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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 정당, 한국에서도 출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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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회민주주의 정당, 한국에서도 출현할까?

[좌담회] 사회민주당 준비모임 발족

대선을 4개월가량 앞둔 시점에서, 사회민주주의를 기치로 내세운 새 정당을 준비하는 모임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회민주당(가) 준비모임'은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사민주의 정당의 필요성과 한계'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첫 공개 논의를 가졌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승일 박사는 "지난 5월부터 4개월 가량 준비를 해왔다"며 "한국사회에 사민주의에 대한 지향은 많았지만 그간 터부도 많았다. (하지만) 일단 세력이 모이고 시작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준비모임에는 학계 인사 등 핵심 활동가 40~50명이 결합해 있지만 현재는 세력을 규합하는 단계이며, 지구당 창당 등 구체적인 행보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정 박사는 덧붙였다.

정 박사에 따르면, 준비모임은 대선 전 창당을 통해 선거 공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박사는 "독자 후보를 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독자 후보를 내려면) 몇만 명을 모아야 하니 그걸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공감하는 제 세력과 만나고 있다. 복지·노동·환경운동 하시는 분들을 묶으려 한다"고 말했다.

좌담회에서 정 박사는 '왜 사민주의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본주의에 반대하면서도 자본주의를 타도하려는 공산주의와도 다르고, 자본주의를 유지하면서도 민주주의를 최대한 달성하고 자본을 사회적으로 통제하는데 관심사를 늦추지 않는 사상"이라며 "어떤 학자들은 사민주의야말로 가장 성공한 사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사회-민주공화국이 자본을 통제하는 장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민주의의 요체"라고 요약하면서 "사민주의라는, 뼈대만 있는 재미없는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겠다는 게 아니라 주택문제 등 해법을 제시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1930년대 미국에서 대출 때문에 많은 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의 상황이 이미 6만 채가 경매로 넘어간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면서 당시 프랭클린 D. 루즈벨트 행정부가 했듯이 한국도 자산관리공사 등이 문제 주택을 매입해서 상환 조건을 완화해 주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정 박사는 사민주의에 대한 좌우의 비판에 대한 방어 논리도 폈다. 정 박사는 "스웨덴도 조정된 시장경제라고 하고 독일도 그렇지만, 독일 모델은 사민주의가 아니다"라면서 "시장·자본을 국가가 개입해서 '통제'할 것인지 '조정' 정도만 할 것인지"가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민주의가 소유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민주의만 사적 소유를 제한하는 게 아니다"라며 "(넓게 보면) 소득세를 받는 것도 소득의 처분권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정 박사는 민주통합당 등이 견지하는 노선은 '진보적 자유주의'로, 이는 사민주의와는 구분된다고 주장하면서 "진보적 자유주의도 보편적 복지 등을 얘기하지만 '뭐가 제일 시급한가'라는 가치관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등에서는) 중소기업 위주 경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민주의의 입장에선 아니다. 중소자본은 뭐 천사인가?"라며 "(사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과 복지다. 산별노조를 키우고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것이지 순환출자 규제 같은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기존 진보적 자유주의의 이야기를 교과서적으로 잘 정리해서 정점을 보여줬고 시대정신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노인·주택·일자리 등 돈이 많이 들어가고 구조 전체를 뒤흔드는 얘기들은 빠져 있다. 그 자체가 하나의 한계"라고 비판했다.

이성재 변호사는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두 집단이 끌어온 한국의 시스템으로는 안 된다"고 사민주의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정 박사와 이 변호사 외에 김윤철 전 민노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 정책기획실장, 김종욱 전 민주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 부소장,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 등이 외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대선 독자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기성 정당 등 타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앞서 통합진보당 혁신모임 측 주요 인물인 심상정 의원과, 박용진 대변인 등이 소속된 민주당 내 진보 그룹 '복지국가진보정치연대'도 사민주의를 중요한 가치로 평가한 바 있어 향후 이들과 교감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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