그 생명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에이킨의 주장"이라면서 "그는 표현을 잘못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도부, "빨리 자진사퇴하라"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에이킨의 망언 파문으로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밋 롬니가 집중하려던 일자리 문제를 선거 쟁점에서 밀어내고 낙태라는 사회적 이슈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번 파문은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4석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높았던 공화당의 전략에도 큰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롬니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도 강경한 낙태 반대론자라는 점에서, 라이언에게도 에이킨 망언에 따른 공격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원의원 선거자금을 전폭 지원해오던 공화당 상원위원회 위원장 존 코닌 상원의원은 "에이킨의 발언은 방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에이킨은 그 자신과, 가족, 공화당, 그리고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공직을 통해 지키려고 싸워온 가치들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공화당 상원위원회는 에이킨이 자신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미주리 주 상원 선거의 TV 광고비로 배정된 500만 달러의 자금 집행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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